안녕하세요, 나이는 고등학생이지만 작년에 자퇴한 18살 여자에요.
지금은 수능 공부를 하고 있어요. 전문직종을 가질 수 있는 학과에 가려고 공부중인데 너무 힘들어요.
솔직히 저는 공부를 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냥 책상에 앉아 있는 것 자체도 너무 힘들구요.
공부를 하는 이유는 저희 부모님때문이라고 밖에 말씀 드릴 수 없어요.
특히 저희 아버지. 아버지 동네 분 말씀으로는 어렷을 적에 공부를 정말 잘 하셨대요. 그런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동네 분들이 거의 다 한글도 모르시는 시골 분들이어서 인문계 안가고 공고를 가셨대요.(절대 공고 비하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인문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대해서 정말 로망(?)이 되게 크세요. 그런데 그걸 저한테 바라세요. 제가 1남2녀 중에 맏이 인데 둘째인 남동생은 학습형 장애가 있어서 공부를 해도 점수가 잘 안나오고 막내인 여동생은 이제 초4여서 뭘 알겠어요.
저희 아버지가 공부를 잘 했으셨던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제 자랑이 아니라 제가 공부를 조금 남들보다는 해요. 고1 때까지 한번도 문제집을 끝까지 풀어본 적도 없고, 학원은 일주일하다가 그만두고,,,그런데도 그냥 남들이 원하는 점수는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버지께서 저에게 공부를 원하세요, 제가 두 동생들 보다 나으니까....
그런데 저는 전혀 그런 쪽으로 나아가고 싶지가 않아요.
저는 영화를 정말정말로 좋아해요. 영화 보려고 교통비 아끼고 용돈 아껴서 보러가요. 공포, 애러물 빼고는 거의 모든 부류를 봐요. 애니메이션도 보고, 로코물도 보고, 칸 영화제 수상작 같은 것도 보고, 다큐멘터리도 보고,,,, 영화를 보고를 넘어서 영화 관련된 책자도 보고 미술 작품이랑 영화 장면이랑 끼워 맞추는 것도 좋아하고 어떤 구조로 찍었는지도 보면서 생각할 정도로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영화 감독이 되길 바래요. 내가 직접 찍고 싶고, 시나리오도 보고 싶고,,,
그런데 저희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은근히 피해가세요.
'그래, 그러니,,,,, 그나저나 공부는 했니?' 이런 식으로요,, 정말 부모님을 미워 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은데 너무 슬퍼요. 안그래도 자퇴해서 이런 거 말할 수 있는 친구도 없는데 부모님마저 안 들으시려고 하시니까요,,,,물론 저희 부모님은 제가 더 나은 삶을 살길 원하니까 그러시는거 다 아는데 이해하기 너무 어려워요. 저희 아버지는 네가 잘 나야 시집도 잘 간다면서 맨날 전문직 강조하시고,,,
너무 힘드네요 지금 이 상황이,,,, 정말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려면 저희 부모님이 제시한 길이 더 빠르고 좋지만 저는 제가 원하는 이상적인 길에 언제 실패할 지 모르는 낭떠러지, 지뢰가 있어도 제 이상을 향해 인생을 살고 싶은데..... 제가 아직 정신적으로 어리다는 뜻일까요??
어제 학교2013을 보는데 2학년 2반 전회장의 어머니가 아들한테 "1년 반만 참자."말할 때 너무 서러운거에요. 저희 아버지도 맨날 그 말 하시거든요, 제가 힘들다고 가서 영화라도 한편 보고 오면 안되내고 물어볼 때...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솔직히 공부에 대해 자신이 없긴 해요,, 제가 자퇴한 이유도 학기에 두번 씩 오는 '시험'이라는 경쟁에 제가 이겨내지를 못했거든요. 남들 이겨서 등수 올라가는 그런게 아니라 그냥 같이 기계적으로 공부해야하는 그런 '경쟁'속에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벌써 자퇴를 하면서 아버지의 로망 중 한 가지인 인문계를 포기하고 지금 대학교 하나 남았네요. 그런데 걱정이에요. 내가 여차저차해서 대학교 들어가서 대학교도 시험이 버젓이 있는데 그 경쟁도 이겨낼까 무섭기도 하고,,,,
제가 지금 너무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너무 두서 없이 적은 것 같아요.....
그냥,,,진짜로 너무 힘드네요, 이상과 현실을 맞추기가...말할 친구, 선생님도 없고,,,,,
그냥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힘내라고 한마디만 하셔도 공부 열심히 할 것 같은데 ,왜 그런말을 못 듣는 것까요,,,,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공부 포기하고 영화 쪽으로 나가자니 이미 자퇴로 큰 상처 안겨드렸는데 또 상처 드릴까봐 무섭고,,,,, 괜히 나만 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는 철없는 생각까지 드네요,,,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힘드시다면 공부 계속 할 수 있게 힘내라는 한마디만 적어주시면 안될까요?,,,, 적어도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다는 뜻이니까요,,,,
진짜 너무 힘들어요, 눈물이 멈추지를 않네요,,,,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너무 두서가 없어도 너무 없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