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대원의 순직
- 23살의 청년을 꼭 그렇게 보냈어야만 했는가?
저는 지난 12월 29일 세상에 자식을 가진 부모를 울리게 하고 떠난 의무소방대원 고 김상민 상방의 여동생입니다.
오빠의 죽음에 대해 너무 억울하고 의문스러운 점이 많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난지 2시간 만에 뒤늦게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저희 가족은 17일 포항에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전화로“현장에서 상민이가 2층에서 떨어졌는데 허리를 조금 다쳤다며 부모님께서 와주셨으면 한다”라는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엄마가 바로 서울에 사는 이모에게 전화를 해 상황을 알리고 이모를 먼저 병원으로 출발시켰습니다.
이모가 도착 후 오빠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며 저와 부모님은 부랴부랴 일산백병원으로 상경하였고 저희가 도착했을때 이미 수술이 진행중이였습니다.
18일 새벽 4시 20분경 수술이 끝나고 수술실에서 의사가 나오자 그러더군요 “심하게 다쳤다. 하반신은 못쓸 것이다 하지만 하반신이 문제가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선 바로 중환자실에 옮겨졌고 그후 오빠는 12일 동안 뇌사상태여서 가족도 알아볼 수 없었고 친구가 와도 모르고 중학교 선생님의 걱정의 말도 들을 수가 없고 그렇게 뇌사상태에서 사투를 벌이다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의문점의 시작은 늦어진 연락에서부터입니다. 부모님이 포항에 사는 줄 알면서 사고가 난지 2시간만에 부모에게 사고연락을 취했고 오빠의 사고 후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지도 않았습니다.
연락받았을 때 허리만 조금 다쳤을 뿐 다른 부분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했는데 오빠는 추락당시 두개골 함몰골절이 있었고 뇌출혈도 진행중이였으며 하반신은 포기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두개골 골절에 의한 뇌출혈, 뇌부종으로 인한 뇌간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응급실중환자실에서 뇌출혈이 계속 일어나 오빠는 아프다고 호소를 하였다는데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고 홀로 방치된 채로 의식을 잃어갔습니다.
그때 오빠는 의식을 잃었다 찾았다 하며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이모가 도착했을 때 사고 후 시간이 3시간이나 지났건만 소방서 직원들은 응급실 밖에서 환자의 상태를 살피지도 않고 응급실 밖에 모두 서서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군에 보내면 그때는 군의 자식인데 소방서 직원들은 내 아들이 죽어가는데도 아들을 혼자 방치하였고 이모가 오빠를 보겠다며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소방서 사람들은 손쓸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오빠의 의식은 점점 잃어갔던 것입니다.
가까스로 이모가 병원직원의 뒤를 따라 몰래 들어갔을 때는 이미 오빠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우리가족은 오빠를 소방서의 자식으로 보낸 것입니다. 자식이 혼자 의식을 잃어가는 동안 소방서 분들은 무엇을 하셨을 까요?
자식이 죽어가는 그 시간, 사고가 난지 두시간 씩이나 부모에게 연락도 하지 않고 우리가 도착을 하는 그 시간 동안 대체 소방서 직원들은 무슨생각을 하며 밖에서 서있었을까요? 저희가 생각하는 의문점은 여러 가지로 많지만 가장 큰 몇 가지만 적겠습니다.
부모에게 늦게 연락한 2시간, 사고는 12월 17일 17시 25분에 일어났고 병원도착시간은 17시 38분 도착인데 부모에게 연락은 19시 29분에 왔고 당일 경찰에 화재와 인재사고가 겹쳐져 신고가 되어야 하는 데도 신고가 되어있지 않았고 화재사고만 접수되었고 지금의 유족측이 12월 18일 사고현장에 가보았을 때 사고현장은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였습니다. 사고현장사진은 한 장도 없다고 합니다.
사고현장을 찍는 것은 소방서 직원의 의무입니다. 경찰에 연락도 하지 않았고 경찰현장조사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5.1M높이에서 떨어진 오빠는 그야말로 만신창이인 상태인데 경찰에 신고가 되지 않았다니.
또 사고당시 오빠가 착용했던 의류를 인계받았을 때 신발은 없었고 그 후에도 사고당시 신었던 오빠의 신발은 인계받지 못했습니다.
오빠의 옷은 소방서 내에서 입고 근무하는 근무복으로 얇은 티셔츠와 일반 바지, 내의만 입었습니다. 병원에서 처치를 위해 가위로 잘라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소방서에서는 근무복을 입고 현장에 투입되었냐고 묻자 나중에서야 소방서에서 김상민군이 입었던 옷이라며 헬멧과 방화복상의를 내주었는데 방화복에는 혈흔이 전혀 없었습니다.
사고 후 오빠는 피를 토했다고 했는데 방화복에는 혈흔이 전혀 없고 속에 입었던 근무복과 속에 입은 내의 등에만 혈흔이 있었습니다.
헬멧을 썼다는데 두개골 함몰골절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발견당시 하늘을 보고 누워있었다고 했는데 앞가슴 갈비뼈가 골절되었고 왼쪽다리 앞 정강이 뼈가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척추뼈 한마디가 완전히 부서져있었고 폐도 멍이 든 상태였습니다.
소방서 측에 의하면 저희 오빠는 동영상촬영을 하다가 난간에 낀 소방호스를 빼주려다 뒷걸음질 치며 뒤로 떨어졌다고 주장해서 우리는 저희오빠가 직접 찍었다는 영상을 요구했고 5개의 영상(시간순으로 배열된)을 받았습니다.
1번째 영상을 보면 오빠에게 어떤분이 “김상민!” 이라고 하니까 오빠가 “예!”라고 하고 그 분이 “원반!”하며 뒤에 지시항이 있는데 그건 잡음으로 인해 분석할 수 없었고 또 다시 오빠가 “어디다요?” 라고 하는 목소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4번째 영상에선 “상민아 안돼!어~!”라는 소리가 들린 뒤 소방관2명이 급하게 뛰어 올라가는 장면이 찍혀있습니다. 저희는 같이 2층에 있던 직원이 말하길 상민이가 소방호스를 끌어올리다가 사고가 났다고 들었고 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방호스를 끌어올렸다고 하였습니다.
동영상 정황상 그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동영상(5번째 동영상)도 오빠가 찍었다고 주장합니다. 사고가 나서 이미 아래로 추락한 사람이 어떻게 동영상을 찍겠습니까? 심지어 오빠의 추락장면을 보고도 불을 끄러 갔다고 합니다.
오빠는 화재진압이 되기 전 진압을 위해 호스를 끌어올렸던 것입니다. 그런 후 사고가 난 것입니다. 이모가 처음 도착했을 때 사고를 설명하는 말과 부모님이 도착했을 때 하는 말 삼촌들이 도착해서 사고상황을 물었을 때 대답해 주는 말들은 상황설명이 다 달랐습니다.
후송 중 오빠는 말도 하고 의식도 확실히 있었고 무섭다며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싶다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부탁은 거절되었고 이모가 도착했을 때 말은 못했지만 이모와 눈을 마주치고 손으로 의사표현을 가볍게 세 번 했다고 합니다.
그런 오빠가 지금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볼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습니다. 다시는 정식훈련도 받지않은 이나라 젊은 학생들이 희생되질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이글을 그것이 알고싶다에 인터넷제보를 했고, 시청자게시판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꼭 방송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저희는 이번 계기를 통해 받은 훈련이라고는 고작 소방학교에서 받는 4주의 훈련 밖에 없는데
현장에서는 제대로된 안전장비없이 투입되는 의무소방들의 또 다른 희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