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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대신 나간 소개팅

한결 |2008.08.18 08:11
조회 7,257 |추천 0

안녕하세요 23살에 대구에서 조그마한 호프집을 하고 있는 사장입니다.

새벽에 손님이 없어서 얼마전에 있었던 소개팅 이야기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랑 정말 친한 친구 녀석이 하나있습니다.성격이 정말 좋은 친군데요.

얼마전에 그 친구 녀석한테 전화가 와서는 재민이라는 형한테

소개팅을 받기로 했다는군요.

근데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죠. 그 친구에겐 '여자친구'가 이미 있다는 사실!!!!!!

그래서 그 친구는 자기 대신에 그 소개팅에서 나가서 '재민'형 소개로

나왔다고 대신 나가라는 겁니다 ㅡ ㅡ.............

남을 속이는 일이라 처음에는 조금 꺼렸지만 뒤에 친구의 말에 곧 무너졌습니다.

친구-"그 소개팅에 나오는 여자애 키가 171cm에다가 Y대학교 다니고 성격도

정말 착하다고 하던데.. ㅅㅂ 진짜 친한 친구라 양보한다"

나-"우리 우정 변치말자ㅋㅋ 지금 당장 끊고 연락처는 문자로ㅋㅋㅋㅋㅋ"

 

그렇게 171女(소개팅녀)의 연락처를 받은 저는 조금의 배려도 없이

바로 SEND버튼을 눌렀습니다.

171女-"여보세요?"

나-"(ㅅㅂ 목소리도 레어급이구나.후덜덜-)예, 여보세요? 저 재민이형한테

소개팅 받기로 한 남자분인데요. 혹시 이번주 주말에 시간 괜찮으세요?"

171女"아? 예- 재민이 오빠한테 말씀 많이 들었어요. 이번주 토요일 괜찮은데"

나"그럼 이번주 토요일 시내에서 보기로 하고, 나이 똑같으니깐

만나서는 말 서로 놓기로 해요"

 

그렇게 저에게 황금같은 토요일이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소개팅이라

가슴도 설레였고,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습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미용실가서 드라이도 하고 일찍히 시내로 나갔죠.

그렇게 교보문고에서 책을 읽으며 171女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제

핸드폰의 벨소리가 제 귀를 때렸습니다. 그녀의 전화였죠.

저는 교보문고 지하에서 보자고 한 후 빛의 속도로 에스컬레터를 내려갔습니다.

 

나의 Y대 다니고 키가 큰 쭉쭉빵빵에 거기다 모자라서 성격까지 좋은 그녀가

어디에서 버로우타고 있나 궁금해서 주위를 살피던 중에......................

저기 문 앞에 키가 170은 넘어보이고, 성격은 정말 착하게 생긴....................

그런데 혹시 개콘 보셨는지요? 거기에 오지헌 아시나요?

희대의 유행어 "민이라고 해~"라고 기억하실겁니다.

처음에는 오지헌분이 가발쓰고 계신줄 알았습니다.

이 불길하고 찝찝한 기분은 뭥미?란 생각이 급습한 저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의

통화버튼을 두번 연속 눌러 나의 171女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순간 저기 가발쓰신 오지헌분의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윽코 마주치는 두 시선과 눈동자...........................................................



'ㅅㅂ이젠 피할수도 없다!!!!!!!!!!!!!!!'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하얗게 비워나갔죠.

그리고 올라가는 가발쓰신 오지헌님의 손..분명 '안녕?'이라는 뜻일텐데

나에게는 자꾸 '크하하하!웰컴투헬!!!!!!!!'이란 바디랭귀지로 소통되었습니다.

 

그래..그래.. 나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해준 친구 ㅅㅂㄻ의 우정을 생각하면서

우정의 힘으로 양쪽평균시력 1.5인 저의 눈을 급격히 다운시키고

정신적으로 크리티컬데미지를 먹어버린 내 머릿속을 정리하며

말이 이어 나갔습니다.

성격은 정말 친구말대로 좋더군요? 얘 정말 성격까지 나쁘면 신은 공평하지 못하다

라는 생각이 들정로 좋더군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소개팅자리에서는 대화를 할수 없기에 절대 금기시 된다던

영화관을 처음의 데이트코스로 잡았습니다. 지하철역을 올라가서 한일극장앞에서

표를 끊는데 영화를 고르던 중 171女가 테이큰을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테이.....큰!!!!!!!!!!! 그 영화는 다른분이랑 같이 보기로 되있던건데.

 

눈물을 머금고 영화관에 올라와서 팝콘이랑 음료를 사들고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렇게 얘기를 나누는 도중에 171女가 자신의 지갑안에서 친구들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친구분들이 참 예뻣습니다. 물론 171女의 대비효과도 한몫했겠지만....

 

저는 그런 171女의 인맥에 뒤지지 않을려고, 제 친구들의 사진과 저의 유일한 자랑인

키가 176cm의 어여쁜 우리 누나의 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지갑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눈은 계속 171女의 시선을 마주치면서 오직 '손만의 감각'으로

사진들이 들어 있는 투명비닐을 지갑에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왜 다들 사진들 조그만 투명비닐에 넣고 다니잖아요?스티커사진넣는비닐같은거)

드디어 지갑에서 부시럭하는 비닐 소리가 들리길래 이거다 싶었죠.

나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오른손으로 그 비닐을 들었습니다.

 

그 순간 171女의 표정이 급속도로 굳어지더군요.

그리고 또 다시 쏟아지는 불길한 기운의 쓰나미.

비닐을 들고 있는 오른손으로 서서히 돌아가는 내 고개.



!!!!! 거기에 있어야할것은 사진이 들어있는 투명색 비닐이 아닌

빨간색 사각비닐이 내 손에 들려있었습니다. 안에는 사진이 아닌 동그라미가..

이건뭥미?

라는 단순한 생각이 3초간의 정적을 주었을때

평화와 사랑의 결정체,AIDS의 예방,피임기구,고무장갑 단어들이 정리되는 순간

 

 

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콘돔

 

 

갑자기 '콘돔'이라는 단어가 내 머리위를 때리더군요?

이건 171女를 만날때보다 더 큰 정신적 크리티컬 데미지랄가?

 

그렇습니다. 171女가 날 보는 표정은 변태,혐오,저질,성도착증환자랄가요?


나쁜 물건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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