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처신하는게 현명 할까요.
저는 30대 초반 종가집 맏며느리에요.맏며느리 이지만 시댁분들도 다 좋으신 분들이고 남편도 꽉 막힌 사람은 아니에요.그래서 제사나 명절, 나름 절 많이 배려해 주려 하십니다. 그래서 비교적 큰 어려움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한국사회에서 며느리는 며느리 인가 봅니다. 100% 공평하고 합리적인것은 없다지만우리 시댁 분들이 그래도 한국사회의 유교적 베이스를 가진 분들치곤 좋은 분들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절은 여러모로 너무 힘들고, 명절 당일날은 소소하게 억울한 감정도 많이 듭니다.
일단 각설하고,
일단 여러사람들 생각은 어떤지 묻고 싶어요.
제가 느끼는 명절날의 시댁 일정 중에 이건 쫌 너무했다 싶은 부분을 말씀드릴테니,여러모로 합리적인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서울에 살며 얼마전까지 맞벌이 였으나, 지금은 남편 수입에 거의 의존하고 있어요. 저는 현재 하던 일을 중단 하였지만 프리랜서로 한달에 100정도의 수입은 벌고 있으니 100% 가정 주부는 아닙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가사일과 남편의 일도 어느정도 제가 돕고 있습니다.
요런 정도의 상황이고.. 이제 문제의 명절 스케줄을 말해 볼게요.
1,금요일: 명절날에는 시댁이 지방 멀리 사시기 때문에 명절 하루 전날 미리 출발해요. 이번 명절은 연휴 하루 전인 금요일 저녁 6시 차를 탔어요. 시댁이 무척 멀고 주로 고속버스를 타고 가면 막히기도 해서 기본 7~8시간은 버스를 타고 갑니다. 게다가 택시도 한번 갈아타고 도착하면 새벽에나 도착하지요. 그럼 아주 기진맥진 해서 시댁 어른께 인사드리고 무조건 잠이 들어요.
2.토요일: 오전: 충분히 여독이 풀리지는 않았으나, 새벽에 시어머니가 부엌에서 무언가 뚝딱 거리는 소리에 깹니다. 대충 시간을 보면 7시 정도 되어 있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실신하여 자고 있으나, 맘이 편하지 않아 부엌으로 나가 보아요. 우리 시어머니가 그래도 나름 관용적이신 분이라, 이것저것 많이 시키시는 것은 없습니다. 대체로 자잘한 것들, 채소를 다듬거나 하는 정도 일을 시키십니다. 오후: 본격적으로 제사 준비를 합니다. 전도 지지고 상차리는 것도 돕고요.. 아주 죽어나지요. 요놈의 남편 여독이 풀리지 않았다고 늘어져 퍼자고 있네요. 아주 밉상이에요. 친척들도 간간히 옵니다. 손님들도 대접하고 이것저것 치우느라 보면 힘들고 고되어도 제 식사는 나중으로 미루어 지지요. 시어머니도 같이 고생하고 있기에 마음을 삐딱하게 먹지는 않지만 한국사회 참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한 마음으로, 제사 준비를 여자들이 다 했으면 식사정도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먼저 대접해 줘야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그냥 마음 만으로.. ㅋㅋㅋ 그나마 남편은 제 생각 하느라 꼭 저랑 같이 먹어요.(얄미운 마음이 쪼금 사그라 듭니다. ㅋㅋ)
3.일요일: 오전~우후: 이른 아침부터 성묘를 마치고, 가까이 사는 친적집들을 방문합니다. 저희시댁이 종가집이긴 한데, 약간 촌수가 먼 친척댁을 방분하는 점이 좀 특색있는 가족문화 인듯 싶어요;; 하지만 이때문에 차를 타고 거의 하루 종일 여러집들을 돌아다니느라 무척 여독이 쌓입니다. 시골에 내려오느라 7~8시간을 여독으로 고생하고 하루 전날 제사로 인해 진을 다 빼놓은 상태에서, 친척집들 순례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에요;; 늦은저녁: 다시 시댁으로 도착하여 두세시간 쉬고 있으면 저녁 늦게 친천분들이 찾아오세요. 보통 다른집들보다 가족모임이 너무너무 늦은편인것 같아요. 사실, 요부분이 저에겐 아주 딜레마인 것이.. 친척분들이 정말 늦은 저녁에 오신다는게 문제 입니다. 사실, 명절 일정이 저에게 많이 피곤하기도 하고, 시댁이란 곳이 맘편히 쉴수도 없기에, 명절날, 제사, 성묘를 다 마치고 친척들 얼굴 뵙고 나면 이젠 정말 간절히 가고 싶은데요 친척들 얼굴뵙고 가기엔 이분들이 너무 늦게 오시네요. 대충 인사라도 하고 갈라치면 벌써 밥 9시는 다 되고요..;; 이때부터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또 장장 7시간을 달려 서울갈 생각을 하면 아주 앞길이 깜깜하고 지옥이에요; 게다가 서울가보면 차도 끊겨 택시타고 집에 오면 아주 떡실신 이라지요; 4.월요일: 떡실신되어 있다 깨어보면 이미 점심때가 다 되어 있어요. 친정집에 연락드리고 늦은 점심을 얻어먹으러 친정에 잠시 갑니다. 가서 오랫만에 부모님들 얼굴 뵙고 맛있는거 얻어먹고 거의 바로 나와요.
생각해보면 결혼하고 나서, 친정쪽 친척들 얼굴은 보기가 어려운것 같아요. 뭐, 누구 생신이다,, 돌잔치다 하는 정도는 갈 수 있지만, 단란했던 친척들 모임이 그립습니다. 평소에는 착하지만 명절만 되면 아무것도 안하기에 얄미움지수 100%인 남편은 그러고보니 고생하는게 없어요;;
우리나라 맏며느리들 다 이러고 살고 있나요?;;이번 명절 보내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명절 당일날 시댁에서 가족모임이 너무 늦게 가지는 관계로 저희 부부까지도 늦게까지 버티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올라오는 길에 남편에게, 다음 명절 부터는 시댁 가족들 인사 못드리더라도 성묘 다녀오고 저녁 7시 정도에는 나오는게 좋겠다고 했더니, 남편말이, 어차피 명절 말고는 가족들 보기 힘든것을 좀 더 있다가 인사 드리고 오는게 좋지 않겠나며 아주 표정이 썩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당신은 배려없는 사람이라고 엄청 쏘아 붙여 주었습니다만..남편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진정, 우리나라 온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제사와 성묘는 매우 간략화 할 필요가 있으며, 여자들이 가족들 음식을 준비하는 대신 식사정도는 남자들이 여자들을 먼저 여왕처럼 대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30대 초반인 제 생각도 이런데.. 이제 20대 여자들이 며느리가 되면, 진짜, 제사니 뭐니, 안하려 할것 같아요.
그나저나, 어차피 고생하는거 친척분들 인사까지 드리고 좋은소리듣고 그냥 고생하고 올라오는게 나은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