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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는 김연아

연아킴 |2013.03.01 05:06
조회 1,536 |추천 21
(내여자친구는 물론 실제 김연아가 아니니까, 오해말고 들어줘)



5년전이었어.
군 입대를 6개월쯤 앞두고, 난 휴학계를 냈어.
휴학하면서 돈좀 벌 수 있는 알바를 찾고 있었는데,
집근처에 있는 아이스링크장 관리직을 찾은거야.

마감조였기 때문에 꽤 시급이 쎘고, 집에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였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하겠다고 그랬지.

내가 하는 일은 손님이 있을때는, 아이스링크 중앙에 서서
역주행 하는 사람이 없나, 너무 빨리 달리는 사람은 없나, 장갑 안끼는 사람은 없나 감시관리하는 일이었고,

마감시간에, 빽빽이(아이스링크장 바닥 닦는 자동차같은거) 운전하는 기사 아저씨랑 단둘이서 정리하는 거였지.
일이라고 해봐야 가만히 서있으면서 호루라기 불고, 
스케이트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 보는게 전부였고,
마감역시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나, 얼음가루 같은걸 모아서 하수구(?)에 쌓아 놓는게 전부였지.
그냥 추위에 조금 강하면 됬었어. 





폐장 시간은 밤 열시였는데, 
주말이 아닌 평일에는 밤 9시부터는 중고등학생 처럼 보이는 여자애들이 와서
피겨스케이트 수업을 했어. 한시간동안.

9시부터는 민간인(???)은 입장이 안됬고, 아마, 아이스링크장에서 한시간동안 쓰라고 빌려준것 같아.
나는 9시부터 아이스링크장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빗자루질하고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곤 했지.







어느날은 그 뺵뺵이 모는 아저씨가 그만두는 바람에 
다른 알바가 구해질때까지 나 혼자 마감정리를 해야 됐어.
(빽빽이 모는게 자격증이 필요하고 그런건 아닌데, 생각보다 조작법 익히는데 오래걸리고 마감조였기 때문에 다른 알바 구하는데 힘들었었나봐)






그렇게 일주일째 혼자서 마감하고 있는데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어떤 여자가 와서 나한테 조금만 연습을 하고 가면 안되겠냐고 부탁하는거야.










당연히 안된다 그랬지.










나도, 이 추운데서 얼른 나가고 싶었거든. 그런데 나보고 벌 좀 더 스고 가라니. 
더 있는다고 해도, 시급을 더 받는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래서 매몰차게 거절했지.









그러고 문을 닫고 퇴근하려는데, 다시 그 여자가 나한테 온거야.
나는 오자마자 안된다니까요 하면서 그 여자애의 말을 듣지도 않고, 거절부터 했었지.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하니까, 그 여자애가 막 울기 시작하는거야.
나는 남중남고체대 크리라서 여자친구를 사귀어본적도 없고, 여자랑 말 자체를 안해봐서
그 여자애가 우니까 엄청 당황했지.
어떻게 할줄 몰라서 쩔쩔매다가 아이스링크 앞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준다고 그랬지.

그여자애는 엉엉, 그것도 소리내며 울면서 카페까지 따라왔어.
정말, 이때 X팔려 죽는 줄 알았지.
암튼, 그렇게 자리를 잡고 커피를 시킨다음에 나는 계속 미안하다 미안하다 말만 했지.
그러다가 커피벨(?)이 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차분히 조목조목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줬어. 


그러다가 그여자애가 말문을 열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거야.
고등학교때, 피겨로 대학가려 그랬는데, 부상때문에 떨어지게 되었고,
1년 쉬다가, 스물한살(나랑 동갑)에 중고딩애들이랑 같이 수업한다고.
1년 쉰것 때문에 감이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딱 1년만 미친듯이 더해보고 싶다고.




그렇게 진심으로 말하는데 나는 거절할 수 없었지.





여자애가 내 눈앞에서 운 것도, 
여자랑 카페라는 곳에 앉아있는것도, 
여자가 고민을 털어놓는것도

전부 처음이었으니까 말이야.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때부터 한 시간을 더 있었지. 물론, 사장님 몰래.




10시면 피겨하는 중고딩애들도 집에 가고, 나는 걔가 혼자서 피겨하는걸 보면서 한 시간을 기다렸지.

그 여자애도 의리(?)로 내가 걔 연습 끝나고 마감하는것도 도와주고,

암튼 넓은 아이스링크에서 단 둘이서 한시간 반동안 같이 있게 된거야. 매일매일.

우연인지, 운명인지 집 방향도 비슷해서 귀가도 같이 하면서 엄청 친해졌지.










그런데, 그러면 안되는데,










자연스럽게 걔가 좋아지게 됬어.
그때, 처음 이런게, 사랑인건가 했지.
그렇게 혼자 그 여자애에 대한 마음을 키워갔지.
고백을 하는 것을 떠나서 넓은 공간에 그얘랑 단둘이서 함께 있다라는 사실로 너무나 감사했어.








그러다가 불행스럽게도(ㅋㅋ?) 마감조에 일하겠다라는 신입 형이 들어왔어.
물론, 신입형을 먼저 퇴근 시키고, 나는 그 얘 연습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그형은 정말 불행히 너무나 의리파여서 먼저 퇴근하라는 내 말을 거부(?)한거야.


어쩔 수 없이, 걔는 일주일 동안은 연습할 수 없었어.
그 동안, 나는 그 형을 설득 시켜야 됬거든.

그 여자애대신에 형을 설득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걔를 좋아한다고 형한테 털어놨지.
그러자, 형이  한시간 같이 기다려 주겠다 그랬지;;
(걔 연습시간을 지켜준건 다행이었지만, 단둘만의 시간이 뺐긴건 속상했었어)











그러다 또 시간이 흘러흘러
나는 군 입대를 한달 쯤 앞두고 있었지

그동안, 내맘은 점점 더 커져갔고,
군대라는 현실때문에 나는 미쳐갔었어.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된다면, 군대 가있는 나를 기다리게 하는것 같아서,,,, 고백을 할 수 없었고,
물론, 걔가 날 좋아한다는 확신은 없었지.
그 친해진 형도 그런 나를 보면서 되게 안타까워 했어






그러자 어느날, 형이 그여자애가 이상하다는거야.
뭐가 이상한데? 라고 물어보니까
9시-10시에 피겨하는 수업에서
스물한살짜리라는 그 얘가, 다른 여자얘한테 언니 언니 한다는거야.
응?? 그럼 스물 두살도 피겨를 배우겠거니 했었어.
그런데, 그 형이랑 걔네들이 연습하는걸 자세히 보니 
스물두살로 추정하는 여자얘는 출신고등학교 이름이 크게 써져 있는 집업을 항상 입고 있더라고.
그리고 걔 주변에 다른 애들이 걔를 언니라고 안 부르고 이름을 부르는거야.


그때, 아, 말로만 듣던 꽃뱀한테 당한건가 했지.
암튼, 피겨 수업이 끝나고 다른 애들이 가고 나서 걔가 혼자서 또 아이스링크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나는 소리지르면서 걔한테 그만하라 그랬지.
난 그 때, 부상 어쩌고 그러면서 자기 상황을 속이면서 연습을 하려는 걔의 속셈이 열받았던거지.
그런 걔를 연민의 마음에 좋아했던것도 엄청 배신감이 들었고.
내가 소리지르니까, 걔가 엄청 당황하더라고,
내 이름 부르면서 'ㅇㅇ야 왜그래?' 그러니까,
내가 '뭐라고.ㅇㅇ야????? 말 안 높여?' 그랬지.
그러더니 걔 얼굴이 시퍼래지더라고.
또 눈물을 뚝뚝 흘리는거야.

그러면서 내 어깨를 치면서 
걔가 바보야 이러면서 엉엉 우는거야.
아이스링크 중앙에 단둘이서.

왜 내 맘을 모르냐고, 내가 나 때문에 한시간 남아서 연습한거 같냐고.
다 오빠가 너무 좋아서, 오빠랑 잘해보고 싶어서 일부러 한시간 넘게 남아 연습한척 한거라고.
그렇게 엉엉울면서 나한테 고백을 했지.




순간 벙쪘어.
아무 생각 안나더라고.
피겨신고, 주저 앉아서 엉엉 우는 애가 내가 좋아하는 얘라니 ;;;;
근데, 걔가 고등학생이었다니.....
나는 너무 당황해서 일으켜 세우고,
거절부터 했지.


그 동안 엄청 좋아했지만,
곧 군입대해야 되고, 더구나 3살 어린 고등학생이랑 사귄다는거 자체가 
너무 죄책감이 들었어.
그렇게 난 그 여자얘를 또 다시 엉엉 울리고, 
형이랑 어르고 달래서 집에 보냈지.


다음 날부터는 그 여자얘도 더이상 추가 연습도 하지 않고, 
피겨수업이 끝나자마자 쌩하니 가버렸어.
그때부터, 걔 빈자리가 너무나 썰렁하더라고,
한시간 일찍 불을 끈다는거 자체가 어색했고, 
무엇보다 매일매일 집에 같이 가는 순간을 기다렸었는데, 그게 없어지고 혼자 걸어가니까,
너무 이상했지.

내가 참 도둑놈인게, 그렇게 어린 얘지만, 그 피겨 수업할때는 걔 밖에 눈에 안들어오더라고.
그럴떄마다, 안돼 그러면 안돼 이러면서 주문을 걸었고,
그런데도, 그 시간에라도 걔를 볼 수 있었다는거 자체에 너무 감사했어.

또 시간이 흘러흘러 입대 날이 다가오고,
입대 일주일전에 난 일을 그만 두었어.

그만두고 다음날.집에서 아무것도 안한다는게 너무 어색한거야.
진짜, 하루 종일  군대에 대한 두려움 보다도 걔 밖에 생각이 안났고,
보고 싶어 미칠것 같고.
그래서 집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내가 살고 있던 아파트 단지를 걔가 지나가야 되거든,)
몰래 숨어서 걔가 지나가는걸 보곤 했지. 이게 입대 6일전이야.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입대 3일전에 오늘도 걔가 지나가겠거니 하고 그 여자애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나올 시간이 됬는데도 안나오는거야.
왜 안나오지,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해서 아이스링크장 쪽으로 걸어가려는데,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더라고.
헉, 걔였어. 엄청 깜짝 놀랐지.
오빠, 뭐하냐고 여기서, 
그래서 그냥그냥 둘러댔지. 그러더니, 나한테 군대 몸 건강히 잘 갔다 오라는거야.
그렇게 쭈뼜쭈뼛하게 고맙다 그랬지.
그러고 집에 돌아와서 잘 준비를 하고 눕는데, 너무 그 얘 생각이 나는거야.
정말 미칠 것 같더라고, 그렇게 입대 2일전에도 축하(?)해준다는 친구들 약속도 거절하고,
걔 생각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며 미칠것 같았지.


또 시간이 흘러흘러 입대 전날이 됬어.
입대 전날에 같이 일하던 그 의리있는형이 날 아이스링크로 불렀어.
나는 아이스링크 가는거 자체가 부담스러워서 됐어요. 형. 그러면서 거절하기만 했지.
근데, 그렇게 입대 전날밤 10시가 됬고, 형한테 문자가 왔지.
걔가 쓰러졌다고.

나는 너무 놀라서, 바로 아이스링크로 달려갔어.
근데 그게 그 형이 꾸며냈던거야.
마지막으로 걔 얼굴은 보고 입대하라는 형의 배려(??)였지.
아이스링크에 헐레벌떡 들어가니까,
주위 불이 다 꺼져 있고 중앙 조명 하나만 켜져 있었어.
그런데 걔가 피겨복(연습할땐, 체육복을 입는데, 김연아가 경기할때 입는 그런 거)을 입고 서있는거야.
그때도 걔가 아픈줄 알고, 얼른 아이스링크안에 들어갔고, 아픈덴 괜찮냐고 물어봤지.
헥헥대면서.

그러더니, 걔가 오빠 머리 자르니까 더 멋지다 이러면서
검은 전자 시계(쥐샥, 군대간 사람들이면 다 알거임)를 내미는거야.
이거 가지고, 군대에서 열심히 훈련받고 나라 잘 지키고 오라고. 그렇게 웃으면서 나한테 시계를 건네줬어


그거 받자마자 엉엉 울었지.
누가?
내가.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 울어본적이 없었는데, 아이스링크 위에서 정말 엉엉 울었어.
이번에는 걔가 날 달래주더라고.
그렇게 엉엉 울다가, 정신을 차리고, 내가 차고 있던 쥐샥 시계를 걔한테 줬지.
난 내일 입대했기 때문에 하얀색 쥐샥시계를 차고 있었어. 걔가 나한테 준 같은 브랜드였지.
그렇게 걔 손목에 하얀색 쥐샥시계를 차주고, 나는 걔가 준 검은색 쥐샥시계를 찬다음에,

미안하지만, 2년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








그런데, 쪽.




걔가 나한테 알았다는 뜻으로 가볍게 입술에 뽀뽀를 해줬어.

아, 진짜 도둑놈이고, 이러면 안되지만, 나는 걔가 입을 떼자마자 더 진하게 키스를 했고,
나도 어디서 배웠는지;;;; 혀도 넣으면서 10분간 얼음위에서 진하게 키스를 했어.
정말 진하게.















다음날, 입대를 했어.






걔는 따라오지 않았지.
암튼, 새로운 환경에서 어느 군인이 그렇듯 열심히 훈련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애틋했던게 군대라는 상황에서 편지로만 일상을 주고 받으니까,
더더욱 애틋하고 보고싶었지.
암튼, 휴가 때마다 틈틈이 데이트하고
시간이 흘러흘러
걔는 새내기가 되었고, 나는 제대를 했지.



우리는 진도가 빨랐었던게, 사귀는 첫날에 딥키스를 했고, 제대하는 날 밤에
걔랑 첫경험을 했어.
(뭐, 자세히 쓰긴 힘들지만, 걔도 성인이 됬고, 같이 술 마시다가 자연스럽게(??) 첫경험을 했지.)

진도가 빨랐다고, 질리거나 그런건 전혀 없엇어;
난 내 군생활을 기다려준 걔가 너무나 고마웟고, 만날때마다 잘해주려고 기를 썻지.











그런데, 작년 응답하라 마지막화 제목이 뭔지 알아??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야





작년 11월에 헤어졌지.
이별한 이야기는 쓰지 않을게.
암튼 내 첫사랑은 4년(군생활까지해서)이라는 기간으로 종지부를 찍었지.








아직, 새로운 사랑을 찾지 못하고,
지금도 술먹으면 걔가 생각나고,
계속 번호를 썼다 지웠다 하지만,,

지금 이걸 쓰고 있는걸 보면 이젠 많이 그 상처가 아문거 같아.

나는 그냥 걔 앞날을 응원할 뿐이야.

아, 이제 자야겠다.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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