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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사랑 마저 구질구질한가

이죽일놈... |2013.03.03 02:18
조회 145 |추천 0

 

첫 만남-_-

 

지금 생각하면 씹고 있는 이 오징어 다리를 집어던질만큼 그 날의 내 모습은 최악이었지

대학교 1학년.

guess티셔츠에 상표는 기억안나지만 가격이 비쌌던건 기억이 나는 흰색 줄이 있는 그 청바지

잘록한 허리, 찰랑이는 머릿결

물론 내 이야기가 아니라 내 친구 이야기

 

내 친구의 그런 세련된 모습을 흉내내느라 입은 내 옷은 지금 생각해도 형편없었어

아니 옷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문제는 내 통자 허리와 건드리면 뚝뚝 끊어지던 얇디 얇은 머리카락 때문이겠지

 

내가 옷을 입었는지 옷이 나를 입었는지 구분도 안될뿐더러

아직도 기억나는건 내 살결에 남아있는 그때의 그 이질감

소개팅이랍시고 바른 파우더는 하얗게 떠있었을거야

왜냐면 그때는 너무 어려서 메이크업베이스를 바르고 파우더를 발라야 한다는걸 몰랐거든

 

어쨋든 그 꼴을 하고

안신던 힐까지 신고

신림동에서 홍대까지 갔어

 

중간중간 힐을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아마 날 본 사람들은 날 집어던지고 싶었겠지

뒤뚱뒤뚱 최악이었을테니까

 

처음가본 홍대 정말 난잡 그 자체였어

겨우겨우겨우겨우 힘들게 홍대 정문까지 갔는데

비가 오는거야

손도 시리고

구두신어서 그런지 발뒤꿈치도 따끔거리고

 

무엇보다 나는내 모습에 자신 없었어

마치 남인것처럼 억지로 꾸며놓은 내 모습이

그렇게 지우고 싶었던 본연의 모습보다 더 형편없게 느껴졌어

 

차라리 소개팅남이 안나타났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손을 바들바들 떨며

핸드폰을 내려봤지

그땐..스마트폰도 없어서 뭐 핸드폰으로 하는 거라곤 버블게임밖에 없었지

 

기다린지 15분만에 전화가 울렸어

소개팅남이 오른쪽을 보라고 하더라구

 

그래서 고개를 들렸더니

웃는 소리가 들리더라

 

거긴 왼쪽이래

 

아. 못생겼는데 심지어 무식한 여자애라는 평을 받겠구나

그러곤

오른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는데

이망할 비때문이니

높은 힐때문인지

아니면, 힘없고 병약한 상체비만형 몸탓인지

휘청 하고 넘어졌지

 

 

아주 심하게

휘청이 아니라 철퍼덕이였나보다.

 

 

 

하....

누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데 너무 창피해서

얼굴을 한손으로 가리고

일어나서 소개팅남이라 추정되는 남자의 소매를 끌고 나지막히 말했어

 

일단, 이 곳을 벗어나자구

 

 

아직도 그 웃음소리가 생생해

아주 나를 쥐구멍으로 몰아넣는 소리

 

 

자기도 여길 빨리 벗어나고 싶다고

 

 

 

 

하.

왜 여자들은 안보는 척 하면서도 사실은 눈알을 요리조리 굴려서 다 보잖아.

내가 그 놈을 확인했지

 

 

썩 괜찮더라

 

 

 

가 아니라,. 그냥 별로였어

 

 

 

근데. 나는 지금 그 놈과 3년의 연애를 했지

그래도 연애하는 순간은 조금 반짝반짝 빛나보이기도 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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