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안해도 예쁘다고 해주는 남자친구
부제: 졸음운전 하지 마세요!!
3줄 요약
1. 글쓴이 운전하다 밤길에 사고가 남
2. 왼쪽눈이 실명될정도로 다쳐서 화장을 못함
3. 남자친구는 그래도 예쁘다고 해줌
(사진은 shut님이 올리신 시리즈들 중에서 살짝 퍼왔음)
안녕하세요 톡커님들 ![]()
판춘문예 시작된걸 보고 글 한번 올리고 싶다 하다가
막상 판춘문예 카테고리에 쓰려하니 어찌 쓸지 모르겠어서
그냥 평소 남자친구랑 있었던 에피소드들 몇개 조금씩 써볼까 해요
글 올린다고 남자친구한테 언질도 넣어놨구요 (얘가 볼지 안볼진 모르겠지만..ㅋㅋ)
긴 글 학교 리포트 쓸때 말곤 써본적이 없어서 (다이어리도 잘 안쓰는 녀자..ㅠㅠ)
말이 어색하고 맞춤법 틀린게 있을지도 몰라요.
보이는데로 지적해주시면 똑같은 실수 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쓸땐 남들 다 하는것처럼 음슴체 써야징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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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년 남짓하게 사귀어 온 남자친구가 있음..
사귀게 된 스토리 두 줄 버젼:
학교 도서관에서 같이 유기화학 매일같이 함께 하다가
결국 학교 주차장에서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됨
![]()
애들이 맨날 너네는 공부만 하냐고 옆에서 더 난리임
아무튼! 중간스토리 다 생략하고
2011년 12월부터 사귄 이후
겨울방학 지나고 다음 학기에 벌어진 일임
난 이때 한참 차를 몰고 다녔었는데 (친구 중 한명의 이모께서 모시던 차를 굉장히 싸게 구입했었음..)
이 학기에 나와 남자친구는 유기화학 두번째 학기 수업을 듣고있었음 (2012년 봄 학기)
이 날은 유기화학 시험 전날이라 남친과 나는 여느때처럼 학교 도서관에 남아서 공부를 하고있었음..
한 열한시까지 공부를 했나?
한참 중간고사 기간이라 다른 시험들도 많았고
또 난 학교에서 일도 했기때문에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무지막지 했었음.
공부하다가 남자친구 앞에서 곯아떨어지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걱정이 되었는지,
"집 갈래?? 집에 데려다줄까?? 운전 할수 있겠어??"
하지만 남자친구 집은 학교를 중심으로 우리집이랑 정 반대방향이었음..
나를 데려다주고 집에 간다면 남자친구는 그 밤중에 (시험 전날에!) 한참 운전 해 집에 가야했음
또 남자친구 차로 움직일테니 내 차는 학교 주차장에 남아있게될거고
왠지 그것도 좀 찜찜하고 그래서 그냥
"아니 괜찮아!! 운전해서 갈수있어!! 집 가자 너무 피곤해서 더 공부 못하겠어"
그러고 우리는 각자 집을 향해 운전 함..
나 혼자 운전 한참 하면서 가는데 한밤중이라 다른 차들도 거의 없고
운전하다가 깜빡깜빡 잠이 들었는지 차선이 막 바뀌어있고 ㅋㅋ 그런거임..
아 여기서 멈춰서 한숨 자고 갔어야 하는건데..
그래도 집 거의 다 와간다는 안도감으로 (집에서 한 5분?거리였음..)
그냥 꾸역꾸역 운전을 하다가..
결국 난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깨게 되고
정신을 차려보니 도로 중앙을 분리하는 가로등?따위를 박은 모양임
차 엔진에선 연기가 나고
에어백도 터져있고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띵하고..
졸음 꺤답시고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운전했었는데
그 라디오 소리마져 괴기스럽게 바뀌어 들렸음
(진짜로 그렇게 들린건지, 아니면 내 귀가 정신이 없었던건지..)
그때 시간은 밤 11시 40분? 50분? 쯤..
다행히 옆을 지나던 다른 차에서 사람이 내려 응급차를 불러주고 그러셨음
마침 그날따라 핸드폰도 배터리가 일찍 닳은 상태였어서
그분께 폰을 빌려 엄마께 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
집 전화번호나 엄마 핸드폰 번호가 전혀 생각이 안나는거임..
엄한 남에집 사람들 잠깨우기가 두려웠던 나는 그냥 전화 걸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와준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혼자 쓸쓸히 감..
(이 와중에도 경찰아저씨? 아니면 구급요원?께 나는
"어 제 트렁크에 책들 있는데 그것들 가져가면 안되나요? 내일 시험있는데..." -.-)
병원에 도착해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았음,
플래시 불빛으로 안구 검사를 하는데...
왼쪽 눈앞에 아무것도 안보이는것임!
오른쪽 눈 가리고 의사선생님이 손가락 몇개씩 펼쳐가면서
이거 몇개? 몇개? 하는데.. 난 그냥.. "안보여요... 안보여요..."
에어백이 터지면서 왼쪽 얼굴을 삭 긁었고
충격으로 왼쪽눈까지 안보이게 된것임..
눈알 안에 피가 차서... 피만 찼으면 다행이지만
최악의 경우 망막이 떨어졌을수도 있다고 그러면서
아직은 피가 꽉 차서 아무것도 확실하게 말해줄수 없다고 그러면서..
피가 몸으로 흡수 되고나면 본격적으로 진찰을 받을수 있을거라고..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시험공부하다가 왼쪽 눈이 안보이게 되었다니
그렇게 새벽에 혼자 병원 응급실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었고 (눕지도 못하게 함.. 눈 위험해서)
엄마 아빠가 알게되면 얼마나 걱정하실까
남자친구는 집에 잘 들어갔을까 혹시 지금이라도 내가 여기 있는거 알면 달려오지 않을까
내일 시험은 못보겠구나, 아니 볼수 있으려나?
이런저런 생각이 다 들면서 무서워지고 혼자 끅끅대며 울었음..
몇시간 뒤에 정신이 좀 돌아오면서 집 전화번호가 생각났고
전화로 듣고 당장 오시겠다는 엄마 아빠께
"엄마, 나 괜찮은데... 나 잘 있는데, 근데 놀라지 마 나 왼쪽눈이 안보여...."
최대한 침착하게 얘기하려 했지만 결국 거기서 또 울게 됨..
엄마아빠 오신 후 집에 가서
난 후폭풍으로 토를 쬐끔 하고
동생들 시켜서 남자친구랑 다른 친구들에게 문자 넣어달라고 한 다음
거울을 봤는데 왼쪽 얼굴이 다 긁혀서 빨갛게 벗겨졌고
(그 얇은 스크래치? 시간 지나면 다 떨어지는.. 그래도 왼쪽 오른쪽 얼굴 색이 너무 달라 무서웠음..)
왼쪽눈은 안대를 해 놓은 상태였음
안대를 살짝 벗어봤는데...
왼쪽눈이 흰자도 없이 다 빨갛고 눈두덩도 부어있고
진짜 살다살다 내얼굴 보고 깜짝 놀랄수도 있구나 싶었음
그날 오후, 친구들이 한번 우르르 병문안을 와줬음.
그리고 남자친구도 수업들 다 끝나고 (절대 나때문에 수업은 빼먹지 말아달라 부탁했었음..)
오후 늦게쯤 옴..
안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다가
남자친구한테 보여주기 싫었지만 그래도 보여줬음..
지금 상태가 이렇다고.. 얼굴도, 눈도. 말하면서 그앞에서 난 또 질질 짰음..
남자친구가 날 꼭 한번 안아줌.
원래 화장을 진하게 하는편은 아니지만
아이라인만 좀 티나게 그리는 편이었는데
그때 난 또 분위기 전환 한답시고 되도않는 위트를 부리며
"나 화장 안해서 눈 작아졌지.. 히히 못생긴얼굴 더 못생겨졌네 어떻게할거야??"
이러니까 남자친구 하는말,
"어? 그러고니까 화장 안했네 오늘! 말하기 전엔 몰랐네
화장 하든 안하든 똑같이 예뻐 걱정하지마"
ㅠㅠㅠ
이때가 삼월이었고 우리 사귄지 딱 삼개월 되는 날이었지만
그 삼개월동안 나한테 벌써 끝도없이 잘 해와준 남자친구였지만
이날 이때 이렇게 말한 그 마음이 참 예쁘고 고마웠음..
물론
지금은 사고 후유증도 다 나았고
병원도 열심히 (?) 다녀서 눈도 결국은 다 나았지만!
(다행히 망막 detachment는 없었고 눈알 안에 있던 피가 몸으로 흡수 다 되면서 왼쪽눈이 보이기 시작함.
나날이 "오.. 오늘은 어제보다 더 잘보여!" 주변 교회분들, 가족 친척 친구들 모두 기뻐해준 매일들..
아 또 왼쪽 삭 긁혔던 피부도
진짜 무슨 성경에 나오는 "이 강에 들어가 씻었더니 피부병이 나앗더라" 하는것처럼
샤워 할때마다 딱딱해진 스크래치 살들이 떨어져 나오고 떨어져 나오고
친구들은 나보고 마녀라고 불렀음 -.- 무슨 회복이 이렇게 빠르냐고 그러면서..)
그래도 가끔씩 남자친구랑 밤에 스카이프 할때 생눈으로 나타나
"눈 작지?ㅋㅋㅋㅋㅋㅋ"
이러고 논다는...
그래도 그걸 또 예쁘게 봐주는 남자친구가 얼마나 좋은지..![]()
대충 이야기는 이정도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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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예의바른 존댓말모드 ㅋㅋㅋ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네요
스크롤 쭉 내리신분들도
한자한자 정독해주신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그냥 이렇게 좋은 남자친구 있다는걸 여기저기 알리고 싶었어요..ㅋㅋ
유기화학도 그렇고
학교 운전해서 다닌거나
3월에 사고난거나
혹 저 아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어 혹시..?" 이럴지도 모르는데
그냥 모르는척 해주셔요 ;)
*혹시 유기화학 좋아하시는분들을 위한 뒷이야기*
그날 못본 유기화학 시험은 나중에 혼자 따로 봤었구요
분자들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서 거북이를 그려놓고 했다가 76점 맞았어요....
ㅋㅋㅋㅋ 기말때 잘봐서 학기 성적은 A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편입도 하고 더 좋은 대학에서 화학 전공으로 2014년 졸업한답니다!
마무리는 방금전 남자친구가 스카이프로 보내준 따끈따끈한 사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