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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너는 모르는 이야기

뒷북 |2013.03.19 02:06
조회 3,636 |추천 9

 안녕하세요~ 경기도 한 부근에 사는 슴둘 여자입니다~ㅋㅋㅋ

 

이걸 쓸까말까쓸까말까 수천번 고민하다가,
새벽에 맘 굳히고 전하지도 못한 편지대신 써보려 해요ㅋㅋㅋ.. 에헴넹 뒷북이죠

 

 

 

 

 

 

 

 

 

 

 

 

중1 당시 참 순수했던 나는 남녀공학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진실된 초딩의 마음으로 중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내가 신경쓰던 단한가지의 이슈는,

 

 

근방에 유명한 독서지킴이…하지만 지리적으로

상당히 고립된 나의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뒤,
같은 제단의 중학교가 없는 관계로 그 당시 라이벌이었던

한 초등학교와 같은 제단의 중학교를.... 내가!!!

뺑뺑이로 들어갔다는 사실 뿐이었다. =_=

 

 

 

 

그 중학교는
ㄷ자 모양의 빨간벽돌(?)로 지어진 오층의 아담한 학교였고,

남자반/여자반이 나뉜 지도방식을 고집하던 학교였다.

 

 

초등학교와는 또 다른 조금은 삭막한 분위기의 중학교생활에서,

점점 칠공주파나 같은 무리 속의 아이들은

일진 혹은 노는 아이들로 바뀌어 갔고,

 

선배 후배 사이의 급 이라던지 초딩의 삶에선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보습학원 생활 이라던지 하는 것의 사회(?)를 배워나갔다.

 

 

 

그렇게 여중과 진배없던 신나는 일학년 생활을 마친 뒤 기다리던 반 배정에는 날 위해 청천벽력이 마중 나와 있었다.

 

 

원래 이층에 자리잡아야 할 이학년 교실 중,


너무 많은 수의 당시 이학년 학생들 때문에 14반 중 두반이 일층....교무실옆!!!에 지정되버렸고,

그 두반 중 한 반이 앞으로 내가 생활해야 할 교실이 된 것이었다...오오..

 

 

하지만 언제나 비 온 뒤에 햇빛 내리고 슬픔의 짝궁은 기쁨이라고~ 불행 중 다행히 그 두 반은 모두 모범적이고 착실한 아이들로 구성된 소수정예 우리 선생님들의 기쁨 반이었다.

 

 

덕분에 위층 다른 반 아이들이 내려와 복도를 시끄럽게 어지럽힐 일도, 치고 박는 욕설이 난무하는 치기 어린 아이들의 싸움을 볼 일도 여간 해선 없었다.ㅋㅋㅋ

 

 

...........이학년이 되고 달라진게 많지만 그중에 큰 거하나 꼽자면..
남녀합반이 되었다는 거?음흉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직은 어린 맘으로 남녀 합반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이학년 일학기 초는 그렇게 서로를 탐색하는 듯 지나갔다.


 

그렇게 여름이 성큼 다가와서 모두 하복을 꺼내

조금은 어색하게 입고 다닐 즈음..

우리의 담임선생님께서는 여자는 여자와 남자는 남자와 앉던 자리제도에서 제비뽑기로 남녀가 같이 앉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셨다.ㅋㅋ

 

 

 

 

 

 

 

 

 

‘정여나 유인성’

 

 

그렇게 해서 일 분단 창가 자리, 세 번째 틱탁틱톡 거리던 큰 교실 시계 밑,

너랑 첫 짝궁이 되었다.

 

 

 

 

 

맨 처음엔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인성이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교실 안 모두가 알 수 없는 침묵 속에서

수업시간은 고요하고 심지어 쉬는 시간엔 속닥속닥하는 소리와 여자화장실은 교실에선 할 수 없는 얘기들을 나누러 온 아이들로 그득그득 찼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 뿐.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여전히 인성이랑 나는 어색했다.슬픔...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아직 초딩감성을 못 버리고 5:5 비율의 단발머리를 고수, 악간은 핑크 빛이 도는 동그란 철 안경을 장착한 빼빼 마른 작은 키의 여자아이였고.

 

인성이는, 나이에 맞지 않는 170 후반부의 길쭉한 키와,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다운 벌써부터 다부진 몸의 장난스런 말투의 반 내 존재감이 뚜렷한 아이였으니..

 

 

 

 

 

 

 

 

너는 무엇이든지 잘 했고, 난 어떤 것에도 서툴렀다.

 

 

나는 당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가장 친한 선생님이 도서실 사서 선생님ㅋㅋㅋ이었던 책순이여서,

매 쉬는 시간이면 일층에서 사층까지 달려가 순식간에 다 읽은 책 한권을 반납하고 다른 한권을 대출해 내려오는 학생이었고,

 

 

 

인성이는 일층의 두 반 중 유일 무구하게 위층 친한 다른 반 아이들이 가장 많아,

 

내가 책을 대출받아 꼭 안고 들뜬 마음으로 가쁘게 두 계단씩 뛰어 내려올 때 이층에서 언제나 마주치던 학생이었다.

 

 

 

나는 언제나 어느 무리에서건 인성이가 보였지만,

인성이는 언제나 어느 넓다란 곳에서건 내가 보이지 않던 아이였다.

 

 

사실 이 때까지는,

 

나는 인성이에게 짝궁, 같은 반 여자애, 책벌레. 정도로,

인성이는 나에게 같은 반 활발한 남자애, 짝궁, 아침에 일어나 학교를 생각할 때 같이 연상 되어지는 아이…… 였다.

 

 

 

 

 

그렇게 인성이가 아닌 다른 짝궁이 한번 내 옆자리를 거쳐가고, 여름방학이 지나고, 다시 학교로 되돌아 왔을즈음,

 

인성이는 다시한번 내 짝궁이 되었다.

 

 

이학기가 시작되고 인성이는 항상 같이 어울리던 3명의 아이들과 더욱 돈독해져서 일층에선 수업시간 외엔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고.

 

나는 같은 반 여자아이들과 12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무리를 만들어 우르르 깨 쏟아지게 몰려다녔다.

 

 

당시 점점 외모에 관심이 생긴 나는 앞머리를 냈고, 안경을 안경 줄이 달린 까만 태로 바꾸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시 반짝 유행했었던 안경줄…..)

 

 

고립된 우리 반은 이제 같은 반을 넘어서 가족 같은 분위기의 친밀함을 자랑했고,

 

그래서 인지 신기하게도 반년이 가는 동안 단 하나의 커플도 탄생하지 않았다.ㅋㅋㅋㅋ

 

 

 

 

 

 

 

 

 

 

 

당시 우리 반에 가장 공부를 잘하던 여자아이는 눈과 눈 사이가 약간 많이.. 먼 하지만 눈망울은 꼭 노루 같던 아이가 있었는데,

 

일부 짓궂은 남자아이들은 항상 기회만 되면 그 아이를 둘러싸고 가끔은 노루가 속이 상해 울 정도로 놀려댔다.

 

 

한번은 교무실에 일이 생긴 선생님께서 자율학습을 주시고 나간 날,

신난 아이들이 또 노루를 사냥했다.

 

“야~ 너희 가족들은 다 눈이 머냐?”

“공룡이네~공룡~ 넌 옆으로 봐야 앞이 보이겠다~”

“몇 센티나 되는지 한번 자로 재보자! 야!! 자 좀 갖고 와바~”

 

 

실실웃으며 잘 받아치던 노루가 지나친 말들에 울상이 되어갈 즈음..
항상 무심하게 엎드려 있거나 노래를 흥얼거리던 인성이가 교실 뒤 애들 사이로

들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이는 노래를 참 잘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엔 그 학교에서 유일한 밴드의 메인 보컬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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