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였다. 말그대로 내 고등학교 2학년생활은 정말 지옥같았다.
학교는 내게 있어 고통의 존재였고, 두려움 그 자체였다.
내가 살던 곳은 좁은 도시였고, 중학교때의 모습이 그대로 이어져왔다.
같이 공부하던 기센 아이들 틈에서 멍청하게 착하기만 했던 나는 온갖 괴롭힘을 당했던 시기들이였다. 책상에 낙서된 '죽어라' 를 비롯한 온갖 욕들. 선생님들 몰래 쉬는시간에만 당하던 폭력들, 비웃음들, 화장실 변기에 쏟아졌던 내 필통속 필기구들과 물에 젖은 교과서들...
부모님조차도 왕따를 당하던 날 모른척 외면하셨었고, 선생님 또한 우수반이던 그아이들의 눈치가 보여 내 사정을 알고 계셨음에도 책상에 엎드려 울던 내게 단 한번의 다정한 말 조차 건네주지 않으셨던 그날들...
지금 그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흐를만큼 내게는 뼈에 사무친 기억들이였다.
하루하루가 무서웠고,
내가 기댈수 있는건 선생님도 , 학교도 부모님도 아니였다.
내겐 아무것도 없었다.
죽고싶어도 용기가 없어서 죽지를 못했던 힘이 없는 여학생일 뿐이었다.
그렇게 말라비틀어진 생선처럼 죽은 눈동자를 하고 살아도
단지 하루하루 , 학교에서의 한시간 한시간을 보내기만 하며 살았다.
반배정이 끝나고,
또다시 같은 반이 된 그 아이들,,,
일년동안 다시 반복되어 닥쳐올 괴로울 삼학년을 준비하던 늦은겨울에,
그사람이 내게 보였다.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다니던 교회였고,
같은 학교학생들도 많이다녔기에 종교에서, 그곳에서조차 난 왕따였다.
여느때처럼 그때도 그냥 고개를 푹 눌러숙인채 있었는데,
잠깐 고개를 들어 앞을 본순간, 그가 보였다.
그는,, 그는 그냥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이었다.
단지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고있던 그의 뒤엔 조명같은건 없었음에도
그의 등뒤에선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를 부르며 나와 눈을 마주쳤던 그...
물론 의도적인건 아니였겠지만 그 순간 난 눈물이 나왔고, 그는 반짝거리고 있었다.
삼년이나 지낫지만 내 기억속에 그는 아직도 빛이 나고 있을정도로...
잘생긴건 결.코. 아니였지만 그 이상한 기분들과 느낌들 속에서 처음으로 찾아온 사랑이였다.
부모님도 해주지 않던 따뜻한 말로 날 대해주던 그...
예전부터 알던 아이였음에도 그날 이후 그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같은 재단의 옆 남고여서 많은 교류가 있었기에 우리 건물 교실에서도 그의 반이 보였다.
고등학교 삼학년이 되었고,
날 괴롭히던 아이들 모두 같은 반이 또 다시 되었지만,
그를 알게 된 이후로 난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던 그에게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꼈고,
친구가 되어줬던 그...
모두가 외면하던 내 눈에 고인 눈물을 처음으로 알아줬었고, 나와 같이 아파해주었다.
평생 외면만 받던 내가 '사람'에게서 따뜻함을 느껴보았다.
그에게 결코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었고,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심성이 좋아 모두에게 친절하던 그처럼 나도 친절해지고 싶었고,
사람들사이에 섞여 인기 있던 그처럼 나도 그렇게 옆에 서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갖고있던 미워하는 마음을 접어둘수 있었다. 나를 왕따시키고 욕하던 친구들과 어울리도록 노력했었고,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다. 미워하고 증오하던 그마음 모두를 접어놓고, 사람들에게 웃어보였다.
날 괴롭혀대던 그아이들에게 비웃음을 사더라도 웃을수 있었다.
단지 그가 날 봤을때 내가 부끄럽지않은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하나만으로...
그렇게 내 학창시절의 마지막 일년이 시작되었다.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도서관에서 심리와 인간관계학에 대한 책을 읽으며 내 태도를 바꿔나가기 시작했고,
모두에게 친절하게 웃어주니 날 괴롭히던 친구들도 날 친구로 대해주기 시작했고(물론 아랫사람으로 보는 눈은 여전했지만)
내가 사랑하던 그의 친구들과도 어울리기 시작했다.
날 외면하던 선생님들을 용서하고 내가 먼저 다가갔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긍정적인 마음, 누군가에 대한 열망 하나만으로 난생 처음 행복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해줬던 그.
사람의 따듯함을 처음 갈쳐줬던 그.
처음으로 살고 싶단 생각을 하게 해줬던 그...
다시는 그때처럼 내가 바뀔만큼,
날 괴롭혀댔던 사람들을 용서해줘야 겠단 생각을 가질만큼,
누군가를 사랑할순 없을거 같지만,
널 다시 한번 보고싶다.
내 삶 자체를 바꾸게 해줬던 내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