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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병장의 심리수첩 #2] 전방에 힘찬 함성은 왜 항상 두번일까?

여병장 |2013.03.22 16:04
조회 967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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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태만 (Social Loafing)이란....

    단체로 어떠한 일을 수행할 때 각 개개인의 노력이나 능률이 떨어지게 되는 심리학적 현상.

 

 

      아침 6시 30분

하루 중 가장 몸이 괴로운 시간. 몸이 뻐근하고 세상의 모든 짐은 내 어깨에 다 올라가져 있는 느낌이다. 그나마 사회(군인들은 밖을 사회라고 표현함)에 나가 있을 때처럼 신나는 클럽음악이나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뜨면 차라리 낫기라도 할 텐데 군대의 알람은 졸음 가득한 상황병의 목소리이다. (기상입니다~ 기상입니다~ 또는 훈련소 나팔소리)

      여름철은 따뜻하기에 상쾌한 마음이라도 들지 겨울철 강원도 고성의 칼바람은 그냥 죽을 맛이다. 보들보들한 요술장갑에 그 위에 스키장갑, 내복과 방상내피 (일명 깔깔이), 목토시에 귀마개 (귀도리개라고도 한다)까지 바리바리 싸매고 나가도 온몸이 사시나무 떨 듯 떨린다. 사회에 있을 때는 분명 자켓하나만 걸쳐도 따뜻한 날씨일텐데 군대에서는 뭘 껴입어도 마냥 춥다. 연대 연병장에 직할 중대의 모든 인원이 집합하면 아침점호가 시작된다. 

"정방에 힘찬 함성 5초간 실시!" 라는 당직사관의 말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악~!"

역시나 다를까. 당직사령님의 얼굴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 역력하다.

"목소리가 작다. 다시 한 번 실시하겠다. 전방에 힘찬 함성 5초간 다시 발사!"

모두가 처음 할 때 제대로 하면 되는데 몇 몇의 목소리가 작아 불필요하게 반복하게 되는 전방에 힘찬 함성 때문인지 이곳 저곳에서 짜증 섞인 소리가 들려온다. 

 

전방에 힘찬 함성은 왜 항상 두 번 시키게 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처음 할 때 온 힘으로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일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고 생각하는 속담이 몇개 있는데 항상 소름 끼치는 것이 바로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라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공감하는 것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방관자 효과를 통하여 무리가 커지면 각자 개인이 지는 책임이 작아지는 '책임감 분산 (Diffusion of Responsibility)'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학교를 다니면서 그룹프로젝트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가? 또는 중요한 대회에 팀으로 출전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대게 새로운 계획을 짜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려 할 때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얻으려고 한다. 사람이 많아지면 의사소통을 통해 여러 가지 좋은 의견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더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당신은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뭉쳐 있는 조직은 각각 개인이 일할 때 보다 게으름을 피우고 설렁설렁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이 평가 받는 것이 아니고 조직의 전체 점수로서 자신이 평가 받는 것이기에 굳이 자신이 많이 노력하지 않아도 다른 조직원들이 열심히 해주겠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혼자 일할 때 보다 사람이 많은 그룹에서 일 할 때 노력을 덜 들인다는 것을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태만 (Social Loafing, Loaf라는 단어는 놀고먹고 지낸다라는 뜻이다)' 이라고 부른다. 이 신기한 현상에 관심이 많던 빕 라타네 (Bibb Latane), 키플링 윌리엄스 (Kipling Williams), 그리고 스티븐 하킨스 (Stephen Harkins)는 재미있는 실험을 하게 된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는 스포츠 게임의 분위기를 돋구는 치어리더들과 같이 힘차게 소리 지르고 박수치도록 요구했다. 혼자 소리 지르며 응원하는 그룹, 여러 사람들과 같이 소리 지르는 그룹, 또 헤드폰을 착용한 채 여러 사람들과 같이 소리 지르는 그룹 ( 이 경우에는 헤드폰 때문에 그룹에 속한 다른 사람이 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신기하게도 그룹의 사람들 (두번째와 세번째 그룹)이 만들어낸 소리가 첫 번째 그룹의 각 개인이 만들어 낸 소리보다 현저히 작았다. 그들이 짚어낸 중요한 핵심은 참가자들 중 아무도 그들이 그룹에 속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노력을 덜 들이고 소리를 적게 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더욱 그들은 자신의 사회적 태만을 인정하려 하지도 않았다.

 

      사회적 태만에 대해 더욱 알아보고 쉽게 시험해보고 싶거든 식당으로 가는 길, 분대원들과 이동하는 길, 군가하는 시간을 유심히 지켜보기 바란다. 그 누군가는 평소보다 목소리가 작거나 노력하지 않는 것이 보이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참여하는 그룹 프로젝트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래도 축구, 농구와 같은 단체 운동일 것이다. 팀 스포츠에 임하는 당신 자신을 떠올려보라. 무언가 이상하지 않는가? 그렇다 당신은 사회적 태만의 오류를 범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죽어라 뛰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단체 운동은 왜 특별할까? 사회적 태만을 방지하는 단체 운동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매의 눈으로 우리 개개인을 지켜보고 있는 팀원들과 관중들의 존재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노력과 공로가 제 3자에 의해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더더욱 재미있는 것은 쉬운 일들일수록 이러한 무임승차의 태도가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어려운 일들은 개인의 참여에 따른 결과가 확연하게 차이나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평가의 초점이 그룹 전체뿐만이 아니라 개인 역량에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병장의 TIP : 군대 역시 개인평가가 필요하다


      항상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당신의 후임이던 선임이던 간부이던 당신의 행동을 바라보고 지금 이 순간에도 평가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군가를 부르며 식당으로 향하는 매우 쉬운 일에도 방심을 늦추면 안됀다. 현재 우리 연대는 새로운 사단장님의 취임을 기점으로 상.벌점 제도가 부활하고 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각 개인을 평가하는 상벌점제도. 제도 시행 후 많은 군조직의 무임승차자들이 하차하길 기대해본다. 재미있게도 아침 점호 시간에 실시하는 국군도수체조가 점점 칼제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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