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예상 못 했던 건 아니지만 자작 아니냐는 말에 가슴이 아프네요.우선 저희 부모님은 굉장히 보수적이고 남들 시선 신경 많이 쓰는 분이세요.저도 그 때문에 처음에 부모님께 성폭행 당한 사실을 숨겼어요. 하지만 나중에 임신 사실을 알고저 혼자 어떻게 할 문제가 아니다 싶어 그제서야 얘기한거구요. 그리고 얘기하자마자 저 뺨 맞았습니다.여자가 얼마나 조신하지 못 했으면 그 따위 일을 당하냐고 아버지가 노발대발,그 옆에서 한심한듯 혀를 쯧쯧차는 어머니가 대충 아버지를 말리는 시늉만 했구요.그래도 아이는 지우라고 할 줄 알았어요, 저도. 그런데 그 얘기 꺼내자마자 미친 거 아니냐고 소리지르면서 동네방네 소문 다 낼일 있냐고니 새끼고 니 뱃속에 있는 생명이니까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어떻게 생명을 죽일 생각을 하냐면서 듣기만 해도 끔찍하다는 표정으로 그랬어요.그리고 정말 집에 갇히다싶이 임신 첫 몇개월간 그렇게 살았습니다.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 같고 그 당시에는 제 기분을 풀어놓는데에 급급해 이 부분은 대충 썼는데그래서 오해를 하신 게 아닌가 싶네요. 딸 성폭행 당했는데 그렇게 반응하는 부모... 여기 있습니다.부모님이 그런데 성폭행 신고는 꿈도 못 꿨고 입양.. 저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회의적이네요..하지만 조언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읽으면서 많은 힘을 내고 있어요.제 아기는 뒤에서 한참 울다 잠들어있어요. 저도 자야죠.. 오늘은 제발 악몽을 꾸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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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성폭행을 당했고그 새끼의 애를 베어 낳았습니다.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도저히 아이를 낳을 수 없을 것 같아 낙태를 하고 싶었지만부모님이 죽자살자 막았습니다. 니가 하려는 짓은 생명을 죽이는 짓이라고, 절대 안 된다며집에 가두기도하고 때리기도 하면서 저를 그렇게 막아 결국 낙태는 못 했습니다.점점 불러오는 배를 보며 모성애는 커녕 끔찍하다는 생각만 했습니다.거울을 볼 때마다 저를 힘으로 내리 누르던 놈의 면상이 떠올랐고그 새끼가 남기고 간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제 뱃속에서 크고 있는 아이가 결코 제 아이같지 않았습니다.지나다가 계단을 보면 여기서 떨어지면 애가 살아날까,아무도 없는 부엌을 보다 저기 있는 칼로 배를 찌르면 내가 죽을까,이런 생각만 했고 스트레스 때문인지 예상일보다 3주나 빨리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새빨간 얼굴로 울어대는 조그마한 아기를 안고 세상이 끝난 것 처럼 울었습니다.이 작은 아이를 죽이려고 한 내가 끔찍했고 결국 이렇게 태어난 아기가 고맙기도 한 반면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한참을 꺽꺽대며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터 아기를 좋아했고 나중에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세상 누구보다 잘해줄거라다짐하며 이것저것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게 해줘야지.. 나중에 태어날 제 아기를 생각하며 공부했고 그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았습니다.그래서 저 스스로한테 얘기했어요. 니 아기라고... 잘해주자고. 처음에는 그게 가능했습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억지로라도 웃으며 작은 몸을 안고 있을 때는마음이 안정되었고 좋은 게 좋은거라며 스스로를 토닥였습니다. 다 괜찮다고 이 아기랑 같이 행복하게 살면 된다고.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고 지금도 다르지만그래도 잘 살아보자고.
그런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잘 안 됩니다.아이는 이제 두살이고 머리도 있고 이도 납니다. 그런데 남자아이라 그런걸까요...?이목구비가 생기고 표정이 생길수록 저는 아이의 얼굴에서 저를 강간했던 그 놈의 얼굴을 봅니다.아이가 해맑게 웃을 때도, 자고 있을 때도 울고 있을 때도 밥을 먹을때도저를 내려다보던 그 놈이 생각나 미칠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아기 밥을 챙겨주다가 저를 폭행하던 놈이 생각나 화장실로 달려가 구역질을 했습니다.점점 아기를 똑바로 보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악몽은 심해졌으며 아이의 투정도 심해졌습니다.악몽때문에 잠에서 깨는 날 눈 앞에 아이가 보이면 비명이 나옵니다. 미칠듯한 비명이 나옵니다.처음에는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가 애가 너무 무서워하기에 다음부터는 혀를 깨물고 팔목을 물어서라도참고있지만 저는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같습니다.엄마의 정신이 피폐해지니 아이도 하루가 다르게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 게 보입니다.잘 웃지도 않고 어리광도 못 부리고 제 눈치만 보는 게 눈에 보입니다.가슴이 너무 아파요..... 저 어리고 작은 아이에게 미안해서 숨조차 제대로 못 쉬겠습니다.너무나 잘해주고 사랑해주고 싶었던 아이인데 상처만 주는 게 너무 죄스럽습니다.그런데 저 역시 미칠 것 같습니다. 아이의 얼굴에서 저를 강간했던 놈의 얼굴을 본다는 거.이해하시나요? 그 개같고 역겨운 놈과 같이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함께 씻는 느낌입니다.제게있어 이것보다 더한 지옥은 없습니다. 죽고싶은데 차마 그 정도로 독하지는 못해 살아갑니다.제 배에 품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 제 아이.그런데 저는 그 아이를 도저히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기는 커녕 제대로 보지도 못 합니다.저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하죠. 이 아이를 어떻게해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