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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첫사랑 무덤까지 간다_by 새벽세시

새벽세시 |2013.04.16 03:24
조회 1,546 |추천 5

아무것도 아닌놈입니다.

그냥 옛 추억에 잠겨 새벽세시에 옛 추억을 워드로 혼자 끄적이다가.

즐겨보는 판이라서 공유한번 해봅니다.

태어나서 처음 쓰는 판입니다. 필력보다는 진심으로 썼으니 관심없으시면 욕보다는 무관심으로 대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길이 상당히 깁니다요..ㅠ 시간 많으셔도 정독하시기 쉽지않을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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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천방지축 뛰어 놀기만 했던 나.

1999년….그렇게 초등학교 졸업 후 입학한 중학교 1학년 7반.

몇몇 예쁜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 이렇다 할 계기도 없이 정말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부반장이었던 한 아이에게 아웃포커싱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친해진 무리 속에 그 아이와 내가 있었고, 수줍음이 많았던 14살의 나는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학기초를 보냈던 것 같았다.

그렇게 한달? 두 달? 여가 지났을 즘 우리는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의 나에게 중학시절 수학여행의 추억은 없다.

하지만 단 하나!!!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 아이와 장난쳤었던 것만큼은 기억이 난다. 서로 누구는 누굴 좋아하고 누굴 좋아하는 내용의 어린 시절 (지금 생각하면 유치 하지만)의 장난을 치던 때를..

내가 그 아이가 좋아하는 아이를 맞췄을 때, 그 아이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를 궁금해했었다.

하지만 난 말할 수 없었다.. 그게 너 였으니까.. 14살의 나는 너무 부끄럼이 많았으니까..

그렇게 티격태격 버스에서 대화를 하면서 결국 난 그 아이를 이길 수 없었고, ‘내가 누구를 말하든 우리 사이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 라는 사랑 고백도 아닌 그냥 진실의 고백을 내뱉었다.

그날 이후 그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하려 했지만 오히려 내가 예전처럼 대하지 못했던 거 같았다. 그런 사이에 서로 오해도 하고, 사과의 편지도 주고 받고,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그때의 편지들이 지금은 추억이 되었다.

1학기가 지나고 2학기.. 그 아이의 생일이 다가 왔다. 난 내가 모았던 용돈으로 부반장이며 필기도 잘했고 글씨도 잘 썼던 그 아이에게 주기 위해 12색 향기볼펜 한 다스와 예쁜 노트 한 권을 포장했다. 그러나 막상 직접 줄 용기가 생기지 않아 혼자 1주,2주 가량 가방에 넣고 ‘어떻게 하면 줄 수 있을까?’ 를 고민하며 학교를 다녔던 거 같다.

그렇게 기나긴 고민 끝에 학교를 큰 맘먹고 새벽에 등교했다. 그러나! 이게 왠걸 정말 나보다 빨리 등교한 아이가 한 명 있었으니. 내가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 당시 멘붕상태로 있다가 그 아이가 화장실을 간 틈에 재빨리 서랍속에 선물을 넣어 두고 모른척을 했고, 그 날 우리 반은 그 선물 소동으로 시끌벅적 했던 것 같다.

용의자는 두 명에서 세 명이었는데 그 중 내가 유력했지만 나는 끝까지 부인했고 그렇게 해프닝은 일단락이 되었던 거 같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혼자만의 추억이 많았던 거 같다. 빼빼로 데이 날 다른친구들 일반 빨간 빼빼로 선물해줄 때 그 아이한테만 아몬드빼빼로 몇 개 추가해서 선물해줬고, 음악시간에 손잡는게 너무 쑥쓰러워서 체육복을 쭉~ 빼 입은 다음에 손잡고, 그냥 수업시간에 멀리서 그 아이의 얼굴을 보는게, 잠자기 전 그 아이를 생각하는게, 꿈에서 그 아이와 만나는게 사춘기 시절 중학교 1학년생의 삶에서 가장 큰 한 부분인 거 같았다.

그렇게 2학년으로 올라 가기 전 발렌타인데이 날 한 통의 전화가 집으로 왔다.

 

그아이 : ‘oo야’

나 : ‘응. 어쩐일이야?’

그아이 : ‘나. 남자친구있어, 그냥 너한테 말해줘야될꺼같아서..’

나 : ‘아, 그래?........알았어……^^’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의 첫 사랑이자 짝사랑은 그렇게 끝났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 날 이후 내 주변 지인은 좋아하지 말자는 다소 어리석지만 어린 나이에 고백 못 할 사랑으로 주변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중학교 졸업 후 서로 다른 고등학교를 갔지만, 정말 간간히 그 아이의 소식을 알 수 는 있었다. 누구와 사귀는지, 어느 대학교를 다니는지 정도는.. 어쩌다 싸이 친구가 되어 서로 연락은 못했지만 그 아이를 미니홈피를 방문하기도 했고..

그렇게 군대를 다녀오고 나 또한 연애와 학교 생활도 인해, 어린 날의 순수했던 첫사랑은 마음속에 묻어두었다.

시간이 흐르고 치열한 취업전쟁과 학교생활 속에 운 좋게 졸업전에 취업에 성공했고, 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급여통장을 만들기위해 은행을 방문했다.

연말이고 월요일이라 사람이 엄청많았고 내가 뽑은 번호표는 너무 오래기다려야 되서 두리번거리다가 조금 빠른 번호표를 주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고 창구로 가는 순간 창구에서 먼저 날 아는 채 했고, 나도 순간 멈칫 하면서 옛날 순수했던 설렘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 아이가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다.

진짜 그 때의 그 미치겠는 감정들은 말로도 글로도 표현할 수 없는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인거 같다. 여튼 떨리는 감정을 자제하고 오랜만에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통장을 개설하였고 연락하며 지내자며 그 아이가 본인 명함에 직접 연락처를 적어주었다.

어찌나 설레고 떨리던지…

번호를 받았음에도 그 아이에게 만큼은 연락하는게 왜 이렇게 떨리는지..

그래도 용기를 내어 연락을 하였고 그 아이는 역시 쿨하게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그 아이는 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항상 날 친구로만 생각했으니까..ㅠ

정말 오랜만에 떨리는 마음으로 만난 그녀는 은행에서 본 느낌과 또 달랐다.

너무 예쁘고 어렸을 때 모습으로 너무 예쁘게 자랐다. 너무 늙지도 않고 너무 어리지도 않고. 어렸을 때의 순수함이 다시 살아나는거 같았다. 같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4시간동안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추억을 곱씹으며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녀는 연애 1년 차였으며 여자친구가 없는 나한테 동료를 소개시켜준다고 까지 했다. 또한 나중에 서로의 결혼식에 꼭 참석하기로 약속도 했다.

결과적으로 그 동료와는 두 번정도 만났지만 아닌거 같아서 접었고, 난 나의 일에만 집중하며 나를 발전시켜려 했다. 그러다 일이 나와 맞지않아 퇴사를 결심하고 28의 늦은 나이에 호주 워킹홀리데이라는 겁없는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부로 출국일이 2주정도 남은 시점에서 언제 만날지, 언제 목소리를 들을수 있을지 모르는 그녀에게 조심스레 연락을 해보았다.

반쯤 눈이 감긴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그녀는 내가 출국 2주 남았다는 소리를 듣고 놀라더니, 자기는 9월 달에 결혼식이란다. 벌써 상견례에 식장예약까지 끝났단다. 순간 축하해라는 말과 함께 너무 당황하기도 했고 내가 지금 이 시점에 연락을 안했으면 힘들게 찾은 인연 다시 또 멀어졌을꺼라는 생각과 함께 왠지모를 섭섭함 오만가지 생각이 통화를 하면서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음주 수요일에 결혼 축하 겸 나의 출국을 위한 저녁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누군가가 나의 이상형을 물을 때 나는 이상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단지 현재의 사랑에 충실할 뿐…

지금까지 아름다운사랑들은 해봤지만….

정말 중학교시절 만큼 내가 누군가를 “때묻지 않고 순수”하게 좋아해본적은 없는거 같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나에게 유일한 이상형이자 연예인이다. 항상 멀리 떨어져서만 봐왔기 때문에..

누군가의 기억속에 좋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은 정말 뜻깊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나에게 그런존재이다. 이상형이고 연예인이면서 내 추억한켠을 채워주고 각박한 삶속에서가끔씩 순수했던 어린 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당사자는 모를것이다. 내가 이만큼 본인을 생각하는지.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정말 진심으로 그녀가 그녀의 그분과 행복하길 바라고 싶다.

나 또한 지금의 나를 더욱 발전시켜 훗날 그녀를 만났을 때 당당하게 인사하고 싶다.

 

오랜만에 FT아일랜드의 “남자의 첫사랑 무덤까지 간다” 라는 노래 한곡 듣고 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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