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만났던 곳. 자원봉사센터에 나는 1년만에 찾아갔어.
거기 계신 선생님들도 보고.. 혹시나 너도 볼 수 있을까봐.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은 네가 하는 악기수업이 없는 날이더라.
이상하게 힘이 쭉 빠지더라.
쌤들이랑 얘기하다가 잠깐 윗층에 있는 다른 부서 주임님한테 인사하려고 올라갔는데..
사무실로 가면서 무심코 본 오른쪽 강당에.. 네가 있더라.
왜 네가 거기 있지? 왜.
우리가 맨 처음 만난 그 강당에 왜 네가 있을까.
너도 뭔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이 마주치면서.. 둘다 순간 얼음이 되버렸어.
심장이 또 쿵하고 내려앉았고, 다리가 후들거리더라.
난 표정관리가 안됐고.. 바로 그냥 가던 길을 갔어. 눈 마주친건 2초?3초? 정도 뿐이었을거야.
사무실에 갔는데 주임님이 안계셔서.. 바로 다시 나와 지나간 그 길을 지나가는데..
네가 없더라. 없어.
그래서 난 갑자기 널 찾기 시작했어.
다른 사무실, 강의실, 강당 다 찾았는데 없어.
있을만한데 다 봤는데.. 없었어.
그래서 집에가려고 엘레베이터를 탔어. 대여섯번은 엘레베이터를 보내고서야 탈 수 있었어.
1층으로 내려가서 건물입구를 나선 순간 보이는 네 차.
넌 도망간거였어. 날 피해서 도망간거였어..
네 차를 보자마자 또 내 다리는 굳어버렸고, 그 앞에 멍하니 서있었어.
그렇게 잠깐 서있었는데..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더니 건물입구 앞에 있던 깃발로 된 입간판이 쓰러지는 소리가 났어.
그래서 그쪽을 무심코 돌아봤더니..
네가 뒤에서 날 보고 있었나봐. 황급히 다시 들어가는 널 봤어.
... 또 도망갔네. 왜 자꾸 도망가.
나한테 인사 못할거면, 날 지나서 네 차 타고 모질게 가버리던지. 뭐야 그건.
한동한 멍했어. 집에 갈 생각도 못했고..
그러다보니 1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더라.
친구랑 약속시간이 다가오길래.. 가야했어.
근데 바보같은 난 그냥 못가고.. 쪽지를 네 차에 끼워놨어.
나 한국 돌아왔다고. 번호 똑같으니까 시간 있을때 연락하라고.
그 쪽지 놓고 버스 타자마자 후회했어. 놓지말걸.
찌질하고 질퍽거리는 내가 너무 싫었어.
알아 나도. 넌 연락하지 않을거란걸.
근데 내가 왔다는 걸 그냥 너한테 알리고 싶었어.
그리고.. 아직 너 기다린다는 것도.
매일 핸드폰 보면서 네 연락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참아보려고.
너네 집앞에, 너네 동네에 안갈거야.
사실, 너한테 연락이 오면 무슨말을 해야할지 나도 모르겠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
너가 이 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쓸게.
이게 내 진심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