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 600일이 넘었고
햇수론 3년이 넘은 꽤 오래 된 커플입니다.
나이는 20대 초중반이고요.
섹스는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
(여기서 부터 절 병신이라고 생각하면 걍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ㅠ)
여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군요
여자친구의 짜증을 견뎌낸지 언 60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예전엔 짜증내는 그녀의 모습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는데
이제 더이상 그러지 않습니다. 너무 싫어서 다시는 보기 싫을 때도 있고
차라리 영영 여자친구를 만들지 않아도 될거야 하는 맘도 갖게 될 정도로
지금의 제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렇다고 헤어지자니 600일간의 정이란 것이 도저히 저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정이란 것이 때론 굉장한 죄책감으로 다가오기도 하더군요... ㅠㅠ
남자와 여자의 소통 방식이 전혀 틀리다고 하지만
저는 그녀를 이해하기엔 너무 벅찹니다.
바로 어제 석탄일 같은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1.내가 사준 구두를 신어달라고 했습니다.
얼마전에 600일 선물로 큰맘먹고 사준 구두가 있었습니다.
제 여동생한테 묻고 물어서 대학생 치곤 절대 가벼운 돈이 아닌
20만원 중후반을 호가하는 굉장히 비싼 구두였습니다.
헌데 아깝다며 한 번도 안신길래 오늘 한 번 신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갈 때 부터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웨지 힐은 그래도 다리가 편한대, 이 구두는 그냥 신고다니기엔 너무 힘든 구두 블라블라 무슨 연회장에서 쓰는 구두 블라블라 그래서 니가 내가 힘들면 안아줘라 뭐 길은 먼거 아니냐 블라블라."
네 그렇습니다 솔직히 내가 신어달라고 했으니 이정도 짜증은 참겠습니다.
솔직히 이정도 짜증은 짜증도 아닙니다.
여자들 힐 신는거 그거 되게 힘들고 아픈일이라는 것 잘 압니다.
저에게 잘보이기 위해서란 것도 잘 압니다.
헌데 여자친구가 힐 신는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따지자면 자기 만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아프면 운동화 신으라고 해도 힐 고집합니다. 저는 여자친구 운동화 신은 모습도 좋아라합니다.)
그래서 한 번 신어달라고 한겁니다.
2.조계사 본사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종로1가 역에서 내렸을 때
무슨 조계사가 이렇게 머냐, 다리 아프다 종각역은 또 어딨냐
안국 사거리가 안보인다. 등등 또 조계사에 도착하니
무슨 조계종 총사라는 곳이 이렇게 조그맣냐 내가 본 절들은 다 커다랬다
블라블라. 사람이 너무 많다 블라블라
제가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무슨 화장실에 그렇게 오래 있냐
힐 신고서 기다리면 얼마나 힘든지 아냐(네 그래봤자 5분~7분사입니다.)
예예 이정도 까진 이해 합니다.
3. 조계사에서 청계천 연등제 할 때
배가 처음부터 고프다던 여자친구인지라, 힐도 신었고 무작정 데리고 청계천으로 향한다는 것이
미안하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여자친구 배려겸 해서 가지 말자고 했습니다.
인사동 가서 밥먹자고, 그런데 여자친구가 갑자기 배가 안고프다고 연등제 보러가자고 합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절 배려해서 자기가 발이 아픔에도 불구하고 가자고 하는거
남자친구가 그걸 알고 어찌 갑니까? 솔직히 거기 갔다가 또 발아프다 힘들다 뭐하다
니가 구두신고 있는 나를 이렇게 데리고 생고생 시켜서 골병드는거다
이 소리 듣는 것도 걱정되서 안간 것도 있습니다.
여튼 그래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4. 헤어지고 나서
힘들었습니다. 저는 집이 좀 멀거든요.
여태것 데이트 하고 헤어지면서 저는 정말 엄마가 급히 올라오셨거나
집안에 급한 사정이 아니면 무조건 여자친구를 집 앞까지 바래다 줍니다.
100번 데려다줬다고 치면 1번 안데려다 준 셈입니다.
그러고선 또 1시간20분정도의 거리를 이동해 제 집으로 갑니다.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보고 오늘 청계천 연등제 못봐서 아쉽답니다.
아..... 울ㅋㅓㄱ
네 잘 압니다 지금까지 잘 참았는데 여기서 폭팔하면 안돼죠
여자친구의 말이 날 비아냥거리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그냥 단순히 못봐서 아쉽다고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참으려 했는데,.....최대한 언어순화를 해서 한 말이 이렇게 튀어나갔습니다.
"니가 힘들다며."
네 이 말 한 저는 쳐죽일 놈이죠 그렇쵸?
여자친구의 무차벌적인 폭언과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자기가 언제 가지 말자고 했냐는 둥
분명히 가자고 말했다는 둥
니가 나를 또 죄인으로 만들었다는 둥
우와우! 머리가 점점 아파옵니다.
더이상 만나기 싫고 헤어지고 싶다고
헤어지자는 말이 목끝에서 울렁입니다.
"미안해"
네 전 늘 이렇게 병신입니다.
"뭐가 미안한데 병신아 니가 미안한거 알기나해?"
네 압니다. 애초에 내가 선물해준 힐 신고 조계사에 가자고 한 것 부터가 잘못이겠죠.
욕을 한바탕 듣고 연락하지 말라는 둥...
그렇게 여자친구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러분... 과연 제가 그 짜증을 못견디는게 이상한건가요
제발 차라리 누가 꼭 짚어서
니가 이상해 이병신아 라고 하면
반성하고 자숙하고 내가 그동안 여자친구에게 잘 못했어 하고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런데 저의 현실적 잣대는 자꾸 못되게도 저울질 합니다.
누가 더 이상한 사람인지 ㅠㅠ
어떻게 하겠습니까.... 사람 하나 미쳐버리는 것 보다야
여러분들에게 질문하는게 나을성 싶어 질문 드립니다.
과연 왜 짜증을 내는 것이며
만약 이유가 타당하다면
제가 이상한 놈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