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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여자 - (7화)

윙윙 |2013.05.18 23:50
조회 1,819 |추천 8

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어요..^^

 

 

 

 

 

..문을 나서는데, 아직도 복도는 경찰들이 왔다갔다 했어.

 

내가 나타나자, 경찰들은 못 본척 했지만 그들 사이에 풍기는 의심의 분위기는 알아차릴 수 있었어.

 

나 역시 경찰들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애써 못 본척하고 걸어나갔어.

 

 

계단으로 나가다 보니, 검붉은 피가 사방으로 튄 채로 말라붙은 엘리베이터 안이 보였어.

 

어제의 그 참혹했던 경비 아저씨의 시체가 연상되니,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부르르 떨렸어.

 

오피스텔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한편으로는 한승이 형이 내게 모든 의문을 풀 정답을 줄 것에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그 답을 아는 것이 두럽기도 했어.

 

어떤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될지...

 

지하철을 타고, 한승이 형의 스튜디오로 가는데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야.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따라오는 듯한 기분나쁜 느낌이 계속 느껴졌어.

 

 

주위를 자꾸 둘러봐도, 수상한 사람은 발견할 수 없었어.

 

괜히 내가 과민 반응하는 것으로 생각했어.

 

하지만, 그 기분은 한승이 형 스튜디오로 가는 동안 계속 느껴졌어.

 

 

그러다가 스튜디오가 있는 건물에 들어가다가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어.

 

그때 나를 지켜보던 수상한 두 사람이 눈에 띠었어.

 

 

그들은 갑작스럽게 내가 자기들을 보자, 당황함을 감추며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했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어.

 

그들이 어디서부터 나를 따라왔고, 대체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어.

 

 

하지만, 그 사실 자체가 내게는 너무 두려웠어.

 

 

한승이 형 스튜디오로 올라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라고... 그들이 경찰일까, 아니면 누굴까?

 

경찰이라면, 나는 심각하게 살인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것이었고, 그들이 경찰이 아니라면, 더욱 일이 심각해지는 것 같았어.

 

 

복도에 난 창문으로 밖을 내봤는데, 역시 그 사람들은 건물 입구에 있었어.

 

속이 답답해지며, 미칠 것 같더라.

 

아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그래도 내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승이형의 밝혀줄 수도 있는 진실이었어.

 

스튜디오 문앞에 서서 쉼호흡을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어.

 

한승이 형은 밤새 작업했는지, 피곤한 모습으로 20인치 모니터 앞에서 뭔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어.

 

한승이 형은 나를 보자 지친 표정으로 한마디 했어.

'너 이 기괴한 사진 정말 어디서 구한거야?'

 

'전에 말한대로 어떤 사람이 보내준거예요.. 그런데, 형, 제가 어제 드린 사진 다 가지고 있죠?

 

어젯밤에 정말 골 때리는 일이 있었어요. 아니, 정말 끔찍한 일이었어요...'

나는 한승이 형에게 전날밤에 있었던 것을 모두 말해주었어.

 

사진들이 모두 없어진 거 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된 경비 아저씨의 끔찍한 시체며, 그 시체가 두 번째 사진과 똑같은 사실이라는 것 모두 얘기해 주었어.

 

한승이 형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어.

'휴.... 그런 일이 정말 일어났니? 믿을 수 없다, 믿을 수 없어...하긴 이 사진도 믿을 수 없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한승이 형은 나를 옆자리에 앉히고 그 문제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사실들을 얘기해 주었어.

'지난 번에 일한이가 이상한 사진 갖다주어서 찝찝하게 하더니, 이번에는 인석이 너도 그러는 구나..

 

이런 사진을 조사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 사진이 조작된 것인가 아닌가를 알아보는 거야.

 

그것을 알아보는 것은 여러 가지 있어.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하고 조작기술이 발달해도, 가짜 사진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은 항상 있어.

 

 

딴 것은 몰라도 그것은 이제 내 전문분야가 되었지..

 

여하튼 이 사진은 진짜였어.

 

몇 가지 방법으로 테스트 해봐도 이 사진은 가짜가 아니었어.

 

그리고 나서, 이 사진의 시체 부분을 선명하게 확대해서 법의학 전공하는 친구에게 이 메일로 보냈지.

 

시체가 진짜인지를 알아봐달라고 했어.

 

다행히 그 자식이 별로 안 바쁜지, 오늘 아침에 답신이 왔어.

 

사진만으로 사실 유무를 알 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진에 찍힌 시체는 마네킹이 아니라 진짜 사람일 확율이 높다는 거야.

 

결론적으로 이 사진은 진짜고, 진짜 시체를 찍은 것 같다는 것이지.

 

그리고 내 나름대로, 네가 부탁한 분석을 시작했어.

 

자 이 부분 잘 봐..

 

네가 발견한 그 거울 부분이야.

 

거울에 비친 것을 확대하고 선명하게 하는 것은 별로 힘든 일이 아니었어. 좀 시간만 걸리지 그리 힘든 작업은 아니었어. 잘 봐.. 이것이 네가 보고 싶은 것이었니?'

한승이 형이 확대시켜준 것을 처음 봤을때는 무엇인지 잘 알수가 없었어.

 

 

그런데 한승이 형의 설명을 듣고 보니 뭔지 알 수 있었어.

'여기를 잘 봐.. 이 부분이 사람의 코야.. 나도 처음에는 분간이 잘 안거더라... 피 범벅이 되 있는 바람에..'

한승이 형 말대로 그것은 사람 얼굴의 일부분이었어.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피 범벅이 되 있고, 얼굴의 코와 입부분만이어서 신분을 알아볼 수 없었어.

 

갑자기 온 몸의 힘이 쫙 빠지고, 실망감이 몰려오더라.

 

여기서도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니...

 

하지만, 이상한 것은 알아볼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유도 알 수 없게 눈에 익었어. 또 괜히 소름이 끼치더라.

 

한승이 형은 실망스러운 표정을 읽었는지, 다시 한번 모니터를 보라며 얘기를 계속하더라.

'인석아, 나도 이 부분을 보고 좀 실망했어.

 

이 사진에 뭔가 있을 것 같았거든...

 

그래서 사진의 다른 부분도 내 나름대로 꼼꼼히 살폈어.

 

한 두 시간 정도 살폈지..

 

특별히 이상한 것이 하나도 눈에 띠지 않아, 포기하려 했어.

 

그러다 이 부분을 발견했지. 자 봐..'

한승이 형이 확대해준 부분은 사진의 윗부분이었어.

 

 

그러니까 시체의 천장부분이었어. 하지만 내 눈에는 특별한 것이 하나도 안 보였어.

'별로 이상한 것이 눈에 띄지 않지.

 

하지만, 이렇게 사진에서 색깔을 빼고 명암을 좀 넣어봤어. 그러니까 좀 선명하게 보이더라. 자, 보이지...'

한승이 형이 조작을 하자, 그 천장 부분에 뭔가 시커먼 것이 희미하게 나마 보이기 시작하는 거야.

'흔히 이런 부위는 사진 찍을 때 후레쉬가 터지면 나오는 그림자일 경우가 많거든..

 

그런데 이번 경우는 사진을 찍은 방향과 천장의 전등의 방향을 보면, 그림자일 리가 없어.

 

 

그림자가 생길 방향이 아니거든..

 

그래서 뭔가가 있다는 것을 확신했어.

 

다음에는 사진의 선명도를 극도로 높이고, 부분부분 확대해 봤어. 그러니 이런 모습이 나왔어.휴....'

한승이 형이 보여준 사진을 보고, 나는 충격으로 움직일 수 없었어.

 

 

그 검은 부위가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는 거야.

 

피 투성이가 되 있는 시체 위로, 사람 모양의 검은 형체가 떠 있는 거야. 얼마나 무섭던지...

 

그런데 한승이 형은 작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

'이렇게 반 투명으로 찍힌 피사체는 선명하게 그 모양을 알아보기 힘들어. 그래서 좀 편법을 썼어.

 

그 반투명 피사체를 불투명 피사체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했지.

 

쉽게 얘기하면, 빛이 투과되어 선명하지 못한 피사체를 불투명하게 만들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 더 뚜렷이 보이게 만드는 것이지.

 

쉽지는 않은 노가다였지.

 

그리고 나온 것이 바로 이 모습이었어.

 

나도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어.

 

그것의 모습을 알아보는 순간, 온갖 사진을 봐왔다고 자부하던 나 역시 소름이 쫙 끼쳤어. 그 섬뜩한 모습에....'







..나도 한승이 형이 보여준 그 사진을 보고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전율이 느껴졌어.

 

 

그 시체 위에 천장에 어떤 여자가 떠 있는 거야.

 

 

한승이 형은 집어넣은 색깔이 붉은 색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색깔이 빨간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피빛 색깔인 여자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천장에 둥둥 떠있는 거야.

 

얼마나 소름끼치는 사진이던지 숨쉬기가 힘들었어.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승이 형에게 물어보았어.

'한승이 형, 도대체... 이게 뭐죠? 이것이....'

 

'휴... 나도 잘 모르겠어.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보고 심령사진이라고 하겠지..

 

나는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유령이나 귀신이 찍힌 것일지도몰라..

 

 

지난번 일한이가 가져온 스티커 사진에도 이런 불가사의한 것이 찍힌 적이 있거든..

 

그때도 그 정체를 밝혀내지 못 하고, 사진만 저절로 사라졌어.

 

일한이 그 자식 말로는 원한을 품은 원귀의 모습이 찍혔다고 하긴 했지만...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사람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경우에 그 원혼이 자기 몸에서 빠져나와, 시체인 자기 모습을 보고 악귀고 변한데...

 

네 얘기를 들어보고 이 사진을 보니, 이 사진 속의 시체도 꽤나 고통스럽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 같아.

 

그렇다면, 이 허공에 떠있는 것은 시체의 원귀라 할 수 있지.

 

나도 원래 이런 얘기 믿는 사람이 아닌데, 내 눈으로, 그것도 사진으로 보니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너도 이런 것이 찍혔는 줄 알았니? '

나는 고개를 저으며, 모니터에 보이는 그 오싹한 모습을 뚫어지게 보았어.

 

 

자세히 보니,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어.

'형, 이것의 얼굴 좀 확대해 주시겠어요.'

한승이 형은 내 말대로 그것의 얼굴부위를 확대해 줬어.

 

점점 확대되는 사진을 보니, 그 소름끼치는 얼굴이 또렷해질 수록 등골이 오싹해졌어.

 

이윽고 얼굴을 알아볼 크기로 확대되자, 나는 그 핏빛 얼굴이 왜 그리 익숙해 보였던 이유를 알아차릴 수 있었어.

 

그 사진 속 얼굴은, 내 주변을 맴돌던 그 여자 귀신의 얼굴이었어. 충격으로 숨을 쉴수가 없더라.

 

잠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되더라.

 

한승이 형이 어깨를 잡아 흔들 때까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이 멍하니 있었어.

 

나는 쉰 목소리로 한승이 형에게 물어봤어.

'형... 이 사진에 찍힌 것은 정말 뭐죠?'

 

'그걸 나에게 물어보면 어떡하냐?

 

한가지 확실한 것이 이 사진에는 분명히 그 무엇인가가 찍혀 있다는 거야. 그것이 뭔지는 몰라도...'

나는 그 사진을 보고,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한승이 형에게 한가지 더 부탁했어.

 

 

어떻게 보면, 좀 무례한 부탁일 수도 있었지만, 그 때 나로써는 한승이 형의 도움이 단 하나의 희망이었어.

 

그리고, 한승이 형에게 KillYou가 보내왔던 나머지 사진들을 인쇄를 부탁했어.

 

 

내가 가지고 있던 사진들은 다 없어졌지만, KillYou가 보내왔던 사진들은 다행히 한승이 형이 가지고 있었거든.

 

나머지 사진은 두장이었어.

 

하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된 시체와 똑같은 사진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KillYou라는 미친 놈이 제일 먼저 보내온 사진 이었어.

 

이미 두 장의 사진은 실제의 살인 사건으로 나타났고, 남은 것은 한 장의 사진 뿐이었어.

 

한승이 형이 내가 부탁한 작업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나는 그 사진들을 들고 스튜디오를 나섰어.

 

스튜디오를 나서는 순간, 이제까지 잊어버리고 있던 나를 미행하던 수상한 사람들이 생각났어.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 아니, 솔직히 신경 쓸 여유가 없었어.

 

 

그 때 내 머리속은 그 여자 악귀의 모습과 모든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냐는 해답을 찾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었어.

 

지하철 안에서 오직 그 생각만 했어.

 

쉽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였어.

 

그 여자가 진짜로 그런 식으로 끔찍하게 살해되고, 원한을 품은 악귀가 되서 자기가 죽은 방식으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가는 거야.

 

 

그런데 희생자들이 내 오피스텔에 있는 사람들에서 나오는 것인거야.

 

 

그리고 그 여자는 내 주변에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이냐 이거야. 또 KillYou라는 놈의 정체는?

 

한승이 형은 조심스럽게 내 의문에 대해 이런 얘기를 해 주었어.

'어쩌면, 어쩌면 말야... 내가 본 그 여자 원귀는 네 환각 속에 존재하는 것인지도 몰라.

 

너는 이 사진을 이미 여러번 봤어.

 

하지만, 이렇게 감춰진 여자의 모습은 못 봤겠지.

 

그런데, 내가 의식은 못했지만, 잠재 의식 중에 그 여자의 모습을 인식해을 수도 있어, 그런 와중에 그 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 여자의 모습을 계속 봐온 것이야.

 

실제로 그런 일은 발생하거든.

 

볼때는 인식하지 못한 모습이, 데자부처럼 의식이 희미해질 때 보이는 경우가..

 

흔희들 꿈이나 잠들기 직전에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대..

 

너도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지도 몰라...'

물론 한승이 형의 말은 일리가 있을지 몰랐어.

 

그 여자의 모습은 항상 내가 피곤할 때 나타났고, 그 모습을 보고 정신을 잃은 적도 있는 것 같았어.

 

그렇지만, 내가 환각을 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지하철 안에서도 그 수상한 사람들이 나를 따라오는 것 같았지만,별로 게의치 않았어.

 

나를 의심하는 경찰이나 형사라고 생각했어.

 

난장판이 되고, 살인이 계속 일어나는 오피스텔로 들어가기 싫었지만, 이상하게도 모든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한승이 형의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라 들어가야 했어.

 

주인 잃은 경비실은 덩그러니 비어있었고, 엘리베이터는 작동도 안하고 있어, 걸어서 올라가야만 했어.

 

뒤를 돌아보니, 나를 따라오던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그 사람들도 더 이상 나를 따라오지 않고, 근처에서 지켜보기만 할 생각인지 나타나지 않았어.

 

수사가 대충 진행되었는지, 전날 까지만 해도 북적거리던 경찰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출입금지를 표시하는 테잎만 붙여져 있었어.

 

어두컴컴하고, 아무도 인적 없는 곳에 테잎만 덩그러니 붙여져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 음산함이었어.

 

당장이라도 어둠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만 불길함이 느껴졌어.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어.

 

불꺼진 내 방으로 들어와 불을 켰어. 방안은 난장판 그대로였어.

 

대충 자리를 잡고, 스텐드를 키고 떨리는 손으로 가져온 사진을 꺼냈어.

 

처음 봤을때도 그 끔찍함에 전율을 느꼈지만, 그때는 또 느낌이 달랐어.

 

 

어쩌면 이 사진 그대로의 살인이 또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더 무서워지는 거야.

 

그 사진의 모습은 다시 보기가 꺼려졌어.

 

사진에는 얼굴은 나오지 않고, 대상의 상체와 하체만 찍혔어.

 

벽에 세워놓고 찍은 사진 같았어.

 

얼마나 많은 곳을 찔렸는지, 온 몸에 수십 곳에 구멍이 나 있었고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장면이었어.

 

찌르고 나자마자 찍은 사진인지, 피가 쏟아지는 것이 적나라하게 사진에 찍혔어.

 

 

얼마나 잔인한 미친 놈이 저지른 일인지 몰라도 사람을 난도질 해놓은 거야. 그리고 사진을 찍고....

 

이 사진을 찍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온 몸이 부르르 떨리더라.

 

 

광기어린 얼굴로 희생자를 사정없이 찔러 놓고, 자신의 범죄를 음미하듯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그 놈의 광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어.

 

그러다가, 그 희생자가 그 여자라는 생각이 들자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어디서 뭐하다 희생된 여자인 줄은 모르지만, 난데없이 이런 처참한 일을 당한 것이...

 

나는 그 끔찍함에 구토를 느꼈지만, 꾹 참고 사진을 보면서 생각을 했어.

 

뭔가가 떠오를 듯 했어.

 

모든 퍼즐을 맞출 수 있는 단서를....

 

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어.

 

깜짝 놀라며, 전화를 받았더니 한승이 형의 흥분된 목소리 였어.

 

'인석이니? 네가 부탁한 것 해봤더니... 휴....

 

세 사진 모두의 그 여자의 모습을 발견했어.

 

하나같이 증오와 분노로 가득찬 무시무시한 모습이었어.

 

어쩌면 세 사진의 희생자는 그 여자 하나일지도 몰라.

 

잔인한 놈...

 

한 희생자를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런 식으로 훼손하고 사진까지 찍어내더니...

 

그런데..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을 사진에서 알아냈어. 이 사진을 찍은 범인의 모습인데......'

한승이 형이 결정적인 얘기를 하려는 그 때, 나는 등뒤에서 싸늘한 살기와 불길한 시선을 느꼈어.

 

한승이 형의 얘기를 들으며, 내 등뒤에 있을 것 같은 그 무엇의 정체를 보기 위해 몸을 돌렸어......






뒤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사람은 바로 전날 나를 폭행하려 했던 형사였어.

 

 

그는 미친 사람 같은 광기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거야.

 

귀에 대고 있던 수화기 너머로 한승이 형의 얘기가 계속 들렸어

"사진들을 정밀하게 조사하다 보니, 그 끔찍한 일을 저지른 놈의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어...그 놈은....."

중요한 얘기를 하는 때였지만, 형사는 나를 가만두지 않았어.

 

다짜고짜 내게로 달려와, 나를 쓰러트렸어.

 

들고 있던 수화기는 저쪽으로 내던져지고, 한승이 형의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고 외치는 소리만 들렸어.

 

그 형사는 내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품에서 권총을 꺼내 내가 겨누는 거야.

 

그리고는 한승이 형이 뭐라고 소리치는 전화기 선을 뽑아 버렸어.

 

나는 갑작스런 그 형사의 행동에 화가 났어.

'뭐하는 거예요? 당신!'

하고 소리치며 몸을 일으키며 화를 냈어.

 

하지만, 돌아선 그 형사의 눈을 보고, 나는 그에게서 풍기는 살기가 느껴지면서 등골이 오싹해졌어.

 

그의 그 광기 어린 차가운 눈빛은 어디선가 자주 접했던 익숙한 두려움이었어.

 

그 형사에게 대해 화를 내려고 했던 나는, 그 형사의 그 무시무시한 모습에 주춤할 수 밖에 없었어.

 

그 형사는 다시 한번 권총을 든 채, 나를 무지막지하게 때렸어.

 

나는 저항을 하려 했지만, 권총을 들고 있어서 그냥 맞을 수 밖에 없었어.

 

간신히 그 형사를 밀쳐 내고 정신을 차렸지만, 그 형사는 씩씩거리며 총울 겨눈채 아직도 나를 노려보고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형사의 눈빛에 뭔가를 두려워 하는 것 같은 표정이 들었어.

 

그러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치는 거야.

'이 개색기야! 오늘은 니가 죽을 차례야! 내가 그렇게 앉아서 당할 줄 알았어! 이 살인마 새끼!!'

나는 그 형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

 

단지 짐작할 수 있는 거라곤, 그 형사가 나를 살인범으로 알고 죽이려고 한다는 거야.

 

 

전날 들은 것처럼 용의자만 보면, 이성을 잃고 폭력을 행사하는 열혈 형사라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에는 황당한 생각마저 들더라.

 

나는 거의 미친 것 같은 그 형사에게 간신히 말했어.

'무슨 얘기예요? 난 죽이지 않았다니까요!! 도대체 무얼 가지고 이런 불법 행위를 하는 거예요!!'

내가 절규하듯이 소리쳤지만, 그 형사는 그 말을 무시하고 다시 나를 덮치듯이 다가왔어.

 

 

나는 다시 한번 나는 이번 살인과 아무관계도 없다고 소리쳤어.

 

그 형사는 나를 다시 한번 공격하려다가, 발악하는 듯한 내 목소리를 듣더니 자리에서 멈춰서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어.

 

그러더니, 품에서 뭔가를 꺼내서 바닥에 던지면서 나를 보고 광기어린 얼굴로 소리쳤어.

'이걸 보고도 그래! 이 새끼야!! 니가 두 명을 죽였지만, 우리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나는 그 형사가 던진 것이 뭔가 봤어.

 

그것은 바로 전날 내 방에서 없어진, 그 잔혹 사진 자료들이었어.

 

그 중에 KillYou가 보낸 사진들이었어. 나는 더욱 혼란스러웠어.

 

도대체 이 사람이 왜 그렇게 흥분하는 것인지.. 이 사람이 어떻게 이 사진들을 가지고 있는지... 진짜 형사인지...

 

상황파악을 할 수가 없었어.

 

그 형사는 총을 들어 정말 나를 쏠 기세였어. 그리고는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어.

'죽기전에 솔직히 털어놔! 어떻게 우린지 알았어? 엉?'

더 황당해 지더라.

 

그 형사는 흥분해서 얼굴이 거의 시뻘개졌고, 권총을 든 손을 바들바들 떨리기까지 했어.

 

 

언제라도 총알이 튀어나갈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덜덜 떨렸어.

'아까부터 도대..체.. 무슨.. 얘기 하는.. 거예요... 나는.. 안..죽였...다니까요!'

그 형사는 권총을 내 목에 들어대고 다시 한번 물어봤어.

 

권총의 차가운 감촉은 정말 소름끼치더라..

 

그리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쳤어.

'그러면 이 사진들은 어디서 구한거야!! 엉!!!'

 

'그것들..은.. 메일로...받은.,..거예요...'

 

'메일? 누구한테서?'

 

'KillYou라는 사라..람..으로부터요...'

KillYou라는 대답을 듣자, 갑자기 그 형사는 내 목에 들이댔던 권총을 빼더니 놀란 표정을 짓더라.

 

그리고는 확인하듯이 묻더라.

'KillYou라고 했나?'

 

'그렇다니까요! KillYou라는 미친 놈이 보낸 거예요!!이번 사건의 범인은 아마 KillYou라는 놈일 꺼예요!!!

 

그 놈이 보낸 사진대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예요!!'

나는 그 형사의 분위기가 좀 바뀐 것을 알아채고 필사적으로 얘기했어.

 

 

그런데 내 대답을 들은 그 형사의 표정이 좀 묘하게 바뀌었어. 그러더니 정말 의외의 질문을 하는 거야.

'그러면.. 혹시 너 Enjoy Killing과 관계 있어?'

이번에는 내가 황당해 지더라. Enjoy Killing이라는 것은 내가 운영하던 그 잔혹 사진 site이름이었거든..

 

그 형사가 그걸 아는 것이 이상했어.

내가 그 site를 운영한다는 대답을 듣자, 갑자기 그 형사의 표정은 이상하게 일그러졌어.

 

 

나는 긴장된 상태에서 그 형사가 갑자기 그렇게 이상해지는지 살펴봤어.

 

뭔가를 생각하는 듯한 얼굴이었어.

 

그러더니, 그 형사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차가운 미소를 짓는거야!

 

나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어.

 

그 형사는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물어봤어.

'야! 너 정말 안 죽였어?'

 

'그렇다니까요!! 나는 단지 그 사진을 받았을 뿐이라니까요!!'

내 대답을 듣자, 그 형사는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는 거야.

 

그 웃음을 듣자, 나도 안심이 되더라. 그 형사가 오해를 푸는 것 같아서...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일 뿐이었어.

 

다음 순간 그 형사는 권총을 겨누며 아무 말 없이 천천히 내게 다가 왔어. 얼굴에는 미소를 띠고.

 

나는 겁이 와락 들더라.

 

그 형사의 미소 띤 얼굴을 보니, 이상할 정도로 소름이 끼치더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는 얼굴이었지만, 그 정말 무서웠어.

 

그가 권총을 겨눈채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가 나왔어.

'권총...내려...놓고... 뭐..를 원...하는..거예요? 말...좀 해봐요.....'

내가 겁에 떠는 것을 보자, 그 형사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어.

 

 

얼마나 섬뜩한 미소인지, 그 웃음을 보니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더라. 그러더니 나지막히 한마디 내뱉더라..

'그랬구나.. 재미있는 우연이야.. 니가 Enjoy Killing의 운영자라니...'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 사람의 모습에서 나를 어떻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어떻해든 해보려 했지만, 내 가슴을 겨누고 있는 권총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었어.

 

그 사람은 다시 한번 권총을 내 머리에 겨누고, 기분나쁜 미소를 지은 채 얘기하는 것이었어.

 

 

난 그 얘기를 듣고 충격으로 몸을 가눌 수 없었어.

'우리가 그 KillYou였거든.. 니가 우리가 보낸 사진을 받은 놈이었구나.. 하하!!!'

 

그러더니, 갑자기 권총으로 내 뒷통수를 내리쳤어.

 

머리가 충격으로 멍해지더니, 다리의 힘이 풀리며 자리에 쓰러졌어.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 그 형사의 소름끼치는 웃는 모습이 보였어.

 

 

그 순간 그 형사를 보고 내가 느꼈던 두려움의 익숙함의 이유를 깨달았어.

 

그 형사의 얼굴에서 풍기는 음산함은 바로 내가 수많이 봐 왔던 싸이코 연쇄 살인자들의 미소에서 느꼈던 거야...

 

그 형사의 기분나쁜 미소가 시선에서 흐릿해지며, 주위는 어두워졌어.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 형사의 입가에 흐르는 이유모를 탐욕스런 미소였어....

갑자기 코에 역한 냄새가 나면서 정신을 차리게 되었어.

 

눈을 떠보니, 내 방이었어.

 

몸을 움직이려 하다가, 내 몸이 자유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내 몸이 결박당한채 의자에 앉아 있는 거야.

 

그 사실을 깨닫자 마자, 두려움이 몰려왔어.

 

그때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어.

'정신 차렸나...'

목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보니, 그 형사가 기분 나쁜 미소를 띠고 나를 쏘아보고 있었어.

 

 

나는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어.

 

 

몸을 뒤틀며 움직이려 했지만, 결박을 묶여 고개만 흔들 수 있었어.

'무슨 짓이예요!'

내 소리에 형사는 대답 대신 빙그레 웃었어. 그 웃음은 지옥에서 나온 악마의 웃음처럼 음산했어.

 

그리고 말없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들어올렸어. 그 형사에 손에는 날카로운 사냥칼이 들려있었어.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꼈어. 그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졌어.

 

짧은 순간, 내가 이제까지 생각없이 봐오고 취급했던 잔혹사진들이 떠올랐어.

 

 

산채로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내장이 튀어나오고, 사방으로 피가 튀는 시체들....

 

그런 사진들이 실제의 공포로 느껴졌어.

 

움직일 수 없으니, 도와달라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어.

 

하지만, 덩그러니 메아리만 울릴 뿐이었어.

 

내가 비명 지르는 모습을 기분 나쁜 비웃음을 머금은 채로 바라보던 그 형사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어.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없을걸...알다시피 입주자도 없잖아?그리고 보면 세상에는 참 이상한 우연도 많아.

 

니놈이 Enjoy Killing의 운영자였다니..언제가 그 운영자 놈을 잡아 손볼까 했는데, 이렇게 만나게되네...

 

미안하네. 내가 결정적으로 착각을 한 것에 대해..우리는 니 놈이 우리를 노리고 있는 줄 알았어.

 

그 싸이코 컴퓨터 프로그래머하고 그 멍청한 경비 놈도 니가 손 봤는줄 알았는데...엉뚱한 놈 붙잡고 지랄한 셈이네...'

 

'도대체 무슨 얘기하는 거예요? 이거나 풀어줘요! 경찰이 무슨 짓 하는 거죠!!'

 

'이 아저씨 아직 아무 것도 눈치 못하고 있는 거 아냐? 나 네 말대로 경찰 맞지.

 

하지만, 지금은 퇴근하고 취미 생할을 즐기는 중이지..'

그 말과 함께 그 형사는 징그럽게 웃는 거야.

 

그 웃음을 보니, 소름이 쫙 끼치더라.

 

결국 그 처참한 시체를 발견된 그 두 사람은 이 형사 놈과 같이 그 여자를 난도질한 사진을 찍었다는 거야.

 

그럼 이 연쇄 살인은 정말 악귀의 복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동시에 나는 그 형사가 그 끔찍한 사진들을 보낸 KillYou라는 생각을 하니, 그 놈이 나를 묶어놓고 어떤 짓을 할까 무서웠어.

'당신이 KillYou라면 그 사진들은?'

나는 조금이라도 말을 시켜, 시간을 끌 생각으로 그 놈에게 물어보았어.

 

 

그 놈은 금방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이 아닌지, 담배를 하나 빼어 물더니 자랑스럽다는 듯이 얘기를 했어.

'어땠어? 그 사진들? 죽여줬지? 내가 생각해도 그 사진들은 작품이었어. 걸작! 마스터 피스!

 

우리도 그 작품을 만들어 놓고 감동했어. 벤허가 뭔가 하는 영화를 만든 감독놈이 그런 말을 했다며..

 

신이여 우리가 진정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까? 바로 그런 기분이었어!'

그 형사 놈은 미친 놈처럼 지껼여댔어.

 

그 광기어린 눈빛을 보니 미친 놈 그 자체였어.

 

나는 계속해서 그 놈을 치켜세우면서 시간을 끌 생각을 했어.의문도 풀고..

'그래요. 그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니 사람들이 난리가 났어요.

 

다들 다음 사진을 기대하고, 어떤 천재가 그걸 만들었냐고 물어보고 그랬어요. 정말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지? 내 그럴 줄 알았어.

 

니네 싸이트에 보내자고 한 것은 그 프로그래머 아이디어였지만,그 사진을 만든 것은 거의 내가 한 일이었지.

 

그 여자를 우리 것으로 만든 것도 나였고, 그런 식으로 난도질하자고 한 것도 내 아이디어였어.

 

경비 놈은 그냥 보고 즐기기만 했어. 소심한 놈.. 그렇게 될 줄 알았지..'

그 형사 놈은 좀만 구슬리면 자기 자랑하는데 정신이 팔릴 것 같았어.

'내가 그런 사진을 많이 봤지만, 당신내들이 만든 작품이 최고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

질문을 던지면서, 나는 내 상황이 정말 황당하게 느껴졌어.

 

그런 미친놈 앞에 묶인채로, 기자가 무슨 예술가를 인터뷰하는 것 같았거든..

 

하지만 그 놈은 자기가 정말 어떤 위대한 예술가라도 된 것처럼 신이 나서 떠들어댔어.

'나도 내가 그런 재능이 있는지 몰랐어. 2년 ?나.. 그때 어떤 용의자 놈을 심문하다가 화가 나서 족쳤지.

 

처음에는 그저 위협하는 정도로 몇 대 때렸는데, 그 놈의 얼굴에서 피가 튀자 흥분되기 시작하는 거야.

 

피와 함께 살점이 튀기고, 그 놈의 얼굴이 뭉게지는 것을 보니 쾌감도 느껴지는 거야.

 

그때까지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이었지.. 정말 짜릿했어. 휴...'

거기까지 얘기하고 그 형사 놈은 그때의 느낌이 다시 떠오르는지 몸도 부르르 떨면서 얼굴도 상기대는 거야.

 

그리고 묻지도 않은 얘기도 시작하는 거야.

'그 쾌감을 찾기위해 나는 뭔가 대상을 찾아야 했어. 그래서 찾아간 것이 병원 시체실이었어.

 

거기는 생각보다 시체들고 나오기가 쉽거든. 몇번 시체를 가지고 나와 마음대로 난도질하고, 때리고,
잘라봤어. 재미있더구만...

 

그러다보니,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더라고.사진을 찍었지.

 

찍어놓은 사진들을 들고 다니며, 시간 날 때마다 봤어.

 

그 사진을 볼 때 마다, 온 몸에 쾌감이 휩싸이는 것 같았어.

 

내가 만든 그 훌륭한 사진들을 혼자만 즐기기에는 아까웠어.

 

그래서 남몰래 인터넷에 올리고..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지.

 

 

그러다 같이 한번 해보자고 모인 것이 우리들이었어.

 

 

마음에 드는 놈은 한 놈도 없었지만, 그래도 같이 하는 것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길래 같이 작업했지.

 

시체보다는 진짜 살아있는 사람을 가지고 즐기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그 분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어.

 

역시 죽은 것 보다는 팔팔한 놈들이 최고였어.

 

꿈틀거리며 싱싱한 피를 쏟아내고, 겁에 가득찬 그 얼굴들.. 정말 한단계 높은 쾌감이었어.

 

한명씩 돌아가며 작품이 소재가 될 사람을 구해오기로 했어.

 

프로그래머 놈은 그래도 순서에 맞게 지켰는데, 그 경비 놈은 한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어.

 

그래서 거의 내가 구했지.

 

그 여자는 경비 놈이 찍어놨지만, 아무 짓도 못하고 있던 년이었어. 그걸 내가 착 채왔지.

 

그런데 그 년은 그때부터 좀 싹수가 이상했어.

 

처음에는 보통 놈들처럼 겁에 질려 정신을 못 차리더구만.

 

헌데, 칼로 몸을 그어대기 시작하자, 고개를 숙이고 모든 것을 체념하는 것 같더라.

 

 

우리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기절한 줄 알고 실망했어.

 

 

좀 비명을 지르고 무서워하는 모습을 봐야 더 흥분이 되거든..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든 그년의 얼굴은 예상밖이었어.

 

무서워하기는커녕, 우리 모두를 싸늘하게 노려보는 거야.

 

눈빛으로는 우리를 죽일 듯 했어.

 

그 살기 도는 눈빛에 우리는 잠시 멈칫했어.

 

그것도 잠시뿐이었고, 우리는 쾌감을 쫓아 그년을 난도질했어.

 

그년은 끝까지 저주하듯이 우리를 노려봤어. 하지만 그럴수록 좀 색다른 쾌감이 느껴졌어.

 

 

아마 그년이 보통 년이 아니어서 그런 훌륭한 작품이 나온 걸 꺼야.

 

앞으로도 그런 년 구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야.

 

그런데 너 이거 알아? 그년을 죽을 때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누군가가 천장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었어.

 

좀 으시시하기는 했지만, 우리를 작품을 보여준다는 기분도 들어서 흐믓하기도 했지..'

그 얘기를 듣자, 나는 한승이 형과 같이 본 사진이 떠올라 머리끝이 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피를 뒤집어 쓴 것 같은 그 여자의 끔찍한 모습이 생각나자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어.

 

하지만 더하게 느껴진 것은 그런 기분나쁜 시선을 느꼈지만, 더 쾌감을 느꼈다는 그 형사놈 패거리였어.

 

나는 그 형사놈의 눈치를 살피면서 몇가지 더 물어보았어.

'그러면 그 시체들은 다 어떻게 처리했어요. 한 두구도 아니고, 수십 구의 시체인데 어떻게 감췄어요?
한강에 버렸어요?'

 

형사는 나를 가소롭다는 보면서 얘기했어.

'이봐 이봐.. 그래도 내가 명색이 경찰인데, 그런 식으로 멍청하게 처리하겠어? 이 동네가 좋은 게 뭔줄 알아?

 

개발이 한참 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항상 공사로 붐비지.

 

사방에 공사장도 널려있고..

 

그냥 콘크리트에 집어 넣어버리면 끝이야.

 

몇 십년 후에 그 아파트나 건물들을 허물기 전에는 아무도 못찾지. 이름하여 완전 범죄지.. 안 그래?'

그 놈이 그 모든 것을 그렇게 자세히 얘기해 주자, 나는 겁이 나기 시작했어.

 

 

자기 범죄 사실을 그렇게 다 털어 놨다는 것은 나를 살려둘 생각이 없다는 것같이 느껴졌어.

 

점점 절박해졌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떻해든 시간을 끌어야만 했어.

'그럼 그 동료분들을 죽인 살인범은 누구예요?'

그 질문을 하는 순간, 나는 내 실수를 깨달았다.

 

그 놈은 내 질문을 듣더니, 자만심 가득 찼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뭔가를 두려워하는 모습이었어.

 

흥분되었는지 말을 더듬기까지 했어.

 

'그건... 나도...모르겠어... 난... 넌..줄..알았는데..

 

그 사진과 똑같이 살인을 저지른 것을 보니, 범인은 그 사진을 본 놈이 확실해..

 

 

너를 통해 그 사진을 본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우리들 관계를 아는 놈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거든...

 

그런데 너는 살인 현장마다 나타났고, 거기다 우리의 작품을 가지고 있었으니..

 

 

아무리 뭐라고 하더라도 내 생각에는 너야!'

 

'몇번을 말해야 나를 믿어주겠어요? 나는 아니라니까요!

 

설사 내가 사진을 봤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당신들의 관계들을 알 수 있는냐 말이예요! 난 아니예요!'

내 항변에 그 놈은 잠시 혼란스러운 표정이었어. 자기도 생각해보니, 범인이 나라는 것을 입증할 수 없었나 봐.

 

갑자기, 그 형사 놈은 고개를 들더니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어.

 

그리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중얼거렸어.

'사진을 알고있고, 우리 관계를 아는 놈이 범인이라면...설마 그 분이....'

거기까지 중얼거리던 형사는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해졌어.

 

그런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던 그 형사 놈도 범인에 대해서는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

 

 

뭔가 범인에 대해 의심이 가는 것이 있는지 고개를 숙이고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 했어.

 

나는 눈치를 보면서, 온 힘을 다해 결박을 풀고 있었어. 다행히 오른 손을 묶은 결박이 좀 헐렁해 지기 시작했어.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그 형사 놈이 뭔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한 채 갑자기 고개를 들었어.

 

나는 그 놈의 얼굴을 보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었어.

 

그 놈의 눈에는 다시 끔찍한 살기가 감돌고 있었고,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왔어.

'이제 남은 일을 할 시간이야. Party Time이지... 어서 끝내고, 진짜 살인범을 찾아가야 겠어.내가 당하기 전에..너도 자랑스러울 거야.. 내 훌륭한 작품이 되는 것이..'

그러더니 탐욕스런 표정을 하고, 날카롭게 빛나는 사냥칼을 드는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고 결박을 풀려고 했지만, 줄만 헐거워질 뿐 여전히 움직일 수 없었어.

 

그 형사놈은 나의 필사적인 움직임을 즐기듯이 바라보면서 소름끼치는 말을 했어.

'어떻게 잘라 줄까?

 

이번 작품의 주제를 피로 할까 내장으로 할까 고민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주지..

 

각오는 되었겠지.

 

훌륭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건이 걸리거든..

 

그 동안 숨이 끊어지면 재미가 없거든...

 

아무리 괴로워도 자살 같은 것은 안 해주었으면 해..'

그 말과 함께, 그 형사 놈은 광기어린 눈을 빛내며 칼을 번쩍 들었어. 나는 이제 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였어. 나는 그 형사놈 뒷 편에서 뭔가가 언뜻 보였어.

 

그 무엇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내 눈을 믿을 수 없었어.

 

그것이 뭔가를 깨닫는 순간 죽음의 공포보다, 그것의 모습이 더 무서웠어.

 

형사 뒤에 서 있는 것은 나를 그렇게 따라다니며 이 악몽으로 몰아넣은 사진 속의 그 여자였어.

 

온 몸이 시뻘건 피를 뒤집어 쓴 채 머리를 풀어헤친 모습은 정말 충격적이었어.

 

더 무서웠던 것은 그 여자의 섬뜩한 눈빛이었어.

 

그 눈빛으로 우리쪽을 무시무시하게 노려보고 있는 거야.

 

형사 놈은 나의 공포에 질린 눈이, 자기 때문인줄 아는지 더욱 황홀해하는 표정을 하고 손에 든 칼을 높이 치켜드는 거야.

 

나는 공포로 떨어지지 입을 간신히 뗐어

 

'저 뒤에... 그 여자가.....'

 

그 형사놈은 내가 무슨 얘기 하는지 처음에는 잘 못 알아 듣는 것 같았어.

 

 

그러다가 자기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지 뒤로 획돌아보았어.

 

그리고는 그 여자의 섬뜩한 모습을 보고, '악!' 하는 비명을 질렀어.

 

그 여자는 순간적으로 그 형사놈 앞으로 다가와 뭔가로 목을 갈랐어.

 

 

순식간에 형사의 목이 갈라지고 피가 분수처럼 튀기 시작했어.

 

 

형사는 피가 나오는 자기 목을 붙잡고 비틀거리며 그 여자로부터 필사적으로 멀어지려고 비틀거리며 움직였어.

 

그 순간 나는 그 형사의 눈과 마주쳤어.

 

나는 아직도 극도의 공포에 질린 형사 놈의 눈빛을 평생 잊을 수 없을거야.

 

그 형사의 비틀거림도 잠시뿐, 그 여자가 앞에 서자 뭔가에 홀린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어.

 

그 여자는 형사의 손에서 그 사냥칼을 낚아채더니 저쪽 어두운 구속쪽으로 형사를 이끌고 사라졌어.

 

잠시 죽음과 같은 적막이 흘렀어.

 

나는 너무 충격적인 모습의 연속으로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어.

 

 

다음 순간, '푹! 푹!'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계속해서 수십번 들리는 거야.

 

그 소리는 무슨 고깃덩이를 칼질하는 듯 한 소리였어.

 

나는 그 소리만 들고 있어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치며 움직일 수 없었어.

 

 

하지만, 그때는 정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몰랐기 때문이야.

 

온 몸을 비틀며 결박을 풀려고 했어. 느슨해진 결박사이로 오른손이 자유스러워 졌어.

 

오른손으로 나머지 결박을 풀고 있는데, 그 '퍽퍽'하는 소리가 멈추었어.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시선을 그 벽쪽으로 향했어.

 

이상할 정도로 어두워졌던 그 구석자리는 다시 밝아져 있더라고..

 

그런데, 거기에 있는 것을 보고 심장이 얼어붙는 줄 알았어.

 

거기에는 그 형사놈이 몸에 수십개의 칼자국이 난 채 피투성이가 된채 혀를 빼물고 죽어 있는 거야.

 

 

쾡한 눈에는 지옥을 본 것처럼 두려움이 느껴졌어.

 

세 번째 사진과 똑같은 모습이었어.

 

결박을 풀다 만 나는, 갑자기 사라진 그 여자의 악귀가 어디있는지 주위를 둘러봤어.

 

그 여자는 형사의 참혹한 시체를 남겨두고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었어. 정말 감쪽같이 없어졌어.

 

나는 딴 생각 할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결박을 풀었어.

 

그러다, 나를 향해 뚫어지게 쏟아지는 섬뜩한 시선이 느껴졌어.

 

그 느낌만으로 나는 뼈 속 깊은 곳까지 두려움이 느껴졌어.

 

나는 다리쪽 결박을 풀고 있는 것을 멈추고, 그 시선이 느껴지는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었어.

 

거기에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공포로 심장이 멎는 것 같았어.

 

천장에는 한승이 형과 봤던 사진 속과 똑같은 끔직한 모습으로 그 여자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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