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전역까지 늦은나이 24살에 이십대 중반을 달리는 2자리수 남은 말년 병장입니다.
정말 눈팅만하다 톡커 님들 의견 듣고싶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스크롤 압박 주의!! 깁니다~!!>
저는 지금 3년 하고도 6개월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진지 1달 정도 되어 가네요...
저와 헤어진 여자친구는 2009년에 만났습니다.(제가 반수하고 대학교 1학년 때네요...)
저의 친한 친구의 소개로 만나 3개월 끝에 고백하고 그렇게 제 인생의 첫사랑은 시작됬습니다.
여자 친구는 저보다 1살 더 많습니다. 제가 빠른년생이라 여자친구보다 나이는 한살 더 어린데 동갑내기 처럼 만났구요. 저는 게다가 반수까지 해서 여자친구보다 1년이 뒤쳐졌습니다.
처음엔 다른 여느 커플처럼 닭살 커플도 되고 애칭도 정하고 잘 지냈습니다. 그렇게 1년 6개월 정도를 계속 여자친구의 친구나 제 주변 친구들이 연애 내내 연애 초기처럼 닭살 돋는다는 정도로 알콩 달콩 잘 지내왔습니다.
그 당시 전공이 전자공학 이었지만 취미생활로 하던 그림/사진 덕택에 일러스트, 에프터이펙트, 프리어, 포토샵 등등을 같은학년 디자인 전공인 학생 보다 좀더 능숙해 웹디자인 쪽에서 간간히 알바를 하면서 돈을 벌었고 수입도 학생 신분에 꽤 짭짤했습니다.
그에비해 그녀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악착같이 공부만 했었습니다. 장학금 없이 학교 다닐 형편이 못되었 거든요. (참 기특한 그녀죠. 그러한 강한 신념에 저는 정말 계속 매력을 느꼈습니다.)
반면에 저는 학업에 조금 소홀했네요.;;;ㅎ
학교 생활 내내 장학금은 받았지만 적당히 했었네요.
무튼 그녀가 많이 어렵다는걸 알기에 왠만하면 대부분의 데이트 비용을 제가 다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 철없이 학생신분에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서 여자친구가 하고싶은건 최대한 다 해줬습니다.
여행가고 싶다면 차빌리고 펜션 잡고 목적지 다 고르고 훌쩍 여행을 가고,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면 레스토랑을 가고 뭔가 부족하면 바로바로 사줬습니다. 참 달콤했던 시기 입니다.
이렇게 알콩달콩 연애를 하다가 제게도 남자라면 넘어야할 큰 산! 군입대가 남아 있었고 어짜피 가야할거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그나마 휴가 자주있어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공군을 지원하여 입대를 하였습니다.
군생활을 5개월정도 하자 매일매일 취업 덕분에 울상이었던 그녀가 멋있는 대기업 뱃지를 딱!! 달고 사진을 찍어 페이*북에 남겼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기뻣습니다. 그녀가 원하던데로 목표를 달성 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는 제가 병장이 되기까지 자주나오는 휴가와 매일매일 하는 전화로 1년 9개월을 정말 군대 내부에서도 닭살 진상이라 할 정도로 알콩달콩 지냈습니다.
그러다 한달정도 전 즈음에 여자친구를 보고 싶은 마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친구 목소리가 별로 좋지 않더라구요.
저는 그래서 '피곤한가보다' 하고 "푹 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고 다음날 전화를 하니 여자친구가 또 좋지
않은 목소리로 저에게 아래처럼 말하더라요.
"어제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들은 남자친구들 에게 유명 브랜드 가방이나 지갑 선물을 받았더라고..."
이미 불안감은 엄습했죠... 능력없고 못난 저라... 브랜드 가방, 지갑 따위 해준게 없었으니까요.
그리고나서 제가 그녀에게 해줄말이 없더라구요... 어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정말 그녀의 가방이나 지갑이 헤진걸 봤었으면서도 저는 눈치없게 그런것 하나 사주지도 못했거든요.
침묵이 흐르고 그녀가 그러더라구요.
"난 명품을 바라는게 아냐 그냥 그걸 준비하고 꼬박꼬박 한푼 두푼 모으는 정성을 바랬어"
라구요... 네... 저는 그녀에게 무형적인것(여행) 또는 실속적인것(프린터, 밥솥, 고대기, 선풍기, 노트북부품, 충전기, 잉크, 휴대폰케이스, 명절선물 등)을 선물했습니다. 그저 그녀가 부족하면 생필품을 바로바로 사줬죠. 뭐 가끔은 생일날 금은방에서 귀걸이를 사주기도 했네요.
무튼! 제가 써놓고 보니... 참... 제가봐도 로망따윈 개나 줘버린 선물이군요 ㅠ
이러한 이유는 아마 저희 아버지께서 소방건축 사업을 하시는데 아버님과 어머님이 항상 자신의 능력에서 실속적인 것만 구매하고 다니라고 하셔서 저는 브랜드있는 물건 따위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심지어 옷을 구매할때도 저희 아파트 옆에 두 세 곳씩 있는 유명 백화점은 생각도 않고 동네 시장 한바퀴 돌면서 시장에서 옷을 사고 대부분의 것을 시장에서 구매했습니다. 저의 경제능력 이래 봤자 부모님의 용돈 그리고 일개 아르바이트 페이 뿐이었으니까요. 아마 부모님 영향이 컷던것 같네요.
그에 반해 그녀는 브랜드 제품에 관심이 많더라구요.
그렇다고 그녀가 잘못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가치관의 차이니까요!
게다가 그녀가 명품을 과분하게 구매했던건 아니고 항상!! 남들 그렇듯이 관심만 잔뜩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녀가 취업후 제가 들고 다니는 걸래짝이된 시장표 지갑대신 브랜드 지갑을 사주고, 아무것도 없는 허전에 팔뚝에 브랜드 시계를 받았어요.
아! 제가 군에 몸담고 있을땐 훈련소 앞에서 팔던 만원짜리 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그걸 보곤 제게 브랜드 전자시계를 주기까지 했네요.(힘들게 번돈으로 이런것을 제게 사주니 참 고마우면서 미안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선물을 받을때마다 인터넷서 모델명을 쳐 하나하나 가격을 더해서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부담이 됬거든요. 그래서 전역후 그 가격만큼 일을해서 사주자!! 라는 생각으로요.
여자친구에게 부담스럽다고 말을 하자니 힘들게 준비한 선물 망치는것 같아 말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여기서 잘못된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하나 계산해보니 100만원 정도가 되네요.
그런데 전역을 얼마 안남긴 때에 그녀가 전화로 이러한 말을 하니 미안하더라구요.
("난 명품을 바라는게 아냐 그냥 그걸 준비하고 꼬박꼬박 한푼 두푼 모으는 정성을 바랬어")
그리고 그녀가 다시 말을 꺼냈습니다.
"도데체 나에게 해준게 뭐야? 나한테 해준게 있긴해?"
하... 이말을 듣는 순간 모든게 무너지더라고요...
저는 자취하면서 매일 집에서 밥해먹는데 돈을 쓰는것 보단 그녀와 같이 먹는게 마냥 좋아 항상 그렇게 아낀 돈으로 그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가고... 생전 가지도 않았던 까페를 가서 그녀와 커피를 즐기고, 그녀가 필요한것들을 바로바로 갖다주곤 했는데...
그리고 휴가때 마다 그녀가 번 돈을 그녀에게 쓰는건 전 별로 상관 없는데 그 돈으로 고급 레스토랑을 가거나 하면 제가 항상
"그 돈은 너의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우리 먹자골목가서 먹자"
라고 하며 제가 다는 못내더라도 반 이상은 내려고 했고 그녀를 만나고 나서 그녀가 출근하는날 친구들이 술먹자고 부르면 저는 남은 돈이 없어 항상 친구에게 못간다는 변명만 잔뜩 놓고 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러한 말을 들으니 괘씸함도 있었지만 그것 보다는 그녀에 비해 이렇게 능력없는 제가 많이 싫었습니다. 그리곤 그녀가
"좀더 생각좀 해봐"
라고 말하고 서로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일주일동안 훈련이 잡혀 있어 별수 없이 훈련기간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군필자 분들은 아시잖아요. 훈련... 그냥 몸만 힘들고 하루종일 여러가지 생각하고 훈련하게 되잖아요. 그저 지침데로만 하면 문제 없으니까요.
아무튼 훈련도 매일 취침 시간 가까이 끝나 제데로 통화도 못하고 훈련이 끝나갈 즈음 그녀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녀가 "내가 미쳤었나 보다... 미안하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 후 그녀와 통화 할때마다 저도 모르게 그녀의 눈치를 보고 통화를 하게 됬는데... 그녀가 그러더라구요.
"통화 내내 뭔가 어색하다고... 예전의 제가 아니라고..."
아무리 통화 하면서 그녀의 눈치를 안보려 해도 제 맘데로 고쳐지지가 않았나봐요...
그렇게 2주를 버티다 끝끝내 제가 예전같지 않다고, 그래서 많이 힘들다고... 그렇게 이별을 선고 받았네요.
이별 선고 받고 며칠간 실감도 안나고 끊었었던 담배도 늘고, 매일매일 간부에게 딴 생각한다고 욕먹고... 하루종일 잠 조차도 안오더라구요.
그리곤 휴가를 나와 보니 신용위험 등급이라 하네요.
네... 마이너스통장이 문제였습니다.
마이너스 통장... 관리를 몇번 하다가 조금 연체가 많이 되었네요.
휴가 나오자 마자 급한불은 끄긴 했습니다. 이자야 은행에서 받은거라 얼마 안됬거든요.
(제 마이너스 통장이 한도가 꽉차서 이자를 내야 했어요)
제가 철없이 관리 안한 제덕이니 모두 제탓이죠. 생각없이 이것저것 다 벌려 놓았으니...
무튼! 휴가가 좀 지난 오늘 이제 슬슬 그녀를 정리하고 있는 시기에 아는 친구에게 그녀 소식을 들었어요.
"아직 그녀는 힘들어하고 너와 다시 만나고 싶어해... 아직도 많이 그립데 그리고 너 없이는 못살겠데..."
라고요.
네... 정말 제데로 멘탈 붕괴가 왔습니다. 저는 휴가 나와 그동안 서운하게 대했던 친구도 챙기고 그녀를 정리하며 힘들땐 친구들 불러 술먹으면서 술로 위로하고 어느정도 정리 했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그러데 지금 그 이야기를 듣자니... 마음이 흔들리네요... 제가 연락하면 그녀가 받아줄것 같은데...
제가 첫사랑이라 모든게 처음이여서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봤는데
"지금 경제력 차이가 많이 나니 그녀와 다시 만나봤자 서로 상처만 입을거다"와
"서로 사랑하는게 그런게 무슨 상관이냐, 너가 취업하고 더 많이 잘해주면 되지 않느냐"
두가지 조언을 듣는데 저 어쩌면 좋죠?
역시... 첫사랑은 많이 서툴어서 이루지지 않는건가요?
군생활 이, 일병 때보다 지금 더 많이 힘드네요.
마지막으로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다 조심스레 두서 없는글 염치없이 올려봅니다.
읽어 주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커플분들 예쁜 사랑 하시길 조심히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