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잠이 안와서.. 이렇게 끄적여봅니다.
앞의 글에도 적었듯이 제 친구는 헛것을 자주보고 이상한 경험을 자주 했지요.
또 이 친구의 집은 작은 마당이 있는. 화장실겸 목욕탕이 밖에 있는 단층집 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화장실 위쪽으로 사다리가 놓여있고 작은 옥상이 있었습니다.
친구네 아버님은 거기에 꽃과 상추정도를 기르셨던걸로 기억합니다.
여름날 밤. 방에서 자려던 친구는 너무 더워서 잠도 안오고..
마루에 덮는이불과 베게만 들고나와 혼자 누워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여름이니 닫아놨던 마루문을(미닫이문) 개방해 놓았을테죠.
그렇게 하늘 쳐다보며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기분이 쎄~ 해 지면서 누군가 자기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마당을 눈으로 쓰윽 훑는데..
화장실 옥상에 까만옷을 입은 머리 긴 여자가. 무릎을 안고 쪼그리고 앉아 친구를 쳐다보고 있었던거에요.
친구는 바로 눈을 감고, 아니겠지. 아닐꺼야. 잘못봤겠지. 생각하면서
최대한 태연스럽게 몸을 돌렸데요.
그러고 얼마나 있었는지.. 잠이 든건지.. 깨어있는지.. 모호한 기분으로 누워있는데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옥상에서 내려오는 사다리소리. 마당을 걸어오는 소리.
순간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죽이고 있는데..
그 발자국소리가 안들리더랍니다. 그래서 안도하면서 잘못들은거구나.. 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
마루바닥에 발바닥이 붙었다 떨어지는 그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래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가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고 하는데...
그 발자국소리가 쩌억.. 쩌억.. 누워있는 친구를 뱅글 뱅글 돌더래요.
멀어지는 듯 하다가도 가까워지고 그렇게 밤새 뱅글 뱅글.
계속 덜덜덜 떨다가 어느사이엔가 잠이 들었고 눈뜨니 아침이었다고..
아마도 그 전에 화장실에서 봤던 그 무엇인가와 동일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고
저와 친구는 추측을 했지요.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친구의 집 구조가 생각나면서 닭살이 돋네요..
시원한 여름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