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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된 강아지를 다른곳에 보내고 왔어요

한심한나 |2013.07.05 21:21
조회 939 |추천 5

안녕하세요. 원래 눈팅만 하던 곳인데 오늘따라 가슴이 너무 먹먹해서 글써봐요.

조금 길어도 양해부탁드릴게요..

 

저희집엔 10년이 넘은 강아지가 있어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즈음 동물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책임하게 시장에서 할머니께서 만원이만원에 분양하는 강아지를 데리고 집으로갔고

저희가족은 동물을 좋아해서 부모님은 저에게 잔소리를 하셨지만 늘 사랑으로 키워주셨어요.

 

어린시절의 저는 질책받아도 쌀정도로 강아지를 예뻐할줄은 알았지만 밥주고 똥치우고 하는일은

부모님께서 하셨어요. 초등학교 6학년때쯤 어떤 사정으로 집이 완전히 기울어서 월세값 못내서

한겨울에도 쫒겨나고 부모님은 늘 전전긍긍 일을 다니시고, 집은 이사를 여러번 갔지만, 마당이 조금 딸린 한옥같은 집으로만 다녀서 어린시절부터 대학교를 졸업하는 지금까지 동거동락해온

저희 가족같은 강아지입니다. 겨울에도 전기장판하나 못틀어서 손에 동상걸리기도 일쑤고

좋은집도아니었으니 계절마다 나타나는 커다란 바퀴벌레 곱등이 등등 벌레를 끔찍히 싫어하는

전 항상 제 손가락 두개를 합친것 같은 바퀴벌레라던지 곱등이만 안나오는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살았어요.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결국 너무 많은 빚에 약 2년동안의 파산선고를 끝마치고 모든 빚을 없애고

이제 저도 졸업반이라 취업준비를하고, 또 월세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작게 경영하시는 가게와 집이 같이딸린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아버지께서 건축업쪽에 종사하시고, 전에 살던 집은 아는분 집에서 살던거라 이사를 하고 이전 집을 수리해주기로 약속했던터라 일단 강아지를 두고 아버지께서 하루에 몇번씩 수리하면서 봐주고 수리가 마치면 새집으로 데려오겠다고 하시길래 그런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새 집은 도로변에있어요 바로 인도에 붙어있는데, 집 바로옆에 저희집 공간으로 셔터를 올리고 내리고하는 약 1평정도의 공간이있어요. 하지만 강아지를 어릴때부터 철저한 교육을 시키지

않았던 터라 집근처에 사람만와도 갈때까지 몇시간이고 짖는 아이에요. 셔터문을 내리면 되지않느냐고 이제 모든 관리를 제가하겠다고 여러번 사정했지만 그곳아니면 빨래도 아예 널 곳이 없어서

방에다만 널어야되는데다가 바로 초등학교 맞은편 인도라 사람도 엄청많이 다니고 강아지는

10년평생 마당에서 집지키며 살던 개라 집에 들어오거나 근처에 있는 사람은 도둑이라고 생각하고 컹컹짖고 ..전기,수도검침하시는분들이 그쪽셔터를 열고닫고들어가시는데 사람이있으면 물어버리니.. 부모님도 동물을 워낙 좋아하시는 성격이라 마음이 아프셔서 늘 저를 원망하세요. 너때문이라고 ..

 

이제 잘 살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젊을시절 너무 일을 하시고 스트레스에 술을 많이드셔서 몸이 성한곳이 없으시고 운이 아주 없으면 간쪽.. 암에 걸릴 위험이있으세요.

지금은 간과, 당뇨등등 몇가지약을 처방받으시고 이번달 내로 암검사를 하러 가기로하신 상태시구요. 그래서 내가 책임질테니 강아지를 제발 데려와달라고 몇번 이야기를 하다가도

사람이 먼저지 개가먼저냐 엄마가 아플지도모르는데, 라고 하고 일단락 되어버렸어요.

 

마음이 아파서 그날밤 계속 울었지만, 가족들말이 맞죠 사람이 먼저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어릴때 철없이 무책임하게 군 제가, 이제껏 강아지를 챙겨온 부모님께 무슨말을 더 할수없었어요

 

얼마 후 아빠가 아는분이 시골에계시는데, 자기네 밭을 지키라고 개를 여러마리 키우는데 부탁했더니 같이 키워주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시골인데다가 풀어놓기도 하고 환경이 좋을거라고,

 

저는 그래도 태어나서 한평생 10년동안 우리만보고 살았고, 집에 우리아닌 다른사람만 있으면

나갈때까지 몇시간이고 짖는앤데 환경이 조금 좋다고 어떻게 남의집에서 살수있겠느냐라고했지만

 

엄마는 그건 너의생각일뿐이고 강아지도 남은여생 좋은곳에서 사는게 좋다 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강아지가 저희를 잊지 못할거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네 하고넘어갔습니다.

 

아빠가 갈 때 같이갈거냐고 물어봤을 때 그건 정말 못하겠다고 가기전에 보겠다고하여, 보내기 전 이틀전에 강아지를 보고 왔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주인왔다고 좋다고 꼬리흔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직접 시원한물도주고 씻겨줄까 했더니 강아지가 물이라면 질색을 해서 물주려고 물따르는 소리만들려도 제말은 안듣고 집에 들어가 버려서요.(물론 물따라주고나면 나중에나와서 물은 먹습니다. 비오면 절대안나오구요) 오랫만에 막 만져주고 노는데 어찌나 끙끙거리던지.. 근데 또 사진한장 찍으려고하면 야속하게도 자꾸 싫은지 고개를 다른곳으로 돌리고..

(10년동안 가끔 가다가 찍으려고 할때면 싫다는듯이 자꾸움직이더라구요, 사진찍는걸 아나 ㅜㅜ)

 

오늘 아빠가 강아지를 데려다주고왔는데(이곳에서 약 2시간정도 떨어진 시골) 다녀오신이후로 몇시간동안 계속 누워서 시름시름

앓으시더라구요. 잘데려다주었냐, 그 친구분은 뭐라고하시냐, 강아지는 어떠냐 물어보니

데려다주고 그집에서 차 한잔 마시고 나오는데 오늘 그렇게 태풍이 몰아칠정도로 비가오는데도

강아지가 쉬지를 않고 목줄이끊어질세라 밖에 나와서 몇십분동안 갈때까지 울부짖어서 오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평소 내색안하던아빠가 오셔서 시름시름앓으시면서 다 너의탓이다. 넌큰죄를지었다 하시는데 덩달아 눈물이 나더라구요.

 

물이 그렇게 무서워서 비한번 안맞던애가 뭘 알았는지 몇십분동안 그 비를 다 맞으면서 계속

울었을 생각을하니 가슴이 미어지더라구요. 제대로 책임지지못할거면 동물을 분양받지 말라는 말을 10년동안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제 가정이 있고, 거기서 책임질 수 있지않는 한은 키우지 말아야한다구요.. 사람에 비유하면 안될 말이지만 어릴때부터 저희가족힘들때부터 지금까지 모든것을 동거동락한 강아지라 정말 가족이라는 생각밖에 들지않네요. 추억이 너무 많아서..

그 비를 맞고 감기걸렸을 것 같아서 걱정이 너무 많이드네요. 집에서 같이 살 땐 나 살고 학교다니고 한답시고 제대로 챙겨주지도않았는데, 이제 와 감기걸릴까 걱정하는 스스로가 너무 간사한것 같고..

 

비도 오는데 오늘따라 제가 한심해지는 하루네요

 개가 밥은 먹는지.. 그렇게 젖었는데 감기는 안걸렸는지..

난 말만하고 할줄 아는건 또 뭔지..

당장 할일은 많은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네요.

글도 긴데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너무 답답하고 스스로가 한심해서 끄적여보네요.

 

 

추천수5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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