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주 전 주말에 양가 상견례 한 남자 입니다.
일단 저희는 사내에서 만나 사귄지는 2년 좀 안되었구요,
저희 둘 다 국내 대기업 해외영업파트 입니다.
저는 올해 29살, 내년 대리진급 예정인 사원이고
여자친구는 36살 과장입니다.
둘다 결혼하기엔 적은 나이는 아닌지라 2년이나 만났고 오며가며 업무적으로 엮인거 치자면
4년 정도 알아왔기에 자연스레 결혼 얘기 나왔고 지지난 주말에 양가 상견례 자리 가졌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같은 커뮤니티, 같은 회사 내에서 만났으니 사실
여자친구나 저나 학교나 공유하는 문화나 그런거 그냥 평범하게 비슷비슷하기에
연애기간 동안에 별로 부딪힌 적 없고 참 착하고 성실한 여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갑니다.
헌데..
집안 얘기는 사귀면서 대충 듣기는 했습니다만
상견례 자리에서 가족분들 뵙고 나니 이 남자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커버가 안될만큼
제게는 시댁(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분위기가 만만찮게 다가오더군요.
저희집은 우선 그냥 간단하게,
친가 외가 통틀어 조부모님들까지 모두 포함, 대학교 졸업하지 않은 분이 없습니다.
고모들-고모부들 / 외가쪽 삼촌-숙모 분들..
줄줄이 그 밑에 자식들까지 왠만하면
특출나진 않아도 학교에서 성실히 공부하는 범생이 타입들인지 공부들을 꽤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저 역시 아버지 직장때문에 중~고교 기간 중 5년을 미국에서 졸업하고
한국와서 SKY 졸업했구요, 4살 아래 남동생도 우연인지 뭔지 제 대학후배로 재학중입니다.
남자친구요? 인서울 상위권 대학졸업해서 지금회사 바로 입사후 과장 달았으니
큰 돈은 못벌어도 대기업 과장 정도니 어디가서 기죽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귀고 나서 봤더니
남자친구 부모님, 3살 위 형님네(형수님 포함), 늦둥이 막내 남동생 29살(저랑 동갑..도련님 인건가요)
그외 외가쪽, 친가쪽 할것없이 저희집보다 훨씬 대식구인데...
제 남자친구 빼고는 대학나온 사람이 정말 단! 한명도 없다네요.
고모님 한분 딸(남친의 사촌) 한명만 전문대 나왔는데 딱히 직업없이 바로 시집가서
벌써 애기 둘 엄마로 살고 있는게 다랍니다..
경제적인 부분은 저희 집이 남친쪽 보다 좀 수월하긴 합니다만
어차피 이사람이 모아둔 돈과 제 돈.. 저희 부모님께 좀 도움받는다치면
결혼에는 큰 문제 없겠기에 남친 집에서 원조 못해주셔도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 얄팍한 약은 생각으로는
우리집이며 제 스펙이며..같은 회사에 비슷한 연봉에..등등
내가 여자이고 며느리가 되어도 크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되겠구나..머 이런 예상이었죠.
상견례 날 양가 부모님 첨 뵜습니다.
사귀면서 일체 서로 왕래하진 않았거든요.
남친쪽 - 부모님 두분, 형님, 형수님, 남동생 그리고 남친본인 총 6명
저희집 - 부모님 두분, 남동생, 저.. 총 4명
거두절미하고 .. 식사자리 내내
남자친구 부모님 두분은 말수 적으시고 연세도 좀 있으신 전형적인 시골어르신들인데 (고향이)
이 형님되는 분과 형수라는 분.. 남동생..
기도 안차더군요.
사사건건 '아유, 제수씨 될 분이 워낙에 브레인이셔서~'
'우리집안에도 드디어 배운분이 들어오셔서~'
'저야 뭐 가방끈이 워낙에 짧다보니 인생 머있겠습니까' 등등....
저런 멘트가 칭찬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대놓고 사람 비꼬는거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악의없는건지 눈치없는건지 듣는 저희 부모님들 계속 헛기침 하시고..
무슨 얘기만 나누면 저런 말을 첨에 붙이고 시작하는거에요!!
형수라는 분은 더 황당해요. 형님(39) - 형수(30) 입니다.. 저랑 1살 차이죠.
이미 첫 아이 올해 학교 들어갔고 둘째가 5살입니다.
저더러 "공부 많이 하느라고 늦게 시집 가게 된건가봐요? 나이들어 애낳으면
몸도 더 삭고 힘들텐데 ㅎㅎ 여자는 똑똑한거 나중에 다 소용없더라구요 "
이 말을 해맑은 웃음으로 하는겁니다...
각 집안 동생들도 설상가상입니다. 도련님이 될지 모를 남친네 막내동생이
저랑 동갑 29세인데 고졸입니다. 저희 동생하고 또래라서 둘이라도 좀
얘기 주고받나 싶었더니 대체 먼저 꺼내지도 않는 학교얘기를 왜저렇게 저쪽에서는
물어대는지....
말마다 시작하는 말이 저런식이니 예식진행 내용 어떻게 오갔는지 기억도 안나고
전 저희부모님 눈치 살피느라 땀 뺏구
남친은 남친대로 제 눈치 보고 헛기침하느라 민망했구...
부모님께 미리 남자친구네 집안 얘기 기본정보는 말씀드리고 갔지만
상견례자리에서 저런식으로 분위기를 깨고 센스없게 나올줄은 몰랐네요.
막판에는 머라더라? 우리집안에도 드디어 먹물??? 들어온다??...........
가족문제라 제가 언짢아도 남자친구를 뭐라고 할수 있는 일은 아니고
잘못 얘기 꺼냈다가 둘다 마음 다칠까봐 잠자코는 있습니다만
직접 형님내외분과 29 먹고 자격지심 쩌는듯한 도련님될 동갑내기 보니까
2년간 사랑한 사람과의 들떴던 결혼계획이
갑자기 내키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저쪽집안 컴플렉스고 마음다칠까봐 눈치보고 배려할 사람은 저와 저희가족들이고
저쪽은 졸업한 대학교 가지구서 트집잡는것도 아니고 능청맞고 예의없이
비아냥대는게 참 거슬리네요.
제 성격이 할말 안참고 좋고 싫음 분명한 성격이라
혹여나 시집가서 시댁에서 한마디라도 하면 저게 대학나왔다고 유세냐
이꼴 나겠죠??
양가 너무 안맞는것같은데 헤어질 엄두도 안나고
남자친구는 참 좋은데 제가 처신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른도 코앞이네요. 연애 별탈없이 잘어울린다 소리 많이 듣고 행복했구
내년에 식 올리고싶었는데 상견례 이후 내내 우울합니다.
돈 문제도 아니고 4년제 대학교를 나온게 흉아닌 흉이 되어
이런 사단이 날줄은 꿈에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에효
귀찮아서 고치다가 지겨워서 그냥 포기했다
결시친 계집들아 알아서 반대로 생각해봐라
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