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수험생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네이트 판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들어와서 보는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제가 이렇게 판이란 곳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와 4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 때문입니다.
착하던 남동생이 현재 엇나가도 너무 엇나가서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우선 저희집은 아버지, 어머니, 저, 남동생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공무원 하시고, 어머니는 주부일 하시고, 저는 현재 기숙사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동생은 집 앞 중학교 1학년이구요.
저희 집은 부유하진 않아도 서로 잘 챙겨주면서 살던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물론 동생도 2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착한 동생이었습니다. 문제 하나 일으킨 적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동생이 중학교에 진학한 뒤로부터 사춘기를 겪더니 정말 사람이 많이 변했습니다.
정말 이 아이가 내 동생이 맞나, 내 아들이 맞나 하고 가족들이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아직 저희 가족이 동생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지만, 갑자기(갑자기가 아닐 수 있지만) 이렇게 변해버린 동생때문에 집안 꼴이, 가족들 꼴이 말이 아니네요.
아래부터는 동생이 했던 일들과 저희가족들이 생각한 내용들을 적겠습니다.
읽어보시고 여러분들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저히 저희 가족과 제 입장에서는 해결하기 막막한 것 같습니다...
(글로 풀어서 쓰기에는 내용이 장황할 것 같아 순서대로 정리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1. 외박, 가출
저희 동생은 외박과 가출, 그리고 외출을 밥먹듯이 합니다.
아침 10시쯤 나가서 일찍들어오는 게 밤 11시입니다. 외박은 그냥 옵션이구요.
물론 저도 중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학생 때 친구들이랑 노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이고, 매일 친구들이랑 같이 지내고 싶다는 거 알고 있고,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나갔다 하면 전화는 일체 불통이고 문자, 카톡은 모두 씹습니다.
혹여나 부모님과 연락이 되어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하면 전화상으로 짜증을 있는 대로 부립니다.
외박같은 경우도 친구랑 나가서 문자로 '나 오늘 친구집에서 자고갈게'라고 한 통 보내고 연락두절됩니다. 물론 부모님께서는 전화기 붙들고 온갖 걱정을 하시구요.
가출 같은 경우는 동생이 기분 나쁘면 짐 싸들고 나갑니다.
집에 있는 가족 저금통 들고 본인 옷이랑 게임 할 노트북 챙겨서 말도없이 나갑니다.
부모님은 나가면 또 전화기 붙들고 걱정하시고, 심지어는 동생 친구들한테 일일이 전화하십니다.
혹시나 제 동생이랑 같이 있는지, 아니면 그 집에서 같이 자느냐고요.
그리고 동생은 가출해서 자기 놀 것 다 놀면 집에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서 다시 생활합니다.
2. 친구들
위의 글을 읽으시면 '아 뭐 동생이 친구 좀 좋아하는 가보네'라고 생각 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사실, 이 부분 부터는 저희 가족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건들이 터지고 나서야 몇달 전에 겨우 알게 된 내용입니다. 그 동안 가족들을 어떻게 속였는지 진짜 알 수가 없네요.
제 동생의 친구는 3부분으로 나눠집니다.
한 부분은 가출친구, 일명 일진 친구라고 하죠.
또 한 부분은 pc방에 같이 다니는 노는 친구, 마지막 한 부분은 심부름꾼입니다.
이름으로 아시다시피, 일진친구들은 같이 모여서 일진놀이 하는 친구들입니다.
이 친구들하고 같이 만나서 외출하면 끝이 없고, 가출도 같이 합니다.
또, 이 친구들을 통해서 근처 노는 고등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담배도 같이 합니다.
노는 친구는 pc방 같이 다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심부름꾼입니다.
동생이 학교에서 힘없고 키 작은 애들을 자기 심부름꾼인 양 데리고 다닙니다.
이 친구들이 힘이 없으니깐 어쩔 수 없이 동생 말을 듣고, 이리저리 붙들려 다닙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확실하진 않지만 혹시나 해서 적어봅니다.
저번 달에 제 동생이 자고 있는 틈을 타 동생이 누구와 연락을 하는지 보기 위해 동생의 핸드폰을 뒤졌습니다. 카톡은 잠겨있어서 보지 못했고, 문자, 전화번호부, 전화기록, 사진첩을 봤습니다.
전화번호부와 문자, 전화기록에는 별다른 게 없어서 넘어갔지만, 사진첩을 넘겼는데 이상한 사진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진 한 가운데 남자아이가 입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팔과 다리에도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둘러싼 아이들이 그 아이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그 사진을 봤을 때 '뭐지? 친구들이랑 장난하면서 찍은 사진인건가?'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넘겼는데 동생 행동들을 보자니 혹시나 동생과 동생 친구들 무리가 그 아이들 진짜로 학대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드네요..
3. 담배
제 동생은 중학교 1학년이란 나이에 맞지 않게 담배를 핍니다. 요즘 중학생들 담배피고 술 마시는 게 노는 친구들 사이에선 기본이란 거 알고 있지만,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우선, 동생이 담배를 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올해 초 였습니다.
어머니께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지 않자 비상계단으로 올라오고 계셨는데 계단에서 담배피던 동생하고 만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들이 핀지 얼마 안된다고 생각하셨는지 담배 끊으라는 말만 하셨고,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검사를 하던 중 니코틴 반응이 나와서 학교측에서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고, 동생과 이야기를 해 보니 중학교에 입학해서 담배를 시작한 게 아니라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피기 시작했답니다. 담배는 근처 아는 22살 형이 부탁을 하면 사다준다고 했고,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핀다고 했습니다. 처음에 부모님께서는 동생이 호기심으로 폈다고 판단하셨는지 계속 별다른 말씀 없이 담배피지 말라고만 하셨고, 동생 몸에 니코틴 없애주신다고 매일 녹차 끓여서 동생 먹였습니다.
그런데 저번달쯤에 학교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제 동생과 동생의 일진친구무리가 근처 마트에서 담배를 훔치다가 걸려 마트측에서 학교로 연락이 왔다고 하셨습니다. 알고 보니, 새로생긴 마트여서 cctv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친구들과 같이 가서 마트 주위를 얼쩡대면서 담배를 훔치다가 cctv에 모습이 찍혀 학교로 연락이 온 것이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학생주임선생님의 호출을 받아서 학교로 불려가셨고, 아버지께서는 마트에 가셔서 10배 물어주시고 계속 사과하시고 오셨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더 이상 안된다고 생각하셨는지 동생에게 혼을 내셨고, 동생은 앞으로 담배를 피지 않음과 동시에 훔치지도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동생이 저번주에 담배를 훔치다 걸렸습니다.
이번엔 편의점에서 걸렸는데 친구들과 같이 가서 알바생을 화장실이 어디냐고 밖으로 유인한 뒤 담배를 훔쳤답니다. 그게 또 cctv에 걸렸고, 편의점 주인 아들분께서 그걸 아시고 파출소에 신고하셨습니다. 제 동생과 친구들은 파출소에 끌려갔고, 어머니께서는 또 파출소에 불려가셨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생을 아예 놓으셨는지 차라리 담배를 훔칠거면 담배를 당신이 대신 사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 처음에 듣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가 했습니다.
그래서 저 어머니랑 계속 말이 안되는 소리다, 이게 무슨 말이냐, 말려야 할 사람이 왜 담배심부름을 하냐, 엄마가 담배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냐고 계속 다퉜습니다. 결국엔 어머니께서 담배 사다주시고, 저는 화가나서 앞으로 신경쓰지 않기로 했고요.
4. 선생님
부모님께서 동생이 중학교에 입학한 뒤로 꽤 많이 학교에서 호출되셨습니다.
담배사건도 있지만, 동생이 학교 선생님들께 굉장히 무례하게 행동해서입니다.
학기 초에는 과학 수업에서 선생님이 거는 말장난에 본인 혼자 화가나서 ㅁㅊx, ㅅㅂx 이라고 욕을 하고 학교를 뛰쳐나왔습니다. 아버지께서 바로 학교에 불려가셨고, 담당 선생님께 계속해서 죄송하다 고개숙여 사과하셨습니다.
또, 저번달에는 미술수업에서, 저저번달에는 음악수업에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고 뛰쳐나왔습니다. 그때마다 부모님께서는 또 불려가셨고요.
----------
간단히 추려서 적는다고 했는데도 내용이 길어졌네요. 급하게 적느라 흐름이 어색한 부분도 많고요..
우선, 저희 가족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저희 가족이라고 왜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았겠습니까.
저희 가족, 도저희 저희 선에서 해결이 안될 것 같아서 학교 상담선생님께 동생 상담 맡기고, 학주선생님 및 담임선생님과도 상담 여러차례 했습니다. 동생한테 말도 여러번 했고요. 저희 가족이 문제 있는 건가 싶어서 저희 가족이 변해보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개인 상담원가서 상담도 받아보고, 소통교육도 다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저희가 변하려는 모습이 동생한테는 자기 밑에서 빌빌대는 모습으로 보였나 봅니다. 본인이 더욱 큰 소리 치고, 더욱 엇나갑니다. 감당이 안될 정도로요.
담배 훔친거에 대해서는 본인이 친구가 훔치는 데 도움을 줬지 본인이 훔친 건 아니다라는 식으로 본인의 잘못에 대해 왜곡하는 방법으로 동생 스스로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일들도 다른 사람이 이렇게 행동해서 내가 화나서 그런말을 했을 뿐 내가 시작한 건 아니니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본인합리화를 하구요.
동생때문에 가족들이 상담원 다니는 건 기본이고, 어머니께서는 동생 찾으러 다니시다가 허리 다치셔서 한의원 다니십니다. 저도 이제 수험생이고 편안한 가정에서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데 올 때마다 사건사고가 터지니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도 동생은 모르쇠로 일관하구요.
몇일 전에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아버지 친구분 밑의 분을 풀었답니다. 가출해서 4일째 들어오지 않아서 아버지께서 특별히 부탁하셨고, 친구분께서 밑의 분들께 찾아오라 하셔서 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친구분께서 동생에게 앞으로 그딴식으로 행동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도 하셨고요. 그래서 그 분 말씀은 잘 들으나, 아직도 엉망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동생이 다시 올바른 길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중학생 시절이 정말 중요한 걸 알기에 동생이 하루라도 더욱 뜻깊에 보냈으면 합니다.
좋은 학교는 아니더라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하고, 미래에 과거를 생각했을 때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자랑스러워 하도록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싸가지 없어지고, 엇나가는 동생을 보면 뺨 한대 쳐버리고 싶고,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매번 듭니다. 담배를 많이 펴서 피부가 썩어가는 동생을 보면 담배 한갑 다 꺼내서 입에 쳐넣고 펴보라고 강요하고 싶다는 충동도 듭니다. 어떻게 저런 쓰레기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랑스럽게 다닐 수 있는지, 미래를 보지 못하고 현재에서만 만족하려 드는지 이해가 안갈 때가 참 많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언젠가 정신을 차릴 거다, 기다려보자라고 하시는데 저는 그 언젠가가 늦게 올까봐, 동생이 정말 후회할까봐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댓글이든 나쁜 댓글이든 잘 받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