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로 한국 여성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대해서 글을 써 왔지만 이번에는 한국 남성들의 병폐에 대해서 글을 써 보겠다.
한국 남성들은 20세가 되어 성인이 되어도, 직장을 구해도, 심지어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도 유아기적 행태와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혼을 하면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이 되며 기존의 가족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자기의 가장 중요한 가족을 자신의 아내나 자식이 아닌 부모님, 특히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흔히 `효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모님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불효하는 못된 놈으로 낙인 찍힌다는 불안감에 평생 시달리는 것이다.
틀렸다.
당신은 성인이 되는 순간 독립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다. 대학에만 진학해도 아주 낮은 등록금 ( 한 학기 50만원이나 그 이하. 공짜도 있음 )과 주거 비용 ( 역시 한달 10만원 이하로 매우 싸다 ) 으로 인해 알바만 해도 바로 경제적 독립이 가능한 유럽과는 달리, 한국은 세계에서 1~2위 하는 높은 등록금과 주거 비용으로 인해 경제적 독립은 대학 졸업 후 취직이 될때까지 미뤄진다.
이는 한국적 사정이니 그렇다 쳐도, 취직이 되고 나서 자신의 생활비를 자기가 댈 때도 여전히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다. 게다가 결혼 과정에서부터 부모님의 `허락` 과 결혼 과정 간섭 등등 때문에 여전히 독립적이지 못하다. 결혼 후에 벌어지는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 갈등`에서도 보다시피 여전히 제대로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으면 새로운 가족에 가장 충실해야 하며 심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은 아내, 그 다음이 자식, 그 다음이 부모님이고 그 다음이 형제 자매들이다. 그리고 아내와 자식은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보다 훨씬 심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야 하며 가장 책임감을 느껴야 할 대상이다. ( 이것은 아내에게도 정확히 똑같이 해당된다. 요즘 시집을 가서도 여전히 친부모에게 가장 의지하는 여자들도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
성인과 유아를 구별하는 가장 큰 경계선은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고 실행하고 책임질 수 있는가이다. ( 정확한 판단인가 하는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실패로부터 배우며 성장하기 때문이고 그 실패도 성인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 하지만 대부분의 결혼 시기의 한국 남성들은 스스로 판단하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부모님의 `허락`을 맡아가며 대신 `판단`해달라고 한다. 또한 결혼 과정도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을 받기 십상이니 부모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실행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또한 그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지, 부모님의 탓을 해야 할지 덕으로 돌려야 할지도 헷갈려 한다.
한국의 고부간의 갈등은 주로 남자들이 부모님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유아적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 새로 등장한 처가살이, 장서갈등은 여자가 친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일어남도 마찬가지이다. ) 결혼 후에도 시시콜콜 부모님의 대소사를 챙겨야만 `어른`이고 `효자`라는 강박관념이 아들을 구속한다.
이는 반대로 부모님 또한 아들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자식, 특히 아들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내 아들`이랍시고 심리적으로 영원히 아들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니 아들을 자꾸 간섭하고 구속하고 자기의 맘대로 휘두르고 싶어한다. 아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독립적으로 판단 실행하려고 할 경우 `너는 불효자`라는 저주는 물론이고 `평생 연 끊고 보지 말자`라는 막말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런 말을 하는 부모님이 있다면 그 부모님에게도 자식에게서 독립할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아들이 독립적이고 부모님이 여전히 자식 의존적이라면 문제는 커진다. 둘의 대립이 극렬할 것이기 때문이다.
효도가 무엇인가? 자식이 일단 수신제가 하는 것이다. 건강하게 살고 새로 일군 가족부터 잘 건사하여 화목하게 사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부모의 걱정을 더는 길이고 효도하는 길이다. 꼭 날마다 전화하고 본가의 대소사를 꾸준히 챙기고, 며느리가 가서 설거지 해야 하고 용돈 매달 드리고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것이 효도가 아니다. 그것은 부모님의 자식 의존적인 마인드를 더욱 굳혀드릴 뿐이다.
성인이 되고 싶다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그 첫번째 방법은 경제적 독립이다. 만고불변의 법칙으로, 돈을 받는 사람은 돈을 주는 사람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부모님이 해주시는 아파트와 주거지는 그때는 고마울 수 있으나 두고 두고 자식을 얽어 매는 사슬로 작용할 것이다. `내가 너에게 해준게 얼만데..`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는 사슬 그자체다.
첨언하자면 서양에서는 애를 키우는 그 기쁨 자체로 자식에게서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았다고 생각한다. 양육이 고통이 아닌 기쁨인 것이다. 하지만 동양에서는 양육을 기본적으로 고통으로 인식한다. 그리하여 그 고통의 댓가를 `효도`나 노후의 경제적 지원 등으로 받아내려는 기본적인 인식 차이가 있다. 양육을 고통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대가 변하였고 더 이상 양육이 고통으로 인식될 이유가 없다. 양육은 기쁨이다. 더 이상 자녀를 속박함이 없이 양육의 기쁨 자체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주로 고부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유아적 행태의 남성들을 타깃으로 쓴 글이지만 장서 갈등을 유발하는 유아적 행태의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음이 확실한 바, 똑같이 해당되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