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이 멀지 않은 만삭의 임산부 입니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시어머니와 잘 지내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네요.. ㅠㅠ
결혼 전엔 정말 무슨 복에 이런 시어머니를 만나나 싶을 정도로
딱히 뭘 챙겨주신다기보다.. 말 한마디라도 참 따뜻하게 해주시고.. 그랬어요.
어머님도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오히려 신랑보다 더 결혼을 서두르셨고요.
신랑에게 니 주제에 감지덕지 해야한다며, 저한테 빨리 장가가라고도 하셨어요.
저도 결혼 전이었지만 어머님 병원 입원하셨을 때,
아들만 둘이라 병원에 거의 혼자 계신다길래 제가 가서 간호해드리고 싶다고도 했었네요.
그렇게 이상적인 관계였는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 봅니다. ㅠㅠ
결혼하고 한 달 조금 넘었을 때, 갑자기 호출이 있었어요.
시댁이 걸어서 5분 거리밖에 안되서 설겆이 하다말고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어머님과 어머님 친구분이 계셨어요. 그리고 그 날 2시간 가까이 설교?를 들었습니다.
설교라고 하는 이유는.. 어머님 친구분 혼자서만 2시간 내내 얘기하시고
저는 네..네.. 대답만 하고.. 어머님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처럼 아무 말씀이 없으셨거든요.
앉은 자리도 참 그랬던게 이상하게 어머님 친구분이 제 맞은편에 마주보고 앉으시고
어머니는 옆에 따로 떨어져서 앉으셨어요. 그렇게 어머님 친구분과 마주한 채
어머님 친구분의 며느리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용은 뭐.. 우리 며느리는 능력이 좋아서 내 아들이 돈을 못벌어와도
혼자 돈벌어 생활하며 애 다 키우고, 그것도 모자라 시부모에게 매달 몇십만원씩
용돈을 준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가정주부였고.. 사실 능력 없는 며느리 맞습니다.
제가 결혼하고 가정주부가 될거란건 신랑도 잘 알고 있었고, 어머님도 알고 계셨을텐데..
신랑도 사회초년생이라 월급이 정말 적었어요.. 용돈은 커녕 둘이서 아둥바둥 살았습니다.
신랑도 대단한 능력자는 아니었어요.. 서로가 잘 알고 있었고,
정말 조건 안따지고 서로 사랑하는 맘 하나로 결혼했습니다. 어머님도 잘 알고 계셨고요..
아무튼.. 제 자격지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저 들으라고 하시는 말씀 같더라고요.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어머님이 너무 어렵고 불편했습니다.. 괜히 눈치보이고..
제가 뭘 잘못했다고는 생각 안해요. 그치만 어머님하고 정말 잘 지내고 싶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어머님의 태도가 달라지셔서
잘 보이고 싶은 맘에 눈치를 보기 시작했죠..
그런데 어찌된게 눈치를 보면 볼수록.. 점점 더 사이가 안좋아지는 겁니다..
어머님 말씀은 점점 더 비수가 되고.. 저도 사람인지라 상처받고 서운하고 섭섭하고..
또 그런 감정이 쌓이다 보니.. 점점 더 불편하고 피하게 되네요..
어떨때는 서운하다못해 너무 야속해서 어머님이 너무 미울때도 있어요...
그래도 마음 다잡고 내가 잘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어머님 하자는대로, 어머님 말씀 잘 들으면 사이가 좋아지겠지 싶다가도
여지껏 어머님이 바라시는 며느리의 모습들을 떠올리면.. 휴..
일단 어머님 친구분 며느리처럼 하는 것도 저에겐 벅차네요;;
거기다 여자가 조용해야 집안이 편안하다고.. 저보고 무조건 참고 살라 하시고..
신랑이 잘못을 해도.. 결국은 아들 혼내기보단 저보고 니가 참아야지 어쩌겠냐 하시고..
그래놓고는 또 신랑이 잘못을 하면 신랑 욕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다 너 욕한다고..
니가 남편을 교육시켜야지 하시고.. 부부 사이에 제가 신랑을 교육시켜야 하는건가요?
그리고 그 교육이라는 말은 신랑이 어머님 말씀 잘 듣게 하라는 의미였습니다..
저희가 이사를 해야했는데, 어머님이 원룸에서 몇달만 살고 그 보증금을
본인에게 맡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몇 달 지나서 어머님 친구분 아파트로 이사하라고..
살림살이는 다 어쩌고 원룸으로 가냐고 신랑이 그랬더니, 컨테이너에 맡기라고 하시고요;
원룸도 어머님이 소개해주는 원룸에 들어가서 살라고 하시면서 월세가 50만원이나 했습니다..;;
당연히 그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좋은 집 찾아서 이사 잘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게 전화해 남편 교육 시키라며 말씀 하신거고요..
그냥 저 하나 말 잘 듣는걸로도 안되나 봅니다. 어머님께 이쁨 받으려면..
조금씩 어머님 원하시는대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표현도 해봤지만..
다 소용이 없더라고요. 아주 조금이라도 사이가 좋아진다거나, 뭐 잠깐 동안이라도 좋아진다면
계속 노력이라도 해볼텐데, 전화 자주 하라 하셔서 전화 자주 드림 역정만 내시고..
선물을 좀 드려볼까 하여 선물 드린 날엔 신랑이 직장을 옮긴다는 문제로
제가 갖은 욕은 다 먹었습니다.. 니 남편 직장 옮긴다는데 어쩌려고 그러냐면서
니네 이제 어떻게 살꺼냐면서 저한테 마구 화를 내시더라고요. 물론 아무도 없는데서..
신랑이나 아버님 계실때는 절대 안그러세요.ㅋ
다른 가족들 있는데서는 생선살도 발라서 밥위에 올려주십니다..;;
신랑 직장은 저도 처음엔 말렸지만.. 신랑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옮길만 하더라고..
그래서 신랑 의견을 존중해 준거였다고.. 그 때 처음으로 말대꾸 아닌 말대꾸를 해봤습니다.
어머님 아무 말씀 못하시더라고요. 첫 말대꾸에 당황하셨을까요?
갑자기 웃으시며 다른 얘길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또 뭔가 화가 풀리지 않으셨는지, 과일은 깎아먹고 있냐면서
과일 가져가라고 신랑에게 말했는데 신랑이 됐다고 했다며
넌 신랑 과일도 안깎아주냐며 또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마침 그 때 선물들어온 과일이 한 상자 있었어요. 그래서 매일 저녁 과일을 먹었는데..
어머님은 왜 그렇게 단정하셨을까요? 아니 그리고 과일 깎아먹는게 화낼 일인가요..
하.. 모르겠습니다. 어머님은 그냥 하시는 말씀인지도..
하지만 큰소리로 마구 쏘아붙이시니.. 제가 듣기엔 역정내시는 것 같아요.
신랑은 아니라고 그냥 잔소리 한다고 생각하라고 하지만.. ㅠㅠ
그래도 임신 전엔 저 혼자 속상해 했다가 풀렸다 하며 어느정도? 관계가 유지됐었는데..
임신 소식을 알려드렸을 때, 솔직히 그때는 그냥 축하한다고 해주실 줄 알았어요.
그래도 임신이니까.. 그런데 역시나 다짜고짜 저에 대한 불만으로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저도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 목소리가 좀 안좋아 졌네요.. 감정 조절이 안되더라고요..
제가 목소리가 확 달라지니 어머님 또 갑자기 웃으시며
백수탈출 축하한다 하셨어요. ㅋ
그냥 축하도 아니고.. 백수 탈출을 축하한다니..
그러면서 또 한마디 하셨죠. 전화좀 자주 하라며 뭐 찔리는거 있냐며..
전화 자주 드리려 마음먹고 자주 해봤었는데, 딱히 좋아하지도 않으시고..
관계가 좋아지긴 커녕 점점 안좋아지고.. 신랑하고도 괜히 자꾸 싸우게되서
전화를 거의 안드리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화가 나셨는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대체 뭘 찔려야 하는건지.. 제가 다른 남자 아이를 가진것도 아닌데..
임신했다는데 그냥 축하한다고 한마디 해주시면 안되는지..
정말 너무 서러운 맘에 전화 끊고 한참을 운 것 같아요.
그때는 정말 어머님이 너무나 밉더라고요. 다신 보고싶지도 않다 할 만큼..
그리고 백수탈출 축하한다는 인사 이후로는 만삭이 되도록 한번도 묻지 않으십니다.
저의 안부는 바라지도 않아요.. 그래도 손주인데. 아이 잘 크냐 애는 어떠냐 그런 말씀
한 마디 안하시는 걸 보면 정말 제가 미워도 단단히 미우신가 봅니다..
신랑은.. 제가 어머님과 잘 지냈음 하면서도.. 신랑도 어머님 성격을 알고 그러는건지..
또 막상 제가 다시 노력해보겠다 하면 말립니다..
어머님과 잘 지내보려 노력하던 시기에 신랑과 크게 여러번 다퉜거든요..
아마도 어머님께 받은 스트레스가 다른데서 터져서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좋은 며느리가 되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나쁜 며느리로 그냥 살아야겠다 마음 먹은 이후로는
우습지만 부부사이가 정말 좋아졌습니다. 사실 지금이 훨씬 마음은 편해요. 참 나쁘죠?ㅋ
그치만.. 신랑을 생각하면.. 또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이러면 안되는데 싶기도 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어머님과 정말 잘 지내보고 싶고요. 그런데 정말 방법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적당이 맞춰드리는 걸로는 어머님이 절대 만족하실 분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걸 어머님께 맞추고 싶지는 않네요.. 가능한 일도 아닌 것 같고요..
당장 이사할 때 무리한 요구를 하시는 것도 그렇고.. 하.. 어렵습니다.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