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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통시장 방문 ‘북새통’…대안과 정책 없으면 ‘쇼’

참의부 |2013.08.19 05:46
조회 101 |추천 0

 

서민경제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흘새 전통시장을 두 곳이나 방문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남 통영시 중앙시장과 16일 인천시 남구 용현시장을 방문했다. 통영은 결혼을 한 동네이고, 신혼 3년을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가 태어난 곳이다. 이런 이유로 떠나온 지 13년이 넘었지만 통영이란 동네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설레고, 3년 동안 보냈던 그 시간들이 생각난다.

 

박 대통령 전통시장 방문…주위에는 참모들과 기자들

 

박 대통령이 멀리 통영까지 간 이유는 남해안 적조 피해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16일 경남도에 따르면, 양식어류 2100만마리(시가 172억원)가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적조 피해 현장을 찾고, 전통시장을 찾는 것을 탓할 사람은 별로 없다. 피해를 입은 어민들을 위로하고,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시장 방문도 마찬가지다. 나 역시 이 같은 더위에 전통시장보다는 시원한 대형마트를 더 선호한다. 아니 거의 전통시장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대통령이 방문함으로써 전통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은 한다. 시장 상인들도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하룻동안 마음만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방문한 후다. 방문으로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다. 그리고 대통령이 방문하는 날은 무슨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그런데 자세히 보면, 청와대 참모와 지역 단체장 그리고 기자들이다.

 

지난 13일 통영 중앙시장을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 주위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보인다. 그리고 기자들이다. 대통령은 이날 지갑을 열었다. 대통령 주위에 있던 이들은 과연 지갑을 열었을까?  16일 인천 용현시장 사진도 송영길 인천시장과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보인다. 윤 부대표는 지역구가 인천 남구을이고, 여당 원내부대표이기에 당연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호박잎 한 장을 들어보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지갑을 열었다. 통영에서 처럼 말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전통시장을 누구보다 많이 찾은 대통령이었다. 전통시장에 가면 어묵도 먹고, 찐빵도 먹고, 뻥튀기도 먹는다. 그는 지난 2009년 9월 10일 추석을 맞아 남대문시장을 찾아 새마을금고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까지 열었다. 당시 그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안정돼 있다고 하지만 아직 서민들의 체감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전 부처가 힘을 모아 서민생활과 물가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MB도 참 열심이 전통시장 방문해…어묵·찐빵·만두 먹었다

 

이날 언론들은 이 대통령은 한 만두가게에 들러 만두를 사먹었고, 한복가게, 채소 노점상, 꿀타래 가게에 들러 손녀에게 줄 한복과 무화과, 고추, 꿀타래 등을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으로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어묵·찐빵·만두를 사먹고, 한복과 무화과, 고추, 꿀타래를 상품권으로 샀다는 것으로 끝나면 그것은 '이벤트'일뿐이다. 어묵 먹는 MB만 생각나고, 그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시장 상인들을 속인 거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공식 트위터(@bluehousekorea)를 통해 "통영중앙시장의 많은 상인, 시민들과의 즐거운 만남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싱싱한 농어, 전어와 참기름, 고춧가루를 구입했다"면서 "온누리 상품권으로 직접 사셨는데요. 오늘 대통령의 저녁 반찬일까요? ^^ "라고 했다. 또한 "여름부터 맛있어지는 전어와 여름이 제철인 농어, 그리고 부부가 같이하는 방앗간의 고춧가루와 참기름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13일) 통영중앙시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그 어떤 때보다 알찬 장을 보았답니다^^"고 적었다.

 

박 대통령 전통시장 방문하니 '북새통'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악수를 청하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답니다!"는 내용도 있다. 16일에도 "민생 현장 속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인천 용현시장을 찾아가 상인들과의 푸근한 만남을 가졌다"며 "오늘 박 대통령의 장바구니에 들어간 물품은 호박잎과 떡이었네요~^^"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민생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하고, 호박닢 한 장을 들어보고, 지갑을 열어 온누리상품권으로 몇 만 원치를 사는 것으로 끝나면 역시 어묵 먹는 MB와 다를 바가 없다. 어묵과 뻥튀기 먹는다고 친서민 되는 것이 아니듯, 호박잎 들어본다고 '민생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

 

지난 달 29일 129년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중앙시장을 찾았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도 전통시장을 잘 안 간다. 오래만에 간 중앙시장은 정말 파리만 날렸다. 폭염과 휴가철이라 손님이 더 없었을 수도 있지만, 정말 충격을 받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통영중앙시장을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이 이동할 때마다 악수를 청하는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고 했다. 북새통을 이룬 그 시민들이 과연 물건을 사기 위해 나온 사람일까? 대통령이 지나 간 후에 북새통을 이루어야 한다.

 

노무현 "내가 손잡아 준다고 재래시장 살아나나?"

 

MB와 박 대통령을 보면서 역대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자주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통시장을 잘 방문하지 않았다. 이유는 대통령이 간다고 전통시장 경기가 바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철학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안다. 그러나 내가 가지 않는다고 했지 않냐? 그 정도로 재래시장이 나아지냐? 내가 손잡아 준다고 재래시장이 살아나나?" - <99%를 위한 대통령은 없다>(개마공원, 김병준) 속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노무현 대통령이 전총시장을 처음 방문한 것은 취임 1년 후인 2004년 3월이었다. 물론 노 대통령 생각이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것 만으로도 상인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을 살리는 정책과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상인을 속이는 쇼일 뿐이다. 온누리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는 대통령, 어묵 먹는 대통령이 아니라 전통시장을 진짜 살리는 대통령 한 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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