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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으로 19 - 히치하이커 上

폭염주의보 |2013.08.21 09:57
조회 11,877 |추천 51

일하기 싫은 수요일이 다가왔어요 ㅋㅋ

 

늘 일은 하기 싫지만 ㅋㅋㅋㅋㅋ

 

 

어서어서 금요일이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

 

잡소리는 그만하고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ㅋ

 

 

 

 

 

이 이야기는 본인의 경험이 아닌 다른 분의 경험담을 옮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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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일입니다.

 


당시 저는 경북 구미에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는 당시 전남 완도에 살고 있었는데

 

PC통신 천리안의 동호회활동으로 알게되어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멀기에 데이트를 하려면

 

차를 갖고 있는 제가 주말마다 구미에서 완도로

 

왕복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완도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었습니다.

 


88고속도로를 타고 광주, 나주, 해남을 거쳐 남창까지 가면

 

완도로 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길이 새로 생겨서 많이 좋아졌지만

 

당시에만 해도 나주만 벗어나면 완도까지 차 두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었습니다

 

 


밤에는 조명이라곤 멀리서 보이는 인가의 희미한 불빛 뿐,

 

가로등 없이 왠지 모르게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길이었습니다

 

 

 


그날은 여름 장마철이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그날따라 일이 좀 많아서 늦게 출발했습니다.

 

 


지리산 휴게소를 지날 때부터 장대같은 비가 계속 쏟아졌습니다.

 

광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이 훌쩍 지나가 있었고

 

비는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었지요

 

천둥번개까지 쳐가면서....

 


어차피 날이 밝아야 그녀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었습니다.

 

느긋하게 스쳐가는 풍경들을 즐겼습니다.

 

그녀가 사준 테이프를 들으며 휘파람도 불어가면서....

 

저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씨를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학생....

 

 

 

학생인지 청년인지 잘 모르지만

 

어려보였고 20살은 넘지 않아 보였으니 그냥 학생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학생을 만난 시간이 새벽 2시에서 3시쯤이라고 짐작 됩니다.

 

시계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 거리상으로 짐작만 할 뿐입니다.

 


13번 국도를 따라서 막 곡개를 하나 넘고 있었는데

 

이 고개만 넘으면 해남이었습니다.

 

 

커브 길을 돌아가는 순간 내 차의 헤드라이트 빛에 그 학생이 비쳐보였습니다.

 


우산도 없이 오는 비를 다 맞아가면서 태연히 손을 들더군요

 

마치 택시를 잡듯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길가에 서서 말이죠.

 


이 시간에??? 이 산속에???  폭우까지 쏟아지는데??

 

 

별 미친놈도 다 있고만 하면서 그냥 지나쳤는데

 

 


스쳐지나가면서 언뜻 본 그 학생의 눈빛이 뇌리에 꽂히고 말았습니다.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짧은 순간에 그것도 비까지 쏟아지는 한밤중에

 

그 학생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니

 

지금 생각해도 의아할 따름입니다.

 

 


그 불쌍한 눈빛에

 

어차피 조금만 더 가면 해남인데 태워주자, 라는 마음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차를 돌렸습니다.

 

저는 그 학생이 해남에 가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건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제 생각을 틀렸습니다.

 

그 학생은 스스럼없이 조수석에 올라타더니 한마디 툭 던지는 거였습니다.

 

 


"아저씨, 땅끝마을이요"

 

 


변성기가 아직 오지 않은 짧고 가녀린 음성

 


그 한마디 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만 바라보더군요

 


땅끝마을? 이게 택신줄 아나?

 


혼자 속으로만 궁시렁 거리며 계속 달렸습니다.

 

완도 가는 길에 땅끝마을도 있으니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넘어가자...

 

조금 괘씸하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최소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하잖아요

 

무슨... 제가 택시도 아니고 말이죠.

 


하지만 조수석 창에 비친 그 학생의 표정은 굉장히 슬퍼보였습니다

 

그 표정에 말문이 막히더군요

 


캄캄한 밤이었고, 비까지 내려서 몇미터 앞도 잘 안보일텐데도

 

창에 비친 그녀석의 눈동자는 아주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뭐........ 실연이라도 당했겠거니, 그래서 술이라도 한잔 했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달렸죠

 

그 학생도 날 신경 안쓰는 것 같았고

 

옆에 아무도 없다 생각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계속 달렸습니다.

 

 


남창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비는 거의 잦아들었고

 

대신 새벽녘의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구름속을 달리는 듯이 지독한 안개였지요

 

 


저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땅끝마을까지 태워줄까.... 여기서 내리면 꽤나 걸어가야 할텐데....

 


"학생, 난 완도로 가야하는데.... 어떡할래? 여기서 내릴래? 아님 집까지 태워다 줄까?"

 


그 녀석은 저를 한번 돌아보더니 미소를 짓더군요

 

그 학생의 얼굴을 그때 처음으로 바로 본거였는데

 

제법 준수한 용모였고 무엇보다도 창백해보였습니다.

 

그럴만했습니다

 

아무리 여름이지만 오밤중에 그 폭우속에 서 있었으니...

 

좀 걱정이 되어서 한번 더 물어봤습니다.

 


"안좋아보이는데.... 괜찮겠어? 집까지 태워다 줄께... 어차피 난 시간 많어"

 


그러면서 차를 땅끝마을 쪽으로 돌리려고 하는데

 

괜찮다면서 여기서 가까우니 내려달라고 하더군요

 


저야 좋죠,

 

교차로에서 내려주고 다시 한 번 물었죠

 

고개만 까딱거리더군요

 

내려주고 교차로를 지나오면서 룸미러로 뒤를 봤는데

 

분명히 금방 내렸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

교차로를 건너서 차를 세우고는 내려서 건너편을 봤지만 역시 안보이더군요

 


자욱한 안개때문에 바로 앞도 제대로 안보이는 상황이어서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리자마자 뛰어갔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서둘러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완도 읍내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다되어가더군요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의자를 뒤로 젖혀 잠을 청했습니다.

 

두어시간 자고 일어나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나 잤을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습니다.

 

희뿌옇게 날이 밝아오는 가운데

 

그 학생이 차창을 노크하듯이 두드리면서

 

자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지요

 

 

화들짝 깨어나서 놀란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창문을 내렸습니다.

 

비몽사몽간에 더듬거리면서 횡설수설하는데

 

그 학생이 씩 웃더니 고마웠다고 그러더군요

 

 

아무도 태워주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제가 태워줬다고 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말 한마디 않더니,

 

고맙다는 말 하려고 다시 온건가 싶었습니다.

 

 


어떻게 돌아왔냐고 물어보려는데 녀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비오면 88고속도로로 가지 마세요"

 

"응? 뭐? 비? 왜?"

 


그리고 그녀석은 뒤돌아갔습니다.

 

왠지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차문을 열려는데

 

이런... 문이 안열리는 겁니다

 

이럴리가 없는데 순간 당황되더군요

 

 

 

 

 

 

 

 

 

 

 

계속.....

 

 

 

 

 

 

 

[출처] 잠밤기 투고글

           하뉘바람 http://thering.co.kr/2233?category=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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