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야기 속으로 20 - 히치하이커 下

폭염주의보 |2013.08.21 11:11
조회 10,120 |추천 83

 

 

 

 

 

"비오면 88고속도로로 가지 마세요"

 

 

"응? 뭐? 비? 왜?"

 

 


그리고 그녀석은 뒤돌아갔습니다.

 

왠지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차문을 열려는데

 

이런... 문이 안열리는 겁니다

 

 

 

이럴리가 없는데 순간 당황되더군요

 

 

 

 

 


문을 열려고 용을 쓰다가 잠에서 깼습니다.

 

 

네..........그건 꿈이었어요......

 

퍼뜩 문부터 열어봤죠.

 

아무 이상 없이 잘 열렸습니다.

 

 


꿈이 너무 생생했습니다.

 

꿈에서처럼 희뿌옇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꿈인지, 현실인지 한동안 헷갈렸습니다.

 

 


애초에 그녀석을 태운 것부터가 꿈이었을까요?

 

그래..... 녀석이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해서 꿍한 제 맘에 걸렸었나봅니다.

 

그렇게 또 스스로를 납득시키고는 잊었습니다.

 

 


그 후론 그녀와의 즐거운 일요일이었습니다.

 

다음날 출근도 해야하기 때문에 데이트하다가 저녁에 출발해야했죠

 

헤어지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서

 

그 학생을 태웠던 일, 꿈에서 녀석이 했던 말, 지난밤에 겪었던 일들을 그녀에게 들려줬습니다.

 

마침 화창했던 날씨가 궂어지더니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여자친구는 심각한 표정이었습니다.

 

때마침 빗발울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한사코 88고속도로로 가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아는 길이 그거밖에 없는데

 

사실 순천으로 해서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이 있는건 들어서 알고 있지만

 

한번도 가보지 않아서 그 방향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자친구의 부탁때문에 88고속도로가 아닌 구마고속도로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88고속도로로 가고 그녀에겐 순천으로 해서 갔다고 그럴까, 생각도 했지만

 

그녀를 속인다는게 내키지 않아서 초행길이지만 순천으로 방향을 잡고 출발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마산을 지날 쯤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고령터널 입구에서 유조차가 포함된 7중추돌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유조차 뒤집어지고 사상자 수명..... 교통 통제되고 있다고....

 

내가 88고속도로로 갔다면 지금쯤 나도 그 근처를 지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설마 우연이겠지.. 우연일거야..

 

 

그렇게 또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그 일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잊었지요, 2년 동안은.

 

 

 

그 학생과 다시 얽힌 것은 2년이 지난 여름 휴가때였습니다.

 


친구들과 휴가 날짜를 맞춰서 땅끝마을로 휴가를 갔습니다.

 

사실 친구들에게 그녀를 자랑도 할 겸 소개해주기 위한 계획이었지요

 

 


땅끝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해수욕장도 있고

 

완도로 가서 바다낚시도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도 늦게 도착했지요

 

 


항상 그렇습니다 .그쪽으로 가면...

 

 

새벽같이 출발하지 않으면 항상 한밤중에나 도착합니다.

 

 


급히 구하느라고 조립식으로 대충 지은 허름한 민박집에 간단한 짐들을 풀었습니다.

 

 


너무 피곤했던지 바로 눕자마자 잠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꿈속에서 뜻밖의 인물을 만났습니다.

 

2년 전 그 학생을 또 만났습니다.

 

꿈에서 그 학생은 화난모습이었습니다.

 

 


"여긴 뭐하러 왔어요?!!"

 

 


지금 당장 나가라면서 나를 힐난하듯이 몰아세우더군요

 

그러다가 잠에서 깼는데.....

 

시간이 꽤 된것 같았는데 밤 2시밖에 되지 않았더군요

 

이번에는 그냥 꿈이겠거니... 하고 넘길수가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자고 있는 친구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도 그럴것이 잠든지 두어시간밖에 안되었는데 깨웠으니.....

 

 


난 아직 잠에서 덜 깬 친구들에게 두서없이 꿈 이야기를 하며

 

예감이 안좋으니까 빨리 나가자고 닥달했지요

 


당연히 친구들은 나를 미친놈 보듯이 했습니다.

 

 

 


오밤중에 꿈 이야기를 하면서 나가자니

 

제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소리였죠

 

그래도 끝까지 고집을 피워 친구들을 하나씩 끌어내다시피 하면서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끌려나온 친구들은 마당 한편에 있는 툇마루에 앉아

 

잠에 취한 표정으로 욕지기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고

 


바로 그때!!!!

 

그때였습니다

 

 


우리 옆방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은 것은.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그 불은 순식간에 우리가 자던 방으로까지 옮겨붙었습니다

 

 


그 일들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조립식 건물이 왜 위험한가를 그때 확실하게 깨달았지요

 

 

 

불이 정말 순식간에 번집니다

 

 

 

자고있던 사람들이 팬티바람으로 황망하게 뛰쳐나왔지만

 

이미 상당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병원에 실려간 부상자 중 결국 한분은 돌아가셨답니다

 

 


그 화재사건으로 우리들의 휴가계획은 엉망이 되었지요

 

전 그 학생 얘기와 꿈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자세히 들려줬습니다.

 

 


그 중 한 친구가 그 학생을 한번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어차피 휴가는 다 망쳤으니 다들 그러자고 찬성했습니다.

 

 

 

 

그렇게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한 결과 알게 된 사실은

 

 


10년 전쯤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는 25년 전 쯤이 되겠군요

 

해남 근처에서 실족사한 고등학생이 한명 있었다고 합니다.

 

 


여자친구한테 차이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도로 옆 절벽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자살이라고도 하고 사고라고도 하고

 

아무튼 의견이 분분했답니다.

 

 


사건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는데 경찰에서는 자살로 결론지었다고 하더군요

 

그 학생 집이 땅끝마을에 있었고

 

아버지는 안계시고 어머님과 단둘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 일이 있은 후 어머님은 종적이 묘연해졌다고 합니다.

 

 

 


그 이상은 자세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두번 다시 그 학생을 만날 수도 없었지요

 


요즘같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여름밤이면 가끔씩 그 학생 생각이 납니다.

 

 

내가 정말 그 학생을 태웠던 게 맞는가 싶기도 하고..........

 

 

 

 

 

 

 

 

 

 

 

 

[출처] 밤잠기 투고글

           하뉘바람 http://thering.co.kr/2233?category=20

 

 

 

 

 

 

이야기 속으로 21편 http://pann.nate.com/talk/319072353/reply/388983898

추천수83
반대수9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