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시댁 문화 이해 못하겠다는 20살소녀 님에게....

ㅇㅇ |2013.08.25 14:27
조회 2,253 |추천 7
링크 : http://pann.nate.com/talk/319087988

댓글을 달고 싶은데 어차피 남자들은 댓글도 못 다는 판에 써진 글이라...그냥 넘어갈까 했는데 남자들은 왜 침묵하냐고 꾸짖는 베플이 있으셔서 침묵 안 해봅니다.
먼저 전제를 깔겠습니다. 명절에 시댁에 먼저 가는 것으로 대표되는 시댁문화는 분명 '가부장제'의 산물이며 '남성 중심의 사고'입니다. 우리 세대에까지 그걸 '맞다'고 생각해 우리 자식들에게 강요한다면, 그건 고루하고 구시대적인 발상이죠. 
이런 면에서 20살소녀님의 말은 틀린 것은 아닌데 또 어찌 생각하면 틀린 면도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아직까지도 가부장적 요소가 많이 남아있어서 당연히 시댁에 먼저 가는걸 옳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20살소녀님이 오빠나 남동생이 있다고 했을 때 글 쓰신 분이 '나 이번 명절엔 시댁에만 갈꺼야.'라고 하는 것과 오빠나 남동생이 '이번 명절엔 처가만 갈꺼야.'라고 말하는건 부모님께서 받아들이시는게 완전히 다를겁니다.  아니, 지금 당장 여쭤보세요. '엄마, 나 나중에 결혼하면 시댁부터 가 아님 친정부터 와??' 라구요. 또한 20살소녀님이 친정에만 오겠다고 하면 좋아하실지 모르지만 오빠나 남동생이 처가에만 가겠다고 하면 무지 화를 내실테죠. 그럼 20살소녀님의 부모님도 이중성 쩌는 분들이신가요?
그렇지는 않다는 말입니다. 애시당초 우리 어른 세대가 받은 교육과 자란 환경은 우리 세대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결국 명절에 찾아뵙고 효도하는건 '우리'가 아닌 '그 분들'을 위한 것이잖아요? 극단적으로 말해서 제 여자친구 어머님은 제 여자친구가 "오빠는 나중에 명절 때 우리 집에 먼저 가도 좋대."라고 말씀드렸더니 '무슨 소리냐, 그건 정도(正道)가 아니다.'라고 역정을 내셨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부모님 세대의 가치관이 그렇다면 그 분들에게 맞는 방식대로 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대신, 우리 세대가 느끼기에 그것은 상당부분 불합리한 측면이 있죠 똑같은 부모님인데? 그렇다면 불합리하게 여겨지는 부분을 남편과 얘기해서 맞춰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아는 형님은 명절 때 시댁부터 간 다음 친정에는 용돈도 많이 드리고 더 오래 있는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뭐 20세소녀님이 나중에 가정을 꾸리신다면 또 부부간에 얘기를 해서 맞춰갈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을테구요.
이해 못하는 문화는 분명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반세기 동안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 있었구요. 그렇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문화를 부정해버리는건 곤란합니다. 부모님 세대에겐 그들만의 문화가 있고 우린 우리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니 우리도 그들의 가치관과 문화를 존중해드리는 범위 안에서 변화를 꾀해가야 할 것입니다.
추천수7
반대수3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