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런데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네요.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저는 올해 30살이 된 여성입니다.
이건 제 결혼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저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현재 별거를 하신지 22년째 되십니다.
제가 8살때부터 였으니까요.
별거의 이유는 아버지의 외도때문이였고,
단순한 바람이 아니였던지라 어머니께서는 용서하지 않으셨고 그때부터 별거상태가 되셨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는 20살 21살때 결혼 하게 되셨고,
별거 이후 어머니는 가게를 운영하시거나, 식당에서 일을 하시면서 생계를 꾸리셨습니다.
그러실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버지는 집에 나간 이후로 일절 생활비를 보태주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평생 오빠들 남동생들만 있는 교육자 집안에서 공주처럼 사셨던, 자존심이 재산이였던 어머니는
저랑 제 동생을 키우시기 위해서 아주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저랑 제 동생, 어머니 세식구의 생활비에서 교육비, 대학교 등록금 모두 어머니께서 내셨구요.
처음 저랑 동생 입학했을때 할아버지께서 입학금은 두번 내주신것과,
세식구 살던 집 어머니 가지고 계시던 돈에 할아버지께서 얼마간 돈 보태주신게 다입니다.
그나마도 할아버지께서 돈 보태셨다고 명의는 꼭 할아버지 이름으로 하셔야 된다 우기셔서 그 집도 할아버지집 명의로 했습니다. (이 집도 알고보니 어머니 모르게 아버지 이름으로 바꾸셨던걸 얼마전에 알게 됐습니다.)
저희 어머니, 별거하시고 난 뒤에도 10년 넘게 설이면 설, 추석이면 추석 명절때마다 꼬박꼬박 할머니댁 찾아가셔서 음식 준비하는거 다 도와주셨습니다.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 옛날 분들이라 남자가 한번 실수한거 어머니가 속이 좁아 받아주지 못한다고 있는 눈치 없는 눈치 다 주는거 받아가시면서요.
저랑 제 동생 어렸을때,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모든게 다 어머니탓인냥, 명절때 생신때 찾아뵈면 저희까지 눈치주고 탐탁치 않게 여기셨습니다. 다른 사촌동생들한테 대하는 것과 저희한테 대하는것 누가봐도 티가 날 정도로 달랐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어찌나 상처가 되던지, 명절때가 다가오면 한달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대우자동차에 다니시다 그만두시고 이일 저일 하시다가 지금은 렌트가 업체에서 근무하고 계십니다. 수입이 일정했던적도, 아니였던 적도 있었지만 얼마를 버시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얘기하신적도, 물어본적도, 저희에게 생활비를 보태주신적도 없으시니까요.
심지어 살고 계신곳도 한번도 못가봤습니다. 은근슬쩍 지나가는 말로 한번 들러보자 해도 뭐하러 가봤자 볼것도 없다시며 데려가주신적이 없습니다.
별거의 원인이 되셨던 분과는 아주 오래전에 헤어진걸로 알고 있지만, 그 이후에도 여러 여성분을 만난걸로 알고 있습니다. 눈치껏이지만요.
일례로, 동생이 대학교 다닐적에, 옆에 여자분 태우고 가시다가 동생을 보시더니 불러 세웠답니다.
이혼 도장도 안 찍고, 그 모든 별거의 이유를 어머니께 돌리는 분이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동생을 불러서 얘기를 하더니, 옆에 계신 여자분이 용돈까지 주셨답니다. 이제 갓 스물이 된 동생이 얼마나 당황하고 곤혹스러워했었는지 뒤에 얘기를 듣고 많이 속이 상했습니다.
얼마전 어머니가 건강보험을 내려고 보니 (별거 이후에도 건강보험료 한달에 8만원 넘짓한 그 돈도 어머니가 다 내고 계십니다.) 12만원으로 올라있길래 건강보험공단에 알아보셨답니다. 한 가정에 등록된 차가 1대에서 2대가 되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아버지 명의로 얼마전에 에쿠스를 사셔서 등록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어머니가 도저히 이건 아니다 해서 전화를 하셨답니다.
이제껏 내가 당신 보험료까지 다 냈으니 이제는 당신이 내는게 맞지 않느냐구요.
그랬더니 아 바쁜데 괜히 전화하고 난리라고 하시고 끊어버리셨답니다.
저희 어머니 참 착하신 분입니다. 몇십년을 이런 취급 당하시면서 무시 당하셨는데도 도리는 해야된다 너희 시집갈때 이혼가정이면 흠잡힌다 하시면서 여러차례 이혼하시라 말씀드려도 안된다 안된다 하시던 분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어머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례로, 예전에 명절이라 할아버지댁에 들렸다가 아버지가 바래다 주신적이 있습니다. 그때 깜빡하고 열쇠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어머니께서는 외출중이셨습니다. (명절때 음식준비만 도와주시고 당일에는 가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갑자기 화를 내면서 제 앞에서 명절때 찾아도 오지 않는 X가 어디서 놀고 돌아다닌다며 아주 18X 썅X.. 저는 세상에 그렇게 험한 욕은 그때 다 들었습니다.
어느 아비가 자식앞에서 어미를 그렇게 상스럽게 욕하는지..
저는 세상에서 원래 아버지가 제일 무서운 사람입니다. 덩치도 크시고 인상도 험악하신데다가 성격이 한번 화가 나면 불같으십니다. 해서 될일 안될일 구분하지 않고 험한 소리 곧잘 하시는 분인걸 알아서 아버지가 소리만 질러도 놀래서 벌벌 떨정도였습니다.
근데 도저히 그때는 참을수가 없더군요. 차 안에서 아버지랑 소리지르며 싸웠습니다. 저보고 그 어미에 그 자식이라며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이 미친X가 아비한테 이딴 소리를 하냐며 쌍욕을 하십니다. 평생 어머니를 못배워 무식한 X 상식도 없는 X라며 욕을 하십니다.
저희 어머니 4년제 대학에 미대 다니신 분입니다. 저를 가지고 미대 다니시던 꿈을 접으셨지만 못배우고 상식없는 분은 절대 아니십니다.
오히려 교육자 집안에 교육 바르게 받고 자라셔서 자존심도 쎄시고 어디가서 남에게 해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그 날이 세상에서 제가 제일 많이 운 날입니다.
할말이 .. 할말이 너무 많은데 너무 흥분이 되고 눈물도 나고 해서 쓸수가 없네요.
제가 이 글을 올린 이유는 오늘 일어난 일 때문입니다.
저번주 주말에 아버지가 전화가 오셨더군요.
할아버지 칠순이 다음주 수요일(오늘)인데, 오늘 온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했다.
너도 잊지 말고 수요일에 전화해서 축하드린다 말씀드려라.
너는 멀리 살아서 그냥 오기 귀찮을까봐 전화 안했다.
저 고향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까먹지 말고 전화 드려야겠다 해서 할아버지께 전화드려서 축하드린다 못찾아뵈서 죄송하다 전화하고 곰곰히 생각을 했는데 너무 섭섭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저 멀리 6시간거리 사시는 고모까지 다 내려와서 30명 넘게 잔치를 했다 하시는데, 아무리 그래도 저랑 제 동생 하나밖에 없는 친손녀인데.. (아버지가 독자십니다. 아래로 여동생만 넷이 있습니다.)
미리 이렇게 모임을 갖기로 했으니 오지 않겠느냐, 말해주는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게 상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할아버지가 칠순잔치 하면서 친손녀한테 말도 안해주나 싶었습니다.
생각을 하다 아버지한테 전화했습니다.
오늘 할아버지한테는 전화드렸는데..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좀 섭섭하다고.
미리 말씀주셨으면 내려갔을텐데.. 그렇게 고모에 외손녀 일가 친척들 다 모이는데 미리 언질 한번 주시지 그랬냐고.
그랬더니 제 말의 내용이 마음에 안든건지 말투가 마음에 안든건지 갑자기 또 불같이 화를 내십니다.
어디서 근본도 없는게 니가 먼저 전화를 해서 참석하겠다 말을 해야지 건방지게 입을 놀리냐며
지X을 한다며 온갖 썅욕을 또 하십니다.
제가 그렇게 모임을 가지실지 아닐지 어떻게 알고 미리 전화를 드리냐 했냐, 아버지는 도대체 왜 그렇게 또 말을 하시냐, 제가 이러니까 섭섭해도 뭐라 말씀을 드릴수가 없다. 했더니 하시는 말이 ..
내 평생 너 섭섭하게 한게 뭐 있냐, 하십니다.
참..
할말을 잃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정말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할말이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어머니 그렇게 고생하실때 생활비 한번 안보태주신분이,
저 등록금 벌려고 휴학하고 공장까지 들어가서 등록금 겨우 내고 졸업할때도,
미안하다 말 한마디 않던 분이,
평생 자기 좋을대로 놀러다니며 하고 싶은 일 하고 하기 싫으면 그만두고
평생 한량처럼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셨던 분이,
양심이 있다면 어떻게 저렇게 말을 할수 있냐 싶었습니다.
솔직히 보시는 분들,
이 정도면 저랑 아버지 관계, 나쁠때로 나빠서 제가 싸가지 없게 대들었을거라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병신이였구나 싶을정도로
그냥 아버지 이해하고 살아왔다 생각합니다.
가까워본적이 없어 반말 한번 해본적 없이, 말씀하실때 대든적도, 토단적도 없고 말씀하시면 예, 예 그러려니 했습니다.
아버지가 무뚝뚝해서 그렇지 속으로 많이 미안할거다, 그래도 우리를 많이 사랑할거다 표현만 못하실거다 믿고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행동을 보여줘서가 아니라, 어쩌면 그렇게 생각해야 제가 견딜 수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침묵하는 동안 아버지 혼자서 또 온갖 욕을 퍼부으시더니 마지막에는 너랑 더이상은 할말 없어 이 새X야 하시더니 전화를 뚝 끊어버리십니다.
화가 나고 슬프기에 앞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니 도저히 속에서 화가 끓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순하시던 저희 어머니 들으시더니
내가 무시를 당하고는 살아도 너희가 무시 당하고는 못산다.
내가 너무 오래 끌었다 쓸모도 없이 그 집안에 뭘 얻겠다고 끌었는지 모르겠다,
호적 정리 하자 하시네요. 추석때도 내려오지 말고 내가 올라갈테지 셋이서 그냥 보내자 하십니다.
저는 다른 도시에 살아 괜찮지만, 아버지 화나면 어머니한테까지 찾아내서 난동 부리실분입니다.
엄마, 그러면 엄마 찾아가서 난리쳐 안돼.. 했더니
나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전화해봤자 소리지르고 욕하니 문자로 그냥 인연끊자 해라. 하십니다.
전화를 끊고 아버지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인연끊자고는 못했습니다. 그저 ..
섭섭하다 말씀드린게 그렇게 화가 날일인지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
내가 왜 이렇게 쌍욕을 얻어먹었는지도 나는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돌아가셔서 명절때 다들 가족 모이는데 어머니 혼자 계시는데 두고 할아버지댁 갈때 마음 많이 아팠지만 찾아뵙고 용돈 드리고 음식 준비 도와드리고 때 맞춰 안부전화드리고 도리는 다 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 혼자서 얼마나 고생이 심했는지, 아빠 없이 자란 저와 제 동생은 힘들지 않았을런지 생각은 해보셨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속이 깊어 표현만 하지 않으셨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문자를 드렸더니
전화통에 불이 납니다.
받지 않았더니 문자가 오네요.
이 건방진놈 이제 보지 말고 살자. 이렇게요.
그래도 아버지라고 정붙여 보려고 무던히도 애쓰며 살아온 제 30년이 저 한마디에 저렇게 끝이 나네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굳이 남보기 좋지도 않은, 어찌 보면 저희 집의 흉이 될지도 모르는 일을 쓰는 이유는
어머니께서 호적정리를 정말로 하실 생각이시면 제가 도와 추진을 하고 싶습니다.
이혼을 할 경우에, 저는 정말 아버지를 고소라도 해서 위자료를 받아 어머니께 드리고 싶습니다.
별거하신지 22년 째입니다.
세금 한번, 건강보험 한번, 생활비 한번 보태주지 않으셨어요.
다만 받은거라곤, 처음에 집을 얻을떄 어머니께서 모으신 돈에 할아버지가 돈을 보태주신거. (명의는 할아버지꺼였고 지금은 아버지 꺼예요)
이 집을 전세로 내 놓으면서 어머니 모운돈에 전셋돈으로 가게를 하나 차리셨습니다.
(그 가게도 계약하던날 할아버지가 와서 자기 명의로 해야된다고 난동을 피우셨다 하시더라구요..)
거기에 저랑 동생 대학교 입학금입니다. (이것도 할아버지가 내주신거고, 둘다 국립대를 나와서 합쳐야 300만원 안됩니다.)
만약에 이혼소송을 한다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돈은 많아도 좋지만 많지 않아도 사실 괜찮습니다.
아버지가 한번쯤은 당신이 이 가정에서 한번도 책임을 진적 없으시다, 그 결과로 법이 이렇게 보상을 하라고 한다, 라는걸 알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어머니 고생하신거, 세상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법쪽에 아는게 많으시거나, 아니 많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있으시면 바쁘시더라도 한마디만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