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보물상자가 있다.
우리가 대학교 4학년때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직업군인이셨던 장인어른은 소령 때 영내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중령으로 예편되셨다. 안타깝게도 군대에서는 사회성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게 돌아가셨다. 4년 전에 장모님마저 돌아가셨다.
조실부모한 아내에게 불행 중 다행으로 기다리던 아이가 생겼다. 덕분에 아내가 힘을 내고 털고 일어난 듯 하다....
아내의 보물상자는 장인어른과 장모님과의 추억이 담긴 작은 녹색 개구리 상자이다. 값나가는 물건은 하나도 없지만 아내는 그 상자의 물건들을 굉장히 소중하게 아낀다.
오늘 아들 녀석이 아내의 보물상자에서 장인어른과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하모니카를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나 소중하게 여기는 보물인데 눈치없이 하모니카를 들고 뛰어다니는 아들 녀석을 보며 아내는 웃는다.
아내에게 물었다. 장인어른 유품인데 괜찮냐고.
아내가 답한다. '아빠도 손주가 가지고 노는걸 더 행복하게 생각하실걸?'
미안하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