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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집살이를 할수밖에 없는 이유

행복한하루 |2013.09.27 13:32
조회 12,248 |추천 92

 
1. 시집 올 때쯤의 시어머니는 갱년기.

갱년기엔 심하면 남편과 자녀도 감당하기 힘든 감정의 격동을 겪는다.

임신시에 호르몬때문에 겪는 감정변화나 여자들 한달에 한번 마법걸릴때의 감정과 비슷하다고 하다 (들은 얘기임)

 

2. 나이드신 분들은 사고가 굳기 때문에 실질적인 대화가 어렵다.

생각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는 서로 생각의 유연성이 있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사고가 굳어져서 본인 생각만 말씀하신다.

같은 일을 몇번씩 말씀드려도 마치 안들은것 처럼 행동하시는건

이미 머릿속에 그 일에 대한 생각이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e.g. 애기 모유수유 한다고 분유 먹이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계속 분유를 먹이시는 상황 등

이 시어머니는 아이들을 분유를 먹여서 키웠을 것이고 아이들은 으례껏 분유를 먹여 키우는거라는 사고방식이 머리에 잡혀 계심

아무리 며느리가 얘기해도 그 사고방식은 바뀌기 힘들것임

 

*우리 시어머니 같은 경우는 명절에 사람도 안오는데 계속 10~15인분씩 하심

*우리 엄마도 이제 집에 사람도 없는데 매번 밥을 6인분씩 하심. 아무리 얘기해도 그때 뿐 (동생의 제보)

 

3. 피해자일수록 가해자가 되기 쉽다

안그럴것 같지만 피해자일수록, 피해가 심할수록 가해자가 되기 쉽다.

이건 맞고 자란 자식이 자기 자식 때릴 확률이 높고

괴롭힘 당하던 군대 후임이 선임이 되면 후임을 더 잡는것과 같다

얼핏 생각하면 이해가 안가겠지만

어떻게 보면 사람의 자연스러운 자기보호 본능과 같다

피해 입은만큼 보상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어떤 회사에 들어갔는데 군기를 엄청 잡아서 신입시절 심하게 고생을 했다고 치자

그런데 겨우겨우 신입시절을 헤치고 회사에 자리를 잡은 후 쯤에 들어온 신입은

복사기도 안돌리고 청소도 안하는데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럴때 보통 어떤 마음이 드는가?

나땐 엄청 고생 했는데 쟨 아주 편하게 회사 생활 하네 하고 미운 마음이 들것이다.

(물론 생각이 들어도 행동하고 안하고는 개인차이다)

 

시어머니도 사람이다.

본인이 시집살이 한 만큼 당신이 시집살이를 하기를 바라신다.


그렇게 며느리가 자신과 같은 상황이 되어 자기 혼자만 고생했다는 억울함에서 벗어나고, 또한 며느리가 자신의 신세에 동조하며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4. 시어머니는 며느리와 추억을 만든 적이 없다.

아무리 딸처럼 여기겠다고 말해도 다들 아시겠지만 절대로 진짜 딸이 되지 못한다.

진짜 혈육이 아닌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더 큰것은 젊은시절, 시어머니의 사고가 유연했을 시절에 며느리와 추억을 만든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들을 보면 애틋하고 가슴아픈건, 단순히 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것도 있지만

그 아들을 기르면서 고생하고, 그 아들의 재롱을 보며 보상받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 들어온 며느리에 대하여 그런 기억이 있을리가 없다.

 

별거 아니더라도 나이가 젊은 시절에 생긴 기억은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이고 마음에 깊이 스며든다.

사람 관계도 마찬가지 인데

우리가 다 커서 사귄 친구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릴때의 친구보다는 거리가 생기는것과 비슷하다.

초등학교때 1년 한반이었던 단짝 친구와 성인이 된 후 4년 내내 같은과였던 친구를 만났을때 느끼는 감정 차이를 생각하면 맞을듯..

 

5. 원래 남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건 힘들다 (우리엄마랑도 힘들다)

20대가 넘어가고 동생이나 언니랑 같은방을 써본적이 있는가?

한달에 한두번은 미친듯이 싸울것이다. (아마도 그 이상)

그냥 같은 집을 쓰는 엄마랑도 한달에 한두번은 감정 상할 일이 생긴다.

 

우리도 각자의 가치관이 잡히고 사고가 굳기 시작하는 20대를 넘어서면 남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건 스트레스다.

나의 색이 강해져 나와 맞는것, 맞지 않는것이 굳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는 다양한 친구 보다는 나와 맞는사람, 내가 편한 사람을 찾아서 만나고 싶어 한다.

남편이라면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 어느정도 나와 맞는 사람을 골랐겠지만

시어머니까지 고를수는 없으니 당연히 시어머니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6. 나이드신 분들은 점점 자신에게 편한 환경만 찾고 싶어한다.

나이가 들 수록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지고 자신이 살아오던 익숙한 환경에 살고 싶어한다.

시집살이가 당연한 환경에서 자라신 시어머니는 본능적으로 시집살이가 당연한 환경을 편하게 느끼시고 그 환경을 재현하려 하신다.


본인에겐 그게 당연하기 때문에 굳이 힘들여서 환경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7. 투자한것에 대한 보상

자식에게 많이 투자한 어머니가 주로 이런 부분이 심하다.

사람은 누구나 보상심리가 있다.  투자한 만큼 받아야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의 인생을 버려가며 자식을 키운 어머니의 경우 자식에게 자신의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그 대가로 아들이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 주길 바란다.

그런데 아들이 인생을 책임져 줄 만큼 자랐는데 불현듯 어느 젊은 여자가 나타나서 아들과 결혼해 버렸다.

아들은 이제 그여자의 행복을 위하여 산다. 내인생은 뭐지?

죽쒀서 개준다는 마음이 드는것이다.

 

8. 담당 업무영역이 겹침

살림하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살림은 익숙한게 중요하다.

단순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같은일, 혹은 비슷한 일을 반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모든 살림에 익숙해야 하고

모든 살림이 내가 편한대로 있어야 스트레스가 없다

 

그릇이 내 마음대로 놓여있지 않은것, 살림살이가 내가 편한대로 놓여있지 않은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크지 않아도 횟수가 잦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크게 다가온다.

 

그런데 시어머니와 함께 있게 되면 시어머니도 살림하는사람, 나도 살림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두사람의 스타일은 당연히 다르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본인 살림스타일만 생각하신다. 왜? 위에 써놓은 이유들로 인해서..(2번, 5번, 6번 쯤?)

그렇게 시어머니 스타일대로 맞춰 버리시면 며느리의 스트레스는 심하게 올라갈 수 밖에..

 

시어머니와 아들은 스타일이 달라도 업무영역이 겹칠일이 없으니 이런 스트레스를 모른다.

시아버지와 며느리는 업무영역이 겹칠 일이 없으니 역시 이부분은 스트레스가 없다.

 

그러나 아버지와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아들이라면 이게 무슨 얘기인지 알 것이다.

 

그 업무를 모르는 사람이면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지 못하므로 잔소리도 적다.

그러나 그 업무를 아는 사람이라면 (게다가 연륜도 높다면)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까지 보고, 그것이 잔소리로 이어진다.

 

타 부서의 과장님은 좋아보이는데 막상 그부서 밑에 직원에게 물어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것과 같다.

 

9. 사람은 누구나 권력욕이 있다

권력욕은 우리의 본성에 숨어있다.

자리는 사람을 만든다.

과장이 됐던 사람이 부장이 됐을 때 말과 행동이 바뀌는걸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한번 권력을 맡본자는 그걸 놓기가 쉽지 않다

 

매번 명절동안 시부모님 밑에서 부림을 당하느라 힘들었는데

막상 자신이 누군가를 부릴 수 있게 되면 그것만큼 신나는게 있을까

 

말잘듣는 착한 동생 있는 사람은 알것이다.

침대에 누워 뒹굴면서 야 과자좀 가져와 해서 동생이 과자 갔다 줄때의 그 편안함과 희열 (물론 동생은 짜증을 내겠지만)

 

어른이라고, 연륜이 높으시다고 이러한 본능에서 다 자유롭운 것은 아니다.

 

10. 호칭

아버님, 어머님, 아주버님, 도련님, 아가씨

여자의 시댁식구에 대한 호칭은 상당히 극존칭에 가깝다.

 

시집 가기 전에 우리는 도련님과 아가씨라는 말을 어디에서 듣는가?

드라마속 종이나 집사들이 쓰는 언어에 있다.

 

예전엔 자식이 부모님을 부를때 모두 아버님 어머님 하였지만, 요즘에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

당시에는 부모님을 존경하고 차마 뒷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그런 정도의 존경심을 가지고 아버님, 어머님이라 불렀을 것이다.

 

언어 자체에는 죄가 없지만

우리가 이미 이러한 단어들을 자신을 상당히 낮추고 쓰는 말이라고 인지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듣는 상대방은 호칭을 들을때 마다 자신이 상대방 보다 한없이 높다는걸 인지하고

부르는 자신은 호칭을 부를때 마다 낮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이걸 계속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사고방식이 바뀐다.

 

반면에 남자들이 친정에 쓰는 언어는 그렇게 존칭은 아니다

 

장인어른, 장모님, 처제, 처형

 

이 단어를 부를때 시댁식구들을 호칭하는 단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의미는 크게 들어있지 않다.

 

장인어른, 장모님도 '님'자는 들어가 있지만

 

아버님 어머님 처럼 날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하늘과 같은 부모님에 대한 존경의 의미라기 보다는

 

처의 부모님, 그리고 어른에 대한 존중심 정도가 들어있는 뉘앙스이다.

 

처제, 처형은 전혀 존칭의 의미가 없다.  위치가 높다 낮다 정도의 의미가 들어있으나 존칭이라기 보다는 대등한 입장의 뉘앙스이다.

 

말과 말에 담긴 의미, 뉘앙스는 생각보다 무섭다.

 

욕을 계속 쓰면 사람이 폭력적으로 바뀌고,

고운 언어를 쓰면 폭력을 쓸래도 무언가 간지럽고 이상하다.

 
11. 시부모님들은 회사를 다니지 않으신다


안그런 집들도 더러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님 세대는 여자는 무조건 시집을 가는 세대였다.


당연히 시어머니는 회사생활, 사회생활 같은건 모르신다.


시아버님도 우리가 시집 갈때쯤이면 정년퇴직하실 때 쯤일 것이고 회사를 다니시고 계신다고 하더라도 한참 윗자리에 계실 상황이라 아랫사람들이 회사에서 겪는 고충을 이미 잊으셨을 확률이 높다.  (혹은 여자가 아직 회사에서 단순업무만 맡았던 옛 시절만 생각하시거나..)


회사를 다녀보지 않은 사람이 회사생활을 이해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건 세대차이라기 보다 환경과 경험의 차이인데 학생&직장인 커플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이게 무슨 얘기인지 알 것이다


(직장다니면서 생기는 고단함, 피곤함, 정신적인 스트레스.. 연차가 있지만 내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 들..

안 겪어 본 사람들은 너무 쉽게 왜? 연차는 쓰라고 있는거 아냐?  왜 말을 못해 그냥 쓴다고 말하면 되지?  라고 한다.)


시부모님이 왜 매일 전화 안한다고 매주 안찾아 온다고 기분상해하실까


직장인들에게 쉬는날인  주말은 한달에 4번이다


그러나 시부모님은 매일 쉬신다  우리가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간다면 우리는 한달에 4번 있는 우리의 쉬는 시간 중 4번을 모두 시부모님께 바치는 것이지만, 시부모님 입장에서는 일주일 7일중 겨우 하루 찾아오는것이다.  한달로 따지면 30일 중에 겨우 네번


우리는 우리의 여가시간을 모두 투자하는 것 이지만 시부모님은 일주일만에 이들부부를 보는것이다  어찌 맘에 차겠는가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  한참 바쁘게 살아야할 인생의 중반기를 보내며 아둥바둥 치열하게 살아가는 3-40대와 그 치열한 시기를 모두 지나 한숨 돌리며 지난 인생을 돌아보는 시기인 부모님 세대의 시간은 서로 다르다)


12. 시부모님들은 손주에 대한 육아와 출산에 대한 부담이 없다


아이들은 귀엽고 예쁘다  잠잘때와 예쁜짓을하는 하루에 단 몇 시간정도


그 외에는 사실 육아라는 것은 부모에게는 내 인생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하는 엄청난 스트레스이며 실질적인 금전적 부담이다


물론 내자식은 예쁘다 그 스트레스와 부담을 모두 끌어안고라도 기르고 싶을만큼


그러나 내자식을 사랑한다고 이 실질적이고 현실적이며 구체적이기까지 한 스트레스와 부담이 없어지는건 아니다

 


조부모에게도 손자란 자식과 같은 내 핏줄이다  내가 힘든부분을 전혀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육아와 출산을 경험하지 않고도 내새끼의 예쁨을 누릴 수 있는데 그 기쁨을 빨리 누리고 싶지 않으실까?


사람은 진짜로 자기자신의 이득이 걸려있지 않으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시부모님들이 며느리에게 손주를 재촉하실때 대부분 육아와 출산에 대한 부담은 깊이 생각치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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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오던걸 점심시간내에 폭풍 타이핑 치느라고 말이 짧아 죄송합니다.

 

그냥 제 생각일 뿐인지라 100% 내말이 맞다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오랜시간 생각하고 나온 결론들 입니다.

 

위에 쓴 상황들, 실제로 시어머니가 의식적으로 저러한 생각들을 하며 며느리를 잡는일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그러나 본인도 모르게 저런 심리들이 무의식중에 쌓여 총체적으로 나타나는것이 시집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시집살이 중인데, 이런거 알아서 뭐하느냐? 하시는 분들 있으실수도 있겠지만

 

지피지기면 백전 백승 안다는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계속 받으며 힘들어 하기 보다는 원인 파악을 해서 대응책을 찾는게 제 성격이거든요

(네.. 저 이과예요 ㅜㅜ)

  

악플보다는 응원해 주시면 다음 번에는 제가 생각하는 시집살이 대응책에 대해서 써보려구요^^

추천수92
반대수3
베플정확한분석|2013.09.27 14:06
잘읽었습니다. 저도 갱년기에 말안통하는 엄마랑 맨날 싸우고 방문닫고 사는데. 며느리는 그러지도 못하고 더 힘들겠어요ㅠ 저도 그래서 시부모랑은 절대 같이 안살거에요. 바로 옆에 따로 집얻어드리거나 하면 몰라도.
베플흐음|2013.09.27 15:38
시월드 논문을 쓰셔도 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1번 시엄니들 갱년기. 완전 공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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