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십대 초반을 보내고 있는 스물두살 여자 대학생입니다.
이제 3학년이다 보니 앞으로 먹고 살길을 찾아야 하는데 어떻게 취업 해야 할 지.
취업준비, 취업준비 하는데 마땅히 와 닿지도 않고 그런데 졸업은 얼마 남지 않고.
이런 저런 고민들과 생각만 많아지는 올 가을이네요.
하지만 이런 진로 고민들은 잠시 뒤로 접어두고,
학교에서도 이제 고학번 대접도 받고 어느 정도 자리도 잡아가다 보니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것 같아요.
같은 이십대 초반을 보내는 입장에서,
그리고 이십대 초반을 겪어본 입장에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친구가 많아도, 아는 사람은 늘어 가는데 정작 내 얘기를 털어 놓을 사람은 한 명도 없네요.
정말 나랑 가깝다고 느껴졌던, 내가 제일 의지하던 고등학교 친구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와는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 가면서
분명 공통 분모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공통 분모가 점점 줄어드는 기분이에요.
만나서 술한잔을 하며 얘기를 해도 흔히 하는 일상적인 얘기들.
과거에는 내 고민도 털어놓고 속시원히 잘 얘기하곤 했는데 요즘엔 그게 그렇게 어렵네요.
사는 환경이 다르다 보니 친구의 얘기도 내가 공감해 주기 이렇게 어려운데
내가 속 깊은 얘기를 한다고 해서 친구가 공감 해 줄 수 있을까? 고민만 하네요.
또 서로 많이 바쁘다 보니 만나기도 쉽지 않아서
몇달 만에 만난 친구는 어색함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어요.
예전엔 한 학기 만에 만나도 편하고 그랬었는데....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대학교 친구들.
아무래도 같은 환경, 같은 고민, 같은 수업..
공통 분모가 많다 보니 할 얘기도 많고 공감거리도 많아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요.
하지만 뭔지 모르게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다른 느낌과 거리감.
대학교 친구들 역시 저의 속 깊은 고민과 솔직한 얘기를 꺼내기 힘이 듭니다.
3학년이다 보니 친구, 선배, 후배 아는 사람은 늘어만 가는데
내가 정말 고민이 있거나 그냥 술한잔 하고 싶을때 누구를 불러 낼 수 있을까 자문했을때
저는 쉽게 답을 내릴 수가 없네요.
1,2학년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던 과 활동, 대외활동, 동아리 활동 들도
지금 생각해 보면 부질없는 짓이었나 싶고.
그렇게 열심히 활동해서, 인맥이 중요한 거라며 전화번호부에 저장해 놓은 수많은 이름들은
정작 내가 정말 필요로 할 때 편하게 연락할 수가 없네요.
예전엔 그렇게 수다스럽던 단체카톡방도 잘 확인하지 않게 되거나
확인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내가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친구가 불편해 진게 아니라 내가 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20년보다 최근 3년 느꼈던 주변 사람들의 이기심.
웃는 얼굴로 나를 대하지만 그 뒤에서 욕하던 사람들.
믿었던 친구에 대한 실망감.
그것들이 너무 커서 나도 모르게 사람들로부터 나를 멀리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정말로 믿고 의지했던 친구였어도
나와는 다르기에, 나의 신념과 나의 가치관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실망 하게되고..
예전에는 "좋은 친구라면 솔직하게 얘기 하고 빨리 푸는 편이 좋아" 라며
친구에게 상처되는 말도 서슴치 않게 말했지만 지금은 그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알기에
실망해도 쿨하게 이해하는 척.
작은 실망과 작은 어긋남이 모여 큰 거리감이 되고 또 점점 멀리하게 되고..
요즘에는 만나도 듣기만 하고 제 얘기는 잘 안하게 되네요..
싫어도 싫은 티 안내고 재미 없어도 웃는게 속 편해서 항상 그래 왔지만,
최근엔 유난히 싫은 얼굴 표정 들키게 되고 억지로 웃는 것도 쉽지 않네요.
요즘엔 누굴 만나는 것도 귀찮고 정기적인 모임이나 행사에 가는 것도 싫고
누군가와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도 너무나도 피곤합니다.
넓게 두루두루 사람을 사귀는 것 보다 좁아도 깊게 사람을 사귀는 것에 공감하고 있지만
저는 점점 좁아지는 인간관계에 그다지 깊지도 않은 것 같아서 슬프네요.
제 성격이 내향적인 성격인 것은 아닙니다. 남들이 보기엔 외향적인 편 인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 속으로 끙끙 앓는 편도 아니고 혼자 있는 것을 크게 즐기는 편도 아닙니다.
그래도 역시나 친구들에게 제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서 터놓고 말해야
서먹했던 (저만 그렇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길일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게 반드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요즘 들어 느끼는 이런 감정, 고민들은 역시 저의 탓이 큰걸까요..
점점 마음을 닫아가는 제가 잘못된 걸까요ㅠㅠ
여러분은 저와 같은 생각, 걱정, 고민을 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렇듯 인간관계에 대한 자괴감이 들 때 여러분은 어떻게 헤쳐 가셨나요.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과 같은 또래들의 생각이 듣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