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곰곰이 생각해봤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나였던 듯 싶다 시작은..
그래서 사과부터 하려고 한다.
네 서운함의 시작은..
내가 처음과 같이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서..
처음과 같이 네게 내 모든 걸 쏟아붓지 않아서였겠지..
미안하다. 미안하고 미안하다.
하지만.. 내 말도 들어줘.
연애 초반에 내 삶의 영역들을 무너뜨려 가면서까지
네게 내 모든 걸 쏟아부었던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널 내 여자로 만들고 싶었으니까.
너도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었으니까.
규칙적인 생활을 금쪽같이 지키던 내가
밤새 너와 있다가 들어와 두 시간의 수면.
출근해서 하루종일 비몽사몽.
일하는 게 왜 그 모양이냐고 욕을 먹어도.
퇴근해서는 웃으며 "두 시간 잤어도 사랑의 힘으로 일처리 잘했어!"라고
오히려 널 안심시켰던 건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으니까.
내 진심에 너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우린 정말 (내 간절한 바람대로)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지.
나에 대한 네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속초에서의 아침을 나는 기억한다.
그때의 그 희열과 기쁨.
나를 바라보던 네 눈빛,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던 네 숨결.
그 환희의 아침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거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낭만에 젖은 나의 감정에 아랑곳 하지않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회사로 돌아가면 또 다시 살벌한 전쟁터.
남을 밟아야 내가 올라갈 수 있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낭만에 젖은 나약한 먹잇감일 뿐이었다.
다시 돌아가야했다.
너도 알다시피
널 사랑하는 만큼
나는 내 일도 사랑한다.
내 일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에도 뒤지고 싶지 않다.
사무실에 앉아서
네게 문자 하나 보내는 그 순간도
사실 나는 눈치가 보였다.
"나 꼬실 때는 업무시간에도 문자 잘만하더니, 이 간사한 인간"
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다. 이 부분에서 만큼은 간사했던 게 사실이니까.
그래서 나는 장문의 사과문을 쓰고 있는 것이고.
(돌이켜보면, 애초에 나란 사람은 널 속이고 만난 게 아닌가 싶다.
원래의 나는 요 정도만 배우자에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인데,
연애 초반에는 간이고 쓸개고 빼줄 것처럼
감언이설로 널 꼬셨으니까.
이것 또한 사과할게.
내 본 모습을 숨기고서라도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 내 진심을 보고
정상참작을 해주길 바란다.)
어찌됐든 여기서부터 우리 사이가 삐걱대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다.
너는 느꼈을 테니까.
이 사람이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는 걸.
사실 나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정작 본인은 이제야 마음을 열고 사랑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는데
오빠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너를 더 안달나고 초조하게 만들었을 거란 것을.
하지만 (잠깐 변명을 하자면..)
네가(여자가) 남자가 바빠서 연락 못하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서운해 하듯이
나도(남자도) 연락이 뜸하면 여자가 서운해 할 거라는 걸
머리로는 인지하지만
막상 바쁘다보면 그게 잘 안되더라.
쨋든 변명은 변명이고
네가 초조하고 불안해 할 걸 알면서도
조금만 더 정성어린 관심과 연락을 주면 될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내 모든 걸 주겠노라고 했던 처음 고백과는 다르게
네게 소홀히 했던 거..
진심으로 사과한다. 미안하다.
이 한 마디가 하고 싶었던 건데 참 사설이 길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