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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첩장 돌리며 문득 든 생각..

으음 |2013.10.04 11:38
조회 859 |추천 4

결혼할때가 되어~ 청첩장을 보내노라니... 문득 주위 친구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네요.

어디다 털어놓을곳도 없어 여기다 주저리주저리~써봅니다.

전 어릴때부터 머리회전이 굉장히 빠른애였어요. (공부머린 없었지만)
눈치도빠르고 말도잘하고. 그런애가 저였어요.
친구도 아주아주 많았죠 겉으로 보기에는.

활달하고, 먼저 인사도 잘 걸고, 항상 재미난 이야기를 개그맨 빙의되선 떠들고다니고~ 
그런데 그건 겉모습이었을뿐. 
그렇게 20년쯤 살면서 느낀건, 사람한테 질린다 였어요. 

사람이 싫더라구요. 
그렇다고 딱히 사람한테 큰 사기를 당하거나, 그런일이 있었던것도 아닌데 (워낙에 눈치가 좋으니 그런 일은 안 당해요.. 대신 그럴 만한 낌새를 풍기는 사람을 바로 눈치채죠)
왜 그런 것 있잖아요? 
남자로 빗대어보자면, 나는 정말 그냥 가까운 사람으로 잘해주었고 인간관계를 맺으려 했으나, 그 사람은 나를 더러운 흑심의 눈으로 보고 어떻게 해볼려고 했다던가.
제가 살면서 느낀 팁 한가지는, 눈치빠른 티는 절대 내는게 아니더라구요.난 모르쇠~로 일관되는게 사람 "사귀는데" 편해요. 물론 알맹이만 그래야지, 속까지 텅텅 비어있음 안되겠죠.. 
그런데 그런'척' 구니까 정말 그런줄 아는지, 뻔한 수작을 건다던가 안그런척 스킨쉽을 한다던가아무튼~ 내가 정말 순한 사람인줄 알고 뻔히 보이는 그 구역질 나는 행동들을 은근은근 하는데, 화딱지나 죽겠더군요.. 
화를 낸다는것은 나만 손해인지라, 그냥 조용~히 무시하게 되죠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게 되고, 점점 내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 그러한 행동들을 일삼을때, 저는 사람, 남자가 질리는것을 느꼈어요.
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보이는 마음을 가지고 이용을 하려고 한다는 거죠.. 

친구도 마찬가지에요.
난 진심으로 우정이란걸 쌓고 싶고, 그래서 경쟁이라던가 질투 이런 마음은 내 마음에서 비우고, 진심으로 나를 활짝 열어가며 다가갈 때.
상대방은 오히려 자기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격 높게 포장을 한다던가. 혹은 그러한 나를 자신보다 아래로 보는듯한 행동을 한다던가. 
나는 이만큼 진실했지만, 상대방은 어딘가 계산적으로 굴고 있다는 거.
그런 것들을 느낄 때... 진실했던 만큼 다가오는 실망감은 정말 엄청나요.. 
그런것들을 여러번 겪게 되면서, 어느새 나도 나를 포장하게 되고, 내 마음의 벽을 치게 되더군요.
아, 사람이란 건 잘해주면 안 되는구나.
내가 진심을 다해 잘해주는것보다는,
어느 정도 내가 있어보이는척, 뭐라도 되는사람인척 하는게 사람들이 더 맞춰주고, 나에게 잘해주려 하고, 다가오려 하고, 그렇구나. 라는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척척척'을 하며 살게 되고...... 
남들 눈에 정상적으로,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사람처럼 보이는데는 성공하지만..
정작 '진심'이 닿는 사람은 주위에 한 사람도 없는 사람이 되고 말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귀고픈 맘에 다가가려 해도..... 
서로 먼저 다가가면 자신의 격이 낮아질까 망설이는 사람의 내면을 훤히 보게 되면서, 
저런 사람과는 진심이 될 수 없어.. 라는 생각으로 나 역시도 형식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


어디서부터 잘못 된건지,
분명 근본적인 원인은 내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자꾸만 저의 행동들, 생각들을 되돌아 반성해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이 싫고. 사람이 지겹고. 사람한테 기대를 해서도 안 되고. 

오로지 믿을건, 이제 곧 내 평생의 반려자가 될 이 남자 하나 뿐이니..
사실 그마저도 온전히 100퍼센트 믿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내머릿속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네요.

누군가에게 정을 주고 싶고, 그 정을 받고 싶고
가식 없이, 서로 잘난것을 내세우려 하지않고, 힘들 때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래주는 마음..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만...... 

저에게 인복이 없는 것인지.. 혹은 내가 그런 사람이 못 되어서 그런 것인지.. 
청첩장을 돌려보다.. 문득 내가 진짜 결혼하는것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이가 있는가. 

혹은, 
힘들게 시작하는 살림을, 
친구라고 곁에 있는 사람들은 측은하고 안타깝게, 불쌍하게 볼 뿐
그리고 그것들이 그들의 가십거리만이 될 뿐.... 
진심으로 위해주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가..... 라는 생각들. 


저의 판단으론.. 없기에. 

그냥 마음이. 허- 합니다 여러분. 
제가 인생을 헛 살은 거겠지요

이렇게 감성에 젖었다가도, 또 금방 치열한 일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ㅎㅎㅎ
미치도록 일을 하고~ 또 늦은 저녁 예랑과 맥주한잔 기울이며~ 
얼른 토끼같은 자식들을 낳아 내 가정 꾸리는데 힘을 쓸 테지만.. 
그래도 가끔은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도.. 깊은 정을 나누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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