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주년을 갓 넘긴 정말 예쁜 군화 고무신 커플이라 생각했다.
대학들어와서 수개월을 친구로 지냈고 일년을 연인으로 지내면서
매일 티격태격해도 잘 지내오는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다른 친구들에게 결혼할 사람을 너무 일찍 만났다고 너스레를 떨어댔지.
맨처음 이상함을 느낀 건.
내 선물을 부담스럽게 받을 때부터였던 것같아.
주위 풋풋하게 사귀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빼빼로나 초콜렛, 크리스마스 목도리까지 다 너한테
만들어서 선물로 주곤 했었잖아.
다른 커플들이나 나에 비해 너는 니가 뭘 준비해서 선물 할 생각하지도 않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는 변명을 앞세운 채
내 선물만 부담스럽게 받았었지.
=아, 나 이거 받으면 나중에 어떡하지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도 표정도 다 넘겨줬잖아.
평소에는 서로 잘 아끼고 해줘서 좋다고 생각했었어.
화이트데이때는 일단 니가 너무 강아지가 되는 것같아서 넘길게.
여튼 난 우리가 잘 지낸다고 생각했었어.
넌 눈치가 없는 것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근데, 나중에 그건 눈치가 없는게 아니라 이기적이고 못되처먹은 니 심보였다는 것뿐이지.
첫휴가때 일정이 계속 바껴서 잠깐 보고 가야 된댔다가
못본다 했다가 왔다갔다하길래
내가 속상해할 때
내가 너한테 홧김에 이랬잖아.
"첫휴가 그냥 보지 말까?"
그때 대답이 참 걸작이었지.
"난 괜찮은데.."
넌괜찮냐는 차마 못묻고 말끝흐리던게 눈에 선하다.
어쩌면 그때부터 마음 잡고 찼어야 했을 지 몰라.
그래도 나 니랑 만난 세월이 있고, 니랑 같이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화내고 말았었던 적이 있었지.
난 위에처럼 니가 나를 생각 안하고 눈치 없이 마을 막하는게 마음에 안들고 서러웠는데
내가 크리스마스에 보고 싶다고 여러번 말한 거 다 씹고
친구랑 놀러가자고 일정 바꾸자했을 때
내가 화나서 울면서
"니가 나를 너무 생각하지 않아 상처를 받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너의 대답도 걸작이었지.
"난 너랑 있고 싶은데 니가 나랑 있으면 상처받는다니까..."
넌 이런 싸움을 할 때 결코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았어.
내가 화내면 다 미안하다고
다 자기 잘못이라고 했었지.
고치겠다는 말은 안하고 계속 나한테 책임전가하기에 바빴던 거야.
난 개호구라서 미안하다고 하는 니 말 들으면서 그냥 넘어갔던 거고,
근데 이번 휴가 때 크게 터졌지.
진짜 대박이더라ㅋ
내가 내친구들 커플이랑 다같이 한번 보자고 했잖아.
나도 너희들 앞에서 염장 좀 질러보자고 하고 간 자리였고
난 기분 좋게 너를 데리고 간 자리였어.
내 친구가 너한테
"오빠 저번 휴가때도 짧게 만나서 00(내이름)이랑 싸웠는데,
왜 또 가족 먼저 챙겨요?"
라고 물었을 때,
니가 휴가 나오고 거의 2/3을 가족들 보러 고향 올라간다고 해서
물었던 그 질문에,
난 니가 그렇게 답할 줄 몰랐다.
'우리부대에서는 여자친구는 헤어질 존재라서...'
ㅋ
ㅋㅋ
ㅋㅋㅋ
야 사람들 다 벙찌고
나도 벙쪘다.
내가 도시락 싸들고 최전방으로 면회간지 몇개월됬다고
그 ㅈㄹ을 내 친구들 앞에서 하냐?
너무 놀래서 뺨때리고 갈 타이밍도 놓치고 묵묵히 앉아서 화낸 내가 병신이지.
결국 술꼴아서
나 놔두고 다른 커플들 다 두고 지 아는 친구자취방으로 자러 간다고 한 니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 사단을 벌여놓고
분위기 좀 풀어지니까
술꼴았다고 가니.
개새야.
덕분에 커플사이에 낑겨서 엄청 혼났지.
얘들이 뭐 저런 거랑 사귀냐고 뭐라고 하고
나도 개호구라 거기서도 너 약간 실드치다가
결국 서러워서 울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서러워서 장톡으로 이별을 고하고 차단을 시켰는데
난 하다못해 니가 예의라도 있음 잡을 줄 알았어.
내가 했던 말 다 술 먹어서 헛나온 거라고.
적어도 나한테 그렇게 말해야 됬던 거 아니니.
근데 결국 어제일은 할말이 없다며
미안하고 건강히 지내라 ㅈㄹ해서
내가 진짜 빵터졌다 아님?
니 프사도 개 쓰레기같은 거 올리고
울다가울다가 프로필글에 '다시 시작하자' 올렸더니
'다시 시작해보자구요~' 이런 식으로 따라 올리고
진짜 미친놈같아서 바꾸니까
전화 꼴랑 두통 와놓고 전화받으라는 식으로 프로필 글에 '제발...!' 이 생쑈를 해놨더라.
내 친구한테는 어찌나 처량한 척을 하던지.
내전화 올까봐 폰을 아주 들고 사셨다는 분이 이틀동안 전화 다섯통 남기냐ㅋ
차단해도 전화온 거 목록에 뜨거든ㅋ
모를 줄 알았나ㅋ
솔직히 페북 안봤으면 그래도 속아넘어갈 뻔헀어ㅋ
헤어지고 하루안되서 놀았다고 페북에 '오늘 재밌었으~'하고
여자랑 태그거는 미친 새끼.
휴가 나온 24시간이 아깝다고 미친놈아?
그래놓고 나한테 궁시렁궁시렁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전부니?
걍 사소한거까지 다 미안하다고
인사는 하고 다니자는데 억장이 무너지더라.
너같은 쓰레기를 콩깍지 씌여서
몇백일이나 사귄 내가 병신이야.
미안한 걸 알고 있긴 하니?
끝끝내 바뀔 생각도 날 잡을 생각도 없던 주제에
히로인 연기는 하고 싶어서 온갖 쌩쇼를 해대고.ㅋ
차기를 기다렸던 거같구만.
아주 기다리다기다리다 안되니까 직구 던진거 아니야.
이 ㅅㅂ놈아.
그럼 내가 기다리기 전에 말로라도 하던가.
조카 소심해서 싸지를 용기는 없고
막상 헤어지니까 좋니?
진짜 니가 매력이 철철 넘치면 내가 덜 억울해ㅋ
내가 보낸 욕문자 다 보고 복귀했으면 좋겠네.
개 ㅈ같은 새끼야.
370일 사귀고 오늘 복귀하는 ㅈㅈㅇ 강아지야.
너진짜 ㅈ같은 여자만나서 너도 당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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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도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 됬어요.
절대 이유도 모르고 미안하다고만 하고 자기가 바뀌겠다는 말 스스로 못하는 새끼 만나지 마세요.
그 인간들은 걍 여러분한테 책임전가하고 있는 거예요. 전부.
그러면서 자기는 안심하겠죠.
니가 좋으니 만나는 거야. 뭐 ㅇㅈㄹ하면서 있는 새낀 거같으면 여지없이 차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