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용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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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後悔)
by 용용형제 (Copyright MoonS All Right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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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다른 생각
덜덜덜...
만신창이 된 구형 소나타.
그 안에 준식과 하진,
서로 말이 없다.
창문 밖으로는 헤드라이트 불빛 한 쪽이 나간 듯 외부가 어둡다.
[여기….여기…휴게소 좀 들리자….화장실 좀…]
전방에 휴게소 표지판이 어렴풋이 보이자,
하진이 침묵을 깨고 말을 한다.
[그래.…대충 따돌린 것 같으니깐….아무래도…다시 계획을 세워야 될 것 같아…]
히터가 고장 나서 그런지 준식이 말할 때, 입김이 서려서 나온다.
[시체도 떨어뜨리고, 차 넘버도 알고 있으니…이대로 가다간….잡히는 건 시간 문제야…]
준식은 막막한 듯 말을 하며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고,
하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준식을 본다.
[그럼 어떻게 하지?….자수 하라고?…]
[……글쎄…..일단 생각을 좀 해보자…]
준식은 핸들을 휴게소 방향으로 돌리고,
구형 소나타가 트렁크 문이 열린 채 덜덜 거리며,
'의왕 휴게소' 안으로 들어간다.
휴게소 주차장 안에는 띄엄띄엄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한산하다.
2014년 새해 첫 날 새벽의 휴게소는 분위기가 스산하다.
.
.
어두컴컴한 고급 스포츠카 안.
조수석에 헹가래파 중간보스 '용재'와 운전석에 그의 부하 '노랑발'이 앉아있다.
차 안에서 바라보는 의왕휴게소 진입로에는,
헤드라이트 한 쪽이 나간 준식과 하진이 탄 구형 소나타가 천천히 들어오고 있다.
노랑발, 다소 흥분한 듯, 용재를 보며
[용재 행님….만수형 들어오는 것 같은데요…근데 차가 왜 저래…아놔…차 좀 바꾸라니깐…]
[만수 자식….그래도 시간은 대충 맞췄구만….따라 들어오는 놈은 없지?]
[네...없습니다…]
[좋아…계획대로…여기서 물건 반으로 나눠 담자…]
용재는 비장한 표정으로 데쉬보드 위 검은색 가죽장갑을 집어 손에 끼운다.
.
.
한편,
준식은 차를 주차장 구석진 곳에 세우고 시동을 끈다.
그리고 손이 차가운 듯, 손을 비빈다.
하진은 그런 준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준식아…이제 넌 빠져…]
단호하게 말한다.
[뭐?]
[생각해 보니깐 내가 정신이 좀 나갔나 봐…]
[뭔 소리야… 이제 와서….]
어이없는 준식이지만,
하진은 개의치 않고 천천히 자신의 뜻을 계속 전한다.
[아니….너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야…]
황당한 준식.
[기회?]
[내 인생이니깐, 이건 내 책임이야…이젠 넌 빠져…괜히 너도 인생 망치지 말고…기회 줄 때 빠져….]
[기회라니….참….]
준식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 듯, 말없이 하진을 오랫동안 쳐다본다.
남편을 묵직한 트로피 모서리로 쳐서 죽인 여자.
헝클어진 머리에 허름한 옷.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버린 눈과 다 지워진 화장.
그런데도,
하진은
여전히
아름답다.
준식은 불쑥 하진에게로 상체를 기울여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춘다.
하진은 당황스러운 듯 움찔하다가, 준식의 키스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내 준식을 밀쳐낸다.
[뭐 하자는 거야…]
[잘 들어…너를 찾아간 순간, 이미 나도 니 인생 안으로 들어간 거야…절대 못 빠져…날 믿어….그리고 지금 기회는 니가 주는 게 아니고 내가 주는 거야….]
하진은 말없이 물끄러미 준식을 바라보다가,
작은 소리로 들릴듯 말듯.
[아니….난 분명 기회를 준거야…]
[뭐?]
하진, 다시한번 나지막하게 들릴듯 말듯.
[넌…이미 나를 한번 버렸잖아….]
하진의 말이 이해가 안 되는 준식, 고개를 갸우뚱.
[준식아...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그래…]
하진이 문을 열고 내리자,
순간, 차 안으로 찬 공기가 밀려 들어오고,
준식은 옷을 여미며 앞으로 걸어가는 하진의 뒷모습을
그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
.
과천 고속국도 위, 만수의 시체가 떨어진 곳.
여전히 성재와 태우의 경찰차는 갓길에 처박혀 있고,
경광등을 킨 다른 경찰차가 한 대와 이동민 형사의 구형 SUV가 길가에 서있다.
사고 및 시체 때문에 도로가 통제되는 상황.
몇 대의 일반차량들이 현장을 피해서 천천히 돌아가고 있다.
만수의 시체 앞에 성재와 태우 그리고 동민과 소현이 서있다.
근처 다른 경찰들은 어디론가 계속 무전 연락을 하고 있고, 왠지 분주한 느낌이다.
동민은 만수의 시체 앞에서 계속해서 마약수사반 조현수 팀장과 통화 중이다.
[네…형님…오만수 맞습니다……네…..성재랑 태우도 같이 있습니다…네…네….알겠습니다….]
동민은 '휴...' 한 숨을 지으며 휴대폰을 끊는다.
성재는 기다렸다듯이,
[현수형…뭐래?]
물어본다.
동민은 인상을 구기며,
[니들 죽여버린대….]
대답한다.
[아~ 씨...벨……우리가 알았냐?….우린 우리 할 일 한 건데….그 형 아직 성격 못 고쳤구만!]
옆에 있던 소현, 담배에 불을 당기고 만수의 사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동민을 올려다 본다.
[그러면 아까 실은 게 뽕이 아니고 만수 였던거야? 이 자식을 왜 죽인 거지? 이제 와서….]
동민도 쪼그리고 앉아 사체를 살펴본다.
[이거 머리를 뭐로 후려쳤는데….]
성재와 태우도 동민 곁에 앉고, 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계획…아는 놈 중 하나가 만수를 죽이고….물건 들고 튄 거네…양아치 새끼들…]
지이이잉...
이 때, 동민의 휴대폰이 울린다.
[예! 형님!]
.
.
분주한 광역수사대 마약수사반,
팀원들이 빠른 속도로 옷을 입고 장비들을 챙기고 있다.
조현수 반장은 점퍼를 입으며, 전화를 하고 있다.
[야! 동민아! 거기 현장 관할에 맡기고, 빨리 의왕 휴게소로 이동해! 오만수 차 거기에서 멈췄어! 물건 옮겨 담으면 끝장 나니깐! 빨리 이동해서 상황 보고해! 우리도 지금 나간다!]
현수는 바로 휴대폰을 끊고,
팀원들에게 ‘빨리! 빨리!’ 소리를 지르며 지시를 한다.
마약수사반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오만수'라고 적힌 아이콘이
지도 위 의왕 휴게소에서 반짝 반짝이고 있다.
.
.
의왕 휴게소 주차장.
준식은 차에서 나와 코트를 여미고, 품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 불을 당기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기를 내뿜는다.
하늘이 약간 무거운 느낌.
[눈이 오려나…별이 안보이네…]
준식은 담배를 물고, 손목을 걷어 시간을 본다.
4시 34분, 1월 1일.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얘는 왜 이렇게 안 와….]
.
.
[아…만수…저 새끼…왜 이렇게 신호를 안 줘? 뭐 있나?….불안하게 왜 저래…]
용재와 노랑발, 창문 밖 조금 멀리 보이는 준식을 유심히 바라본다.
하지만, 어둡고 꽤 멀어서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아…씨….형님...멀어서 잘 안 보이는데…..우리 못 찾는 거 아닙니까?]
용재는 시간을 한 번 보고,
[씨....발….이러다가 늦겠다.….노랑발 네가 한번 나가서 상황 좀 보고와..….]
[네…행님….]
노랑발이 조심스럽게 차 문을 열고 나간다.
.
.
준식은 여전히 담배를 피며 휴게소 건물을 쪽을 바라본다.
초조한 듯 다리를 떨고 있다.
멀리 왼쪽 측면에서는 노랑발이 다가오고 있다.
준식은 하진인 줄 알고 노랑발이 다가오는 것을 유심히 보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돌린다.
잠시 후,
휴게소 건물 쪽에서 하진인 듯한 사람이 조그맣게 걸어오는 듯 하다.
준식은 살짝 미소 지으며 몸을 돌려 그쪽으로 걸어간다.
[???]
근데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는 준식.
멀리 하진이 뛰어 오고 있고,
그 뒤에 누군가가
하진을 쫓는 듯 하다.
실루엣이 점점 다가오자, 형체가 들어난다.
급하게 뛰어오는 하진과 바로 그 뒤에...
근무복을 입은 경찰들 이다.
그리고 옆에는 어느새 준식 근처까지 다가온 노랑발,
[뭐야…..만수 형 아니잖아!….당신 뭐야!]
노랑발, 준식에게 빠르게 다가간다.
준식은 옆에서 다가오는 노랑발을 한번 보고 앞에서 뛰어오는 경찰을 본다.
그리고 바닥에 담배를 던지고
[이런 젠장…!]
몸을 돌려 뛰어가서 서둘러 차에 탄다.
끌끌끌끌끌...
준식은 당황한 듯 덜덜 거리며, 차 키를 꼽고, 돌리지만
도무지 시동이 안 걸린다.
[아…씨...발….제발!]
옆 유리 밖으로 노랑발이 다가와 창문을 꽝 치며
[씨...발! 당신 뭐냐고!]
앞 유리 밖으로는 하진과 그녀를 쫓는 경찰 두 명이 벌써 차 쪽으로 다 와간다.
[아….씨...발….짭새….]
노랑발 뛰어오는 경찰을 확인하고 놀란 듯이 급하게 몸을 돌려 사라진다.
하진이 겨우 차 쪽으로 다 왔을 때쯤,
부웅~
하고 겨우 시동이 걸린다.
[빨리! 빨리!]
준식은 뛰어오는 하진에게 다급하게 손짓한다.
그런데,
하진,
조수석 문을 열고,
타지는 않는다.
준식은 다시 다급하게,
[뭐해! 빨리 타!]
어느새 경찰 두 명이 하진 옆으로 다가온다.
준식은 문을 열고 그냥 서있는 하진을 황당한 듯 바라본다.
[뭐…뭐 하는 거야…….이하진....]
경찰중 한 명이 고개를 숙여 열려있는 조수석 문 안쪽을 바라본다.
그리고
하진은
손을들어
준식을
지목한다.
[이 사람 이예요! 이 사람이 제 남편을 죽이고, 저를 납치했어요! 이 차 안에 마약이 있다구요!…]
준식,
황당한 듯,
[뭔 소리야…..마약이라니….미쳤어? 같이 죽자는 거야….?]
순간,
준식의 뇌리로 방금 전 하진이 차 안에서 했던 말이 스쳐 지나간다.
[너한테 주는 마지막 기회야…]
.
.
[거기 잠시 내려 주시죠.]
경찰이 준식에게 경고하 듯 말한다.
준식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하진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경찰이 허리춤에서 테이져 건을 꺼내 겨누면서,
[내리라고요!]
최종 경고 한다.
[아…이 씨...발….]
준식, 미동도 하지 않고,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는다.
경찰중 다른 한명이 차 앞쪽으로 돌아, 운전석 쪽으로 다가온다.
[아…이 씨...발….]
준식, 나지막하게 다시 한번 욕을 내뱉고,
경찰이 운전석 문 쪽으로 다가와서, 문을 열려고 하자,
발로 문을
퍽!
차서 문을 활짝 열어 제낀다.
갑자기 열린 문에 맞고 경찰이 쓰러진다.
준식은 빠르게 차 밖으로
뛰쳐나간다.
'아....이런.....개...같은..,,,,,이게...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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