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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기 시작했다(4) 친구..그리고 집

인생무상 |2013.11.05 02:47
조회 13,773 |추천 112

늦게 들어와...대충 씻고,자리에 누웠다가 저녁늦게 먹은 뜨거운식스(핫식스;;)와 커피의 힘(?)인지

말똥말똥 해지는 눈으로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보다가 판에 들어왔더니.....

생각보다 많은 댓글과 관심에 화들짝 놀라 일일히 댓글을 다는 대신 다른 이야기를 써드리는게

더 좋은 방법 같아 손가락을 풀어봅니다..^^;(정말 감사합니다..얼떨떨 하네요ㅎㅎ;;)

 

이번 이야기는 어렸을적 친구였던...지금까지 쭈욱~ 친하지만 일본으로 가버리는 통에 자주 연락을 하지 못하는 친구와의 집안이야기 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라며 또 기억을 되살려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성격이 화끈하지 못하고, 조용한데다 약간은 소심한 성격탓에 사실 국딩시절 저에게 친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고작3~4명에 친구와 친하게 지내며 아웃사이더의 역활을 철저히 이어 나가던 시절;;

늘 혼자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말을 쉽게 건내는 타입이 아닌지라 다가가기도

좀 조심스럽고,꺼려지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 1주일에 한번씩 짝궁을 바꾸는 이벤트(?)를 했는데..

여자의 인원이 남자보다 적어 보통은 남녀짝궁을 원칙으로 하였으나;; 남남짝궁도 몇있었습니다.

 

저도 늘상 여자짝궁과 인연(?)이 되었지만 그 주엔 그 혼자이던 친구와 짝궁이되며 남남짝꿍의

초석을 다졌더랬죠.. 특별히 말이 많지도 않고,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특별한 매력이 있었습니다..바로 그림그리기에 엄청난 소질을 갖고 있더군요..뭐든 한번보면 슥삭~하고 그려내고,

자신의 상상으로도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친구인지라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배워보고도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제 발같은(?)손은 기껏해야 졸라맨을 그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가 그림에 관심을 보이는 걸 캐치했는지 절대 공개안하던 그림노트를 선뜻

내밀며 [너 그림 좋아해??괜찮으면 내가 그린 거 볼래??]하고 먼저 말을 걸었고,다가오는 따스한

시선을 거부하지 않고, 그래도 되냐며 녀석의 노트를 받아 들었습니다...

한장 한장 넘길때 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림 실력이었습니다..그 당시 유명했던 만화를

거의 비슷하게 모방했고, 나아가 자신만의 그림으로 바꾸는 실력이...훌룡하더군요..

 

그림이란 매개체로 더 가까워지고,잦은 대화를 나누며...절친이 되었습니다...이후 짝꿍이

바뀌어도 엄청 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고 어느날 자신의 집으로 놀러오지 않겠냐

는 제안에 그렇겠노라 약속하고, 주말에 어머니께 허락을 맡고 녀석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친구의 집은 소히말하는 좀 사는 집안이었습니다.. 태어나서 그 시절 그렇게 크고 화려한

빌라를 본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공장 사장이셨고(외국업체)어머니 또한 화장품쪽에서

주요한 직급을 맡고 계셨습니다..

 

집은 엄청 넓어 운동장같고,여러가지 만화책과 게임기,대왕만한 큰 티비를 보고 있노라니 초라해

지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 모든것을 녀석은 아낌없이 저에게 베풀었습니다...

친구가 게임기를 하면 전 만화책을 보거나 레고(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반대로 친구가 만화책을

보거나 하면 전 이어받아 게임기를 하며...즐겁게 놀았습니다...

 

거의 주말마다 친구의 집에 놀러가기에 그쪽 부모님도 절 잘 아셨고,저희 부모님도 그 친구를

잘알고 있었습니다..친구 아버지는 잦은 출장과 사장이란 직급상 집에 들어오시는 일은 많지않고,

어머님도 당시에 고속성장하는 회사였던 지라 외박과 외출을 잦아...친구도 사실상 저와같이

부모님에 대한 혹은 가족에 대한 정이 많지 않았던 것도 친구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이유

였던 것 같습니다..

 

친구는 거의 집에 계시는 (외)할아버지가 봐주셨고, 사실 봐준다는 표현보단 많이 아프셔서 거의

방에서 누워계시는 게 전부였던 지라 친구의 부모님은 집에 자주 놀러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름방학을 얼마 안 남겨두고,그날도 주말로 기억하는데 일찍 끝내고 어김없이 어머니에게

보고를 한후 나오는데 비가 엄청나게 내렸습니다..그냥 많이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앞이 안보일

정도로 내리는 비였기에 어머니는 오늘은 가지말고 집에 있으라고 권하셨고,고심은 됐지만...

그러겠다고 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녀석이 좀 불안해하는 목소리로 오면 안되냐고??

비도 너무 많이오고, 오늘 아빠,엄마도 안 들어오시는데 무섭다고 재촉을 하여 어머니께..

말씀을 들렸고, 한참을 설득한 끝에 큰형보고 바래다주라고 하여 친구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친구는 우비를 입고 집앞에서 절 기다렸고, 매우 반갑다는 듯이 인사를 하고,큰형보고도 들어오

라고 했는데 어찌나 무심한 형인지;;그냥 스윽 가버리더군요..;;;(지금도 그럽니다.ㅋ)

평소와 같이 게임도하고, 만화책도 보고,냉장고를 뒤져 이것저것 꺼내먹다가 시간이 좀 많이

지나서 갈 채비를 하고있는데 자고가면 안되냐고,붙잡더군요...

뭐 저희집도 엄한편이라 좀 곤란하다고 했는데 부모님 허락만 떨어지면 자고가도 되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했더니...집 전화로 자기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우리집 번호를 알려주고 자고가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나봅니다..;;   어머니가 친구집에 전화를 하셨고, 문 꼭 잠구고,10시넘기전에

자야하고, 그 집에 피해안가게 얌전하게 있다 내일 12전엔 무조건 오라고 하셔서....

 

전화를 끊고, 둘이 마치 피를나눈 형제라도 된 마냥...하하호호 하며 자유의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친구녀석이 좀 무서워하는 것이 할아버지 였습니다..뭐 거의 오늘내일 하시는 상태였고,

이상한 소리를 내시기도 하고,종종 알수없는 혼잣말을 하시는 것이 무서웠는가 봅니다...

제가 간 그날도 틈틈히 아~~콜록....학....아학..콜록 하시며 신음소리와 함께 중간중간..

알 수 없는 말들로 방언터지듯 말씀을 하셨습니다.(좀 무섭긴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거의 안되시기에 근처에 사시는 이모님이 자주 들리시는데 그날도 잠시

들리셔서 간단한 식사와 위생문제(소변혹은 대변-기저귀착용)를 해결하시고는 문 꼭 잠그고

조용히 놀라고 하시고는 가셨습니다... 저녁에 되서 식빵 몇개 나눠먹고,거실에 앉아....

친구가 틀어놓은 비디오를 시청하고 잇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고,계속 내리고 뭔가....

을씨년스런 날씨덕에 기분이 묘했습니다.자꾸 서늘한 공기같은게 느껴졌는데 사실 뭐

보일러도 살짝 틀어놓고 좋은 집이어서 보온도 잘되는 집이었기에 안춥냐고 물었더니..

오히려 덥다고 하더군요..

 

그때 또 콜록 거리는 기침소리와 함께....이상한 말씀을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무...무무무..물

하는 식으로 말씀을 이어가셔...물 달라는 소리 아니냐고 물었더니..놔두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전 뭐 할머니와 같이 있던 시간이 있는지라 그냥 넘길 수 없어 [할아버지..물드려요?]하고

물었는데 그냥..무...무무무뭄...물 이라는 말만 반복하시기에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컵에 담아

방문을 두들겼습니다...방에 들어가려가는 좀 오싹했습니다... 방안 분위기도 그렇고 어두컴컴한

방에 장농하나 작은 티비하나가 전부였고, 왼쪽으로 할아버지가 누워계시고 솔직히 냄세도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구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친구가 불은 켜지말고 그냥 물잔만 놓고나오라고 하기에 근처에 가서 물컵을 놓고,친구에게 물어봐 빨대를 하나 챙겨와 컵에넣고, 나가려는데 할아버지가 팔을 턱하니 잡으시더니..친구에 이름을

불렀습니다..아마도 손주인 줄 아셨던 모양입니다..

[xx야...추워.. 무서워]하고 말씀하셔서 친구를 부르며 할아버지가 너 찾으신다고 하는데..녀석은

들은척도 안하고...싫다고 무섭다며...한사코 거부하기에 그냥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고는

방에서 나왓습니다...

 

녀석은 할아버지 존재가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그도 그럴것이 생기신 것도 무섭게 생기셨고,

알수없는 말도 하고 소리도 지르다 보니 그런 마음이 들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안하게 그 방안에 공기는 무겁고 싸늘했는데 거실에 나오니 좀 따스하고 으스스한 마음도

풀리는 듯 했습니다... 친구에 방에서 자기로 했는데 그냥 거실에 이불을 대충 펴고 비디오를

연달아 보며 잠이 슬슬 오는 그때였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계속 내려서 그런지 녀석이 무섭다고 티비는 끄지 말자고 하여...보지도 않는

티비를 켜놓고,자리에 누웠는데 계속 기분이 좀 이상했습니다..누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자꾸 소름이 돋아서 말할까 하다가 무섭다는 녀석에게 그런 말 하면 더 분위기가 다운될 것 같아

참고있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습니다..

 

자다가 소변이 급해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고,소변을 보고 마무리(?)를 할려고 몸을 흔들는데;

반쯤 열어놓은 화장실 문뒤로 뭔가 스윽 ~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 잠에서 확 깼습니다;;

조심스럽게 물도 채 못내리고 나와 문으로 고개를 쭉 내밀고 거실을 봤는데....

아무도 없더군요...그래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불을 끄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올때...

등골이 오싹했습니다..할아버지 방문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철컥..철컥

 

근데 왜 돌아보기 힘든 그런 분위기.....뭔가 보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나오시는 것 일수도 있는데 사실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 나오실리도 없고,

무엇보다 그냥 공포스런 생각이 들어 친구를 깨우려고 보니 녀석이 눈을 뜨고 있더군요..;;

아마도 문고리 돌리는 소리를 친구도 들었나봅니다.. 굉장히 불안한 눈빛으로 속삭이듯..

[누구야??할아버지야??]하고 묻길래 모른다고 하고, 떨리는 심장을 가라앉히고,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는데...검은 물체 같은것이 방안으로 스윽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할아버지의 신음소리가 커졌습니다.. 그 소리가 너무 무섭다는 생각에 친구와

이불을 덮어쓰고,식은땀을 흠뻑 흘리며 떨고있는데......

추워...무서워...가...가.....무서워...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그 소리가 너무 공포스럽고 무섭고

하여 부들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곧  깊은 숨소리가 들린 뒤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현관문 앞 센서등이 휙 켜졌고, 이내 꺼졌습니다....(그것도 꽤나 무서웠습니다;)

친구에게 거실에 불을 다 켜자며 얘기했고, 둘이 조심스럽게 일어나 거실에 불을 켰습니다..

 

거실 문앞에 친구의 어머님 구두가 보이길래 구두있다고 했더니 친구가 벌떡 일어나

부모님 방의 방문을 조심히 두드렸습니다..[엄마~엄마왔어??] 그리고 잠시후 잠옷을 입고

나오시는 친구의 어머니가 잔뜩 찡그리시며..[왜 일어났어..더 자지..왜??]하고 물으셨고...

대충 이야기를 했습니다..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 들리고,어쩌고 저쩌고...

어머님이 조용히 할아버지 방문앞으로 가서 문을 두들기기고는..[아버지 주무셔요...??]

하고 방에 불을켜시고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갔고,2~3분도 채 안되서 너무 놀라시면서

오열을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와 전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거실에 멍하니 서있고,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는 어머니가

나오셨을때 친구도 눈물 바다가 되었습니다..전 멍하니 계속 서있고,어머님은 어디론가 전화를

급히 하셨습니다... 전화내용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잠시후 119가 오고 경찰도 오고 씨끄러워졌고, 곧 이어 오신 이모님의 남편분께서 일단..

오늘은 친구집(저희집;)에서 자라고 차에 태워주셨습니다..미리 저희집에 전화를 해 놓은탓에....

어머니가 우산을 들고,집앞에 나와 계시더군요...

 

그날 어머니께 대략...뭘 본 것 같다고,소리도 듣고,그랬노라 말씀을 드렸더니...

그런 말 하는거 아니라고 딱 잘라 말씀 하시더군요..

후에 좀 시간이 지나고 어머니가 아마 저승사자 같은게 왔던 것 같노라 조금은 진심반 허구반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아직도 그때 느낀 한기와 공포를 잊지 못합니다...

제겐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특히 그 문고리 돌리는 소리는..어후;;

 

 

이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봅니다...내일 일이 많은데...벌써 2시가 후딱 넘어버렸네요;; 

커피에 핫식스를 타서 마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정독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에 말씀드리며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편히 주무세요...

 

추천수112
반대수3
베플ㅋㅋㅋㅋㅋ...|2013.12.21 21:38
할아버지께서 엄청쓸쓸하셧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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