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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절 면접한 면접관님께.

죄송합니다.
제게 하신 말씀이 다 맞는 말들이라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얼굴이 못생기거나
하면 고칠 수야 있겠지요.
성격이 이런 건 내가 어떤 노력을 해도
고쳐지지가 않네요.

네. 성격. 평생의 콤플렉스며 상처 입니다.
이런 성격 어떻게든 고쳐보려
학기 초에 오버했다가 뒤에서 까이고
말 없다는 말에 더 위축돼서 아무 말도 못했고
나랑 짝이라도 되면 싫어하는 애들이 있었고
난 아무튼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였습니다.

구설수도 겪어봤고
도둑누명도 써봤고
그래도 살려고 애썼습니다.
죽으려니 지금까지 울면서 버텨온 게 억울해서
그리고 나 때문에 점집이며 절에 돈 내가며
기도하시는 우리 엄마.

오늘 면접도 오늘이 끝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간 거였습니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내가 면접에서 해야 할 말들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그렇게 갔습니다.

10분만에 절 파악하시고는
저에 대해 느낀 걸 5분 가까이 장황하게
말씀하시고 나중에는 넌 이런 업무 못할거다.
이렇게 못 박아 말씀하시는데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반박을 하라고요. 무슨 반박을 할까요?
다 아니라고 했어야 했을까요?
이미 끝난 게임에서 절 나무라다 시피 하시는데
제가 어떤 반박을 할 수 있었을까요.

네 사실입니다. 제가 가진 성격에 대한 말들
다 사실이고 절 억누르는 평생의 상처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 노력까지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살려고 애썼으니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런 업무에는 두 번 다시
지원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날 낮춰보는 것 이상으로
난 다른 곳에서 내 능력 발휘하며 살겠습니다.


+ 이틀이 지난 지금마음을 좀 가라앉힌 상태에서 다시 그 상황에 적자면..
이력서와 자소서를 보며 기본적인 질문들을 하셨고지원 동기나, 그 쪽에서 주로 쓰는 용어들에 대해 물어보면서 아냐고 물으셨습니다.몇몇 용어들은 모르지만 배우겠다, 영업쪽 직원들 및 손님들이 오셨을 때도예의를 갖춰 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대화가 한 10분쯤 이어진 후에그 분이 자신은 저와 이야기 한 게 10분 정도밖에 안 되지만이런 점이 파악 되어 힘들겠다는 말을 시작했습니다.
그 말에는
제가 하는 말이나 이런 것들이 다부지지 못하다는 말로 시작해서새로 들어온 자기네 신입 사원이랑 비교하며 그 분도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성격이 다부져서 잘 배워 나가더라.10분동안 파악한 제 성격에서저한테 다른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나갈 확신 같은 게 안 든다. 등등등 .. 이런 비슷한 얘길 한 5분 넘게 하셨습니다.
이 글을 읽으실 다른 분들에게는 이것이 압박 면접이 하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저에게는 아예 저는 안된다라는 결론을 전제로하나하나 다 짚어 가면서 말씀하셨고 이미 그 분이 다 결론을 내린 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리고 1분인가 2분 가까이 이어진 정적..제 생각은 뭐라도 말을 해야 하는데 내가 뭐라도 말을 해야 하는데..그런데 머릿 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어짜피 끝난 게임 저쪽에서 빨리 끝내줬으면 싶었습니다.
그래서 겨우 겨우 꺼낸 말이 죄송합니다. 당황스러워서...였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아예 저같은 사람은 이런 직종에 넣지 말고 취업 준비도 안 된 것 같고 다른 길 알아보라는 식으로까지 말을 하셨고사진을 보면 다부져 보이는데 사진하고 면접에서 느낀 점 하고 다르다는 말자기네 회사는 개인적 성격이 강해서 누구 하나 트러블 일으키는 사람 없고일을 하면 윗층과 아랫층을 왔다갔다 해야 한다며자신이 이렇게 말을 꺼냈음 무슨 반박이라도 해야 면접이 진행되고 끝날 거 아니냐며자신도 안타깝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입은 얼어붙어 있었고 고개는 점점 푹 숙이게 되고..10분의 기본적인 면접후 절 나무라다 시피 하며 말을 했던나머지 10분이 저에게는 100분 아니 그 이상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면접관과 지원자의 관계를 떠나몇 년.. 몇 십년? 남짓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해 본 분으로써충고해주려 했던 것도 있을거라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반박할 여지도 없고 이미 그 분 본인이 다 결론을 내 버린 말 속에서아무리 제가 아니다 열심히 하겠다 해도 그 상황을 뒤집을 수가 없을 것 같았고오랜 기간동안 마음 고생해가며 눈빠져라 사람인 잡코리아 뒤져보고이력서 넣고 면접 보러 가고..이런 것들 마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취급 받는 것 같았고넌 준비가 안됐다는 말로 결론지어버리시니도데체 무슨 반박을 어떻게 해야 했을까.. 싶었습니다. 
+ 그리고 다른 면접에서도 이런 분위기였냐고 묻는 그 분.세 번째 면접이 비슷한 분위기긴 했지만최소한 그 분 처럼 면접자를 훈계하고 아무 말도 못 하게 만드는그런 분위기는 아니였습니다. 
길에서 울다가 집에서 울다가 엄마한테 혼이 나고엄마도 울고 저도 울고.. 그러다 보니 진이 다 빠져 버렸는데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겠다, 살아내서당당히 직장을 구하리라. 다짐하게 되는 아침이네요.


이 곳에 글을 올리면 위로의 댓글들, 충고의 댓글들과 동시에분명 좋지 않은 댓글들 또한 많이 달릴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답답하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고.. 그런 마음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월요일 면접을 계기로 제가 정말 제 길이 아닌데다른 길을 걸으려 해서 이렇게 힘들고 안풀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취업만 된다면 - 이라는 생각 속에서 안일하게 직무에 대해 생각했던저 자신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별별 일 다 겪어 온 인생이라이런 일 하나에 무너지진 않을겁니다. 오히려 강해진다면 모를까..


어쨌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미운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정신 바짝 차리게 해 준 면접관님께도 감사하단 말씀드리고 싶네요. ㅎㅎㅎㅎㅎ
추천수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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