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곧장 음슴체로 가겠음.
나는 작은 회사에 회계를 담당하고 있고
내근직은 2명, 나와 관리직 부장 한명이 있음.
내가 이 회사를 들어온지 일년이 좀 안됐는데
공적인 업무를 제외한 스트레스로 소화불량이 다 걸릴 지경임.
근데 그중 제일 스트레스인건 바로 '전화' 임.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부장은 자신이 전화로 처리하는 모든 일을 내가 옆에서 듣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함.
그래서 어디든 전화 통화를 하고 나면 끝난후 내게 '통화 내용 들었죠?' 라고 되물음.
한마디로..
'너도 옆에서 통화를 들었으니 내가 무슨 일을 한지 알겠지? 알고 있어라' 내지는
'통화에서 말한 내용을 준비 해라.' 또는
'통화내용을 다시 한번 설명하지 않겠다' 이런 의미임
난 사실 첨에 이 회사를 들어와서 부장의 저런 행동이 매우 당황 스러웠음.
나도 나이가 적지 않고, 회사 생활 꽤 했지만 이런식의 업무 방식을 처음 봤기 때문.
내가 이상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상식은..
상사의 통화를 옆에서 다 듣고 무슨 내용인지 파악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상사가 먼저 말해서 알려주거나 하지 않으면 먼저 아는척 하지 않는거 였음.
이를 테면 상사가 거래처와 통화를 했고
거래처에서 A라는 서류를 요청했다고 치면
설령 내가 옆에서 그 전화를 다 들었다고 하더라도
상사가 내게 먼저 A라는 서류를 요청하지 않는한
내가 굳이 먼저 주지 않는다는 얘기임.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시키지 않는 일은 절대 먼저 나서서 하지 않는다!!!가 아님.
난 이게 일종의 보이지 않는 룰 같은거라고 여겼음.
내가 지내왔던 모든 직장이 그랬고
내가 누군가의 상사로 있을때도 내 밑에 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그렇게 했음.
그 직원이 내 바로 옆에 앉아 통화를 들었다고 하더라도 말임.
근데 부장은 내가 옆에서 전화를 거의 도청하듯이 다 듣고
자기가 굳이 따로 얘기 하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을 다 처리 해야 한다고 생각함.
근데 여기서 더 큰 문제는..
부장의 전화 통화 방식은 대체로 누구와 어떤 내용을 말하는지 알 수 없다는데 있음.
그의 전화 통화 방식은 보통 이러함.
거래처 A에다 전화를 한다 치면 일단 전화기를 들어 A의 번호를 누름.
근데 전화할때 '자 나 이제 부터 A에다 전화 할거다 알고 있어' 라고 하지 않으니
나는 당연히 부장이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 알 수 없음.
그게 사적인지 공적인지 내가 알게 모임?
근데 통화 내용은 더 심각함.
보통은 전화를 걸어 '전데요'로 시작함.
여보세요도 없음. 어디 회사의 누구인데요도 아님. 그냥 '전데요'임
그리고 말은 이런식으로 함
'지난번에 제가 요청 드렸던거 그거 어떻게 되가고 있나요?'
-_-
참고로 부장 전화는 상대 목소리가 들리지 않음.
그러니 내가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들으려면 부장이 하는 말만 듣고 유추해야함.
근데 정말 농담이 아니라 부장의 통화는 10통중 6~7통은 늘 이런식의 통화임.
그리고 나는 뭐 노는 사람임?
나도 내 일이 있는데 부장이 전화기만 들었다 하면
모든 일을 중단하고 셜록 처럼 추리해야 하는거임?
저래놓고 전화를 끊으면 한다는 말이
'통화 들었죠? 알고 있으세요.'
-_-
그럼 나는 사실대로 못들었다고 함. 아니지 안 들렸다고 함.
그럼 부장이 크게 한숨을 쉼. 정말 크게 쉼.
그러면서 설명해주는데 나를 완전 무능력한 인간 취급을 하는 뉘앙스로 말함.
그리고 이런 전화 도청?업무는 부장에게만 해당 되는게 아니라 사장님에게도 연결됨.
사장님실은 내 자리와 꽤 떨어져 있는데
사장님이 누구랑 통화를 끝내고 나면 부장이 내게 물음 '사장님 뭐라셔?' 라고........................
내가 소머즈임? 솔직히 잘 들리지도 않을 뿐더러..
난 타인의 전화 통화 자체를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들린다해도 정말 흘려버려서 모름.
못들었다고, 뭐라고 하셨는지 모른다고 하면 또 깊은 한숨을 쉬고
내가 전화를 듣고 내용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함.
내가 이거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언제가 한번은 얘기를 했음.
일단 나도 내 일이 있기 때문에 전화 통화를 다 옆에서 듣고 있는다는게 쉽지 않고
부장님의 전화 통화 방식이나 상대방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는 점 등등등으로
내가 통화만 듣고 일처리를 할 수는 없으니 전화를 끊고서 내게 말을 해달라... 했더니..
부장은 내게..
그건 내가 능력이 부족 하기 때문이라고 함-_-
이젠 전화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음.
부장이 전화기를 드는 것도 공포고
부장에게 오는 거래처 전화도 공포임..
부장이 통화 들었죠? 라고 물을때 마다
못 들었다 안 들렸다로 대답하는 무능력한 인간이 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지경임.
정말 이럴땐 어떻게 해야함?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