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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이유

1217 |2013.11.26 18:55
조회 1,142 |추천 0

3년 넘게 연애해서 결혼한지 6개월 정도 된 부부입니다.

 

신혼살림은 처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마련했습니다.

 

전세비용은 처가에서 지원해줬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으면 후회하겠다고 생각했고,

크고 작은 다툼도 있었지만 그 마음 변치않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함께 생활해보니 생각보다 자주 처가에 갑니다.

 

기르던 개가 보고 싶을 때나 장인어른이 밤 낚시 가셔서 어머님 혼자 주무실 때 가도 되냐고 묻더군요.

 

그러라고 했습니다. 자지 않고 집에 갔다만 오는건 더 많았구요.

 

교회도 처가가 다니는 교회에 다니게 됐고 일요일 예배 후엔 아버님이 점심 차려놓으셨다고

매주 처가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결혼 후 첫 추석 땐 친척분들께 인사를 드리기보단 장인장모님과 낚시 여행도 가자해서 1박 2일로 갔다 왔습니다.

 

여기까진 사랑하는 아내에게 제가 당연히 해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죠.

 

문제는 아내가 화났을 때입니다.

 

연애 때도 화가나면 연락 끊고 1주일이고 2주일이고 잠수를 탔었는데, 결혼하고 나니 화만 나면 처가로 가서 자고 오더군요.

 

이렇게 네이트판에 글까지 올리게 된 원인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2달 전 강아지를 아내 생일 선물로 선물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좋아했는데 아내가 특히 좋아했죠. 아내에겐 저보다 강아지가 소중했던 것 같네요. 하긴 사위라는게 남편이라는게 가족이 아니란 걸 이번에 깨달았네요.

 

그렇게 기르다보니 침대에서 같이 자면 털도 빠지고 강아지 신경쓰느라 편하게 못자고 특히나 아내와 안고 잘 수 없더군요, 관계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매번 침대에선 재우지 말자 했는데 그럴 때마다 부탁 하더군요, 저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루는 미리 오늘은 밖에서 데리고 놀기도 했으니 강아지는 거실서 재우자 하고 먼저 누워서 자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들려 눈 떠보니 마침 아내가 강아지를 안고 들어오더군요.

 

그래도 자보려 했습니다. 8시 출근에 그 때가 12시 였으니. 허나 강아지는 침대에 올라온지 얼마 안되서인지 얌전하지 않더군요. 화를 참고 밖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다시 화를 참고 쇼파에 누웠습니다. 

 

내가 참자라는 생각이었죠.  

 

바로 아내가 거실로 나와서 화를 내더군요. 시위하냐며. 저 때문에 항상 불편하게 잤는데 이거 하나 이해 못하냐고. 강아지와 쇼파에서 잘테니 저는 방에 가서 편히 자라고.

 

저는 무엇보다 너무 놀랬습니다. 거실로 나온 아내의 화가 처음부터 너무 심하게 나있는 상태였기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담배 냄새 날까 미안해서, 또 단지 강아지를 침대에 올리지 말자는 남편의 부탁이 무시되는 상황에서 꾹꾹 화를 참고 쇼파에서 자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화였습니다.

 

아내는 참는 것이 많은지 화가 나면 주원인에 대해 화낸 다음 부수적인 원인들, 예전의 잘못들을 함께 모아 화를 냅니다. 그 날 아내는 감기에 걸렸는데 친구를 집에 데려와서 저녁을 먹었고 그 저녁 차리고 치우는데 힘이 들었고 그런 제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강아지를 침대에 올리느냐 마느냐의 얘기였는데. 

 

저는 그렇게 화내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사실 같이 둘이서만 자고 싶었을 뿐이었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를 만난 날부터 아내에게 미쳐 살았습니다. 몸과 맘 모두. 결과적으로 단 한번도 바람/외도한 적이 없죠. 아내는 강아지 없을 때도 우리 껴안고 자지 않았잖아라고 하더군요.

 

그건 사실이 아닌데. 전 그 말 듣고 안방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히 3일 뒤 금요일 운동하고 맥주 한잔하고 들어가도 되냐고 했더니 12시까지는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몇일 전 일은 서로 풀리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퇴근 후 운동 끝나고 10시에 나왔습니다. 약속한대로 맥주 몇 잔하고 들어갈려고 하는데 11시 반쯤 연락와서 지금도 거기있음 어떻게 12시에 도착하냐며 화를 내더군요.

 

12시 내로 출발하면 되겠지 했던 제 잘못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화를 내고 욕을 해야했는지 지금도 후회스럽습니다.

 

부랴부랴 집에 버스타고 도착해보니 12시 반. 문은 잠겨 있더군요.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결혼한지 2주도 안되서 들어가지 못하고 모텔에서 잔 적이 있었죠. 결혼 2주 째여서 그 때 심하게 싸웠습니다. 장인어른은 그런 일 있으면 처가와서 자면서 자연스럽게 풀어가면 될 걸 왜 모텔에 갔느냐 하셨죠.

 

그래서 이번엔 모텔이 아닌 처가에 죄송하게도 12시 넘어서 전화를 하고 들어가 잤습니다. 장인장모님은 다음 날 점심먹고 나올때까지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죠.

 

다행히 집에 가니 문이 열리더군요. 그러나 아내는 그 후로 5일 동안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장인장모님께 연락 받은 것도 없구요. 저도 기다리는 마음으로 연락하지 않다가 5일 째에나 연락했습니다.

 

후회되는 점이긴 하나 과연 제가 연락 안했다면 언제 들어왔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5일 후 들어와선 역시 화내면서 짐 싸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 땐 저도 화도 나고 이해도 않됐고 아시겠지만 5일이란 긴 시간을 참고 누르고 기다리면서 생긴 화에다 아내의 불같은 화까지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신림이나 동대문에 살 곳 많다고 하더군요.

 

문득 40살이 되도 저보고 나가라고 할 수 있고 또 본인도 외박할 수 있고, 그 때는 강아지가 아닌 아들딸이란 생각도 들었죠.

 

얘기가 길었네요. 어쩜 너무 제 입장에서만 얘기했을지도 모른다는 거 인정합니다.

 

위의 일로 이혼까지 했습니다. 아내의 부탁으로 혼인신고 안한 상태에서 이혼이니 동거하다 헤어진거 같은 상황이 된거죠. 부부생활도 총 6개월 중 4개월만 같이 살았으니.

 

다만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객관적인 시각에선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싶어서 입니다.

제가 상담할 수 있는 건 제 사람들 뿐이니 다들 반응이 제 편이죠.

 

그래도 제가 정말 사랑해서 결혼까지 한 우리 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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