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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골의 전설...(9)

희야령 |2013.11.28 17:58
조회 1,214 |추천 7

여정의 모습이 이상했다..마치 여정이 둘로 나뉘는것 같기도 했고, 둘이서 하나가 되는것 같기도 했다..여정을 둘러싸고 있는 빛무리들이 마치 여정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것 같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바라 보고 있는 김형사는 내심 두려움과 신비로움의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여정에게로 다가서려 했다. 그때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렸다기보다는 느꼈다. 어머니는 지금 여정의 앞쪽에서 양 손에 무언가를 들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리고 그 넘어로 정훈 또한 뭔가를 하는듯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김형사 자신은 아무것도 무엇도 할 수 없다는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움직여서는 안되네, 그리고 지금 여정을 만져도 안된다네 그냥 가만히 있게나!!'

단호한 어머니의 말이 있고서야, 자신도 모르게 점점 여정에게 다가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집 놀라 뒤로 엉거주츰 물러 서고 있었다..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여정을 둘러 쌓고 있던 빛무리는 어둠 속으로 사그러들듯 사라지고, 가부좌를 틀고 있던 어머니와 정훈 또 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여정은 잠시의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이 된듯 해 보였다. 그리고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그런 여정을 보며 어머니가 노기 띤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죽은자와 산자의 경계가 엄연히 있거늘, 어찌 죽은자가 다시 돌아와 산자를 괴롭히는것이냐? 그리고, 이미 끝난 것을 어찌 다시 되돌리려 하는것이야...무엇을 위해서..?"

그 말에 여정은 야릇한 미소를 띄며, 대꾸를 했다. 그 목소리는 여정의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여정이기는 했지만, 지금의 모습은 그런 여정과는 너무도 달랐다...너무 밝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장난끼도 약간 석여 있는듯한 말투였다.

"감히 인간 따위가 알수 있는것이 아니다, 지금 내 일을 방해 하겠다는것이냐? 나야 별 타격이 없겠지만, 하찮은 인간 따윈 그 목숨을 버려야 할것이다, 그래도 알고 쉽은게냐? 그것을 아는것만으로도 넌 네 목숨을 내놓아야 할것이다."

김형사는 그런 여정에게서 이상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것을 알 수 있었다. 아주 차가운 기운, 사람을 한순간에라도 얼려 버릴듯한 냉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것을 알았다. 그리고 지금 긴장감이 팽팽한 두 사람과, 어머니 넘어로 땀을 비오듯 흘리며, 땅에 발을 묻다 싶이한 정훈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정훈의 몸, 그리고, 아까 정훈이 땅에 묻어둔 여러가지 것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김 형사에게도 보였다. 그 기운은 정훈에게로 몰려들어, 다시 그 기운은 어머니에게로 뻗어 가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래 인간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무지하다, 하지만 인간은 너희와는 다르다, 다르기에 신이 사랑하는것이다, 난 네가 누구인지 알고있다. 신에게서 버림받은자, 신도, 인간도 아닌 사실 그 아무것도 아닌 존제자체가 없는.......훅...으...."

어머니는 말을 끝내지 못했다. 여정의 몸에서 뭔가가 튀어나와 어머니에게 달려들듯 돌진했고, 그 타격에 말을 잊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그 순간 뒤에 있던 정훈이 휘청였고, 그런 정훈과 연결되어있는 무엇인가가 깨어지듯한 소리를 내며 불꽃이 일더니 사라졌다.

"하하하하하 어떠냐, 아무것도 아닌 존재에게 인간들은 한없이 약할 뿐, 나은것이 아무것도 없질 않느냐...또 다시 그 주둥이를 놀려봐...어서...." 그 말과 함께 다시 어떤 기운이 다름질 치듯 어머니에게 쏟아져 나갔고, 이번엔 어머니도 방심하고 있지 않고, 예상 하고 있었던듯...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공중으로 던지며, 손을 가슴으로 끌어모아 뭐라고 주문 같은것을 외우자, 하늘로 떠 올랐던 그 물건은 빛을 발하며, 달려오는 어떤 기운과 부디쳤다. 그리고 공중에서 두 기운은 서로를 밀어 내기라도 하는듯 이리,저리 밀렸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정은 여유있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런 긴장감 속에서도 무엇인가를 서로에게 캐어 내려는듯 질문들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우리쪽이 훨씬 불리해 보이기는 했지만, 김 형사는 왠지 어머니가 모든 힘을 다 하고 있지 않다는것을 알 것 같았다. 얼핏 보면 어머니가 계속 공격을 당하는것 같았지만, 힘겹게 막아내면서도, 왠지 모를 여유가 보였다. 이건 그 동안 형사 생활을 해 오면서 알 수 있는 김형사만의 직감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김형사는 불안을 떨치 수는 없었다. 왜냐면, 여정 또한 온 힘을 다 한는것이 아니라 마치 장난을 치듯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긴장감은 거기까지였다. 여정을 둘러쌓고 있던 패러다임이 마치 바람에 모래가 날리는듯..그렇게 스르르 날렸고, 그러자 서 있던 여정은 풀썩 그 자리에 주저않고 말았다. 동시에 어머니의 뒤쪽에 못박힌듯 서 있던 정훈도 쓸어졌다. 그리고 여정의 앞에 있던 어머니는 긴 한숨을 쉬며, 잠시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김형사는 정훈도 걱정이었지만, 여정에게로 달려가 여정을 안아 올렸다.

"여정씨 괜찮으세요? 여정씨..앗!"

순간 김 형사는 여정을 놓칠뻔 했다. 운동감각이 남달리 좋았기에 다시 팔에 힘을 주어 여정을 잡을 수 있었지만, 뭔지 모를 전기가 순간 김형사를 훑고 지나듯 했다. 여정은 잠이 든듯 곤한 숨을 고르며 있었다.

그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있던 어머니가 일어나 쓸어져 있는 정훈을 살폈고, 곧 김형사와 여정이 있는곳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여정을 잠시 살피더니, 이내 김 형사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자네도 보았는가?"

"네..근데 그게 뭡니까? 여정씨가 다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아마 자네도 대략은 들어 알고 있을걸세, 바로 여정으로 환생한 이의 혼일쎄, 아직은 그 힘도 미약하고, 스스로 이 세상에 모습을 들어 내기에는 힘겨울꺼야, 그래서 정훈이가 소환술을 한것이고, 소환술을 하면서 동시에 내게 결계의 힘을 끌어다가 퍼부어 주어서 저리 쓸어지고 만것이네만, 아무튼 곧 그 혼은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모습을 들어 낼걸쎄.....그 전에 와야 하는데...."

"네? 누구 말씀 하시는겁니까? 누가 와야 한다는겁니까? 혹, 이곳에 오기로 했다는 그분 말씀 하시는겁니까?"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늘 위로 어두운 구름이 몰려 들고 있었다. 비라도 내릴듯한...기운이었다.

추천수7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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