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디 어려운 취업난에서 정말 운좋게 취업해서 좋은 직장 들어갔어요.
그런데 일을 하다가 우연치 않게 제 전공이 아닌곳으로 흘러들어왔죠.
물론 회사가 자기 잘하는곳에 일을 시켜주는곳은 아니에요.
그런데 저는 조금 달랐어요.
예를 들면 이런거요.
음...(만약으로 치고) 제 전공은 '조각'이에요. 그런데 회사와서 '건축'을 맡으라고 하는거에요.
일반 액셀이나 사무직쪽이면 어떻게든 단련되다가 할만 했을거에요.
그런데 지방에 사는 저를 끌어다가 회사가 집어넣은곳은 전문성이 필요하다 못해 노가다들의 피튀기는 판이었고, 그것도 소위 말하는 돈을 붓는 부서였어요...그게 문제였죠.
적응해보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남자들만 그득한(전부 유부남), 그리고 거칠고 힘든곳이란건 인정해요.
밤에 혼자남아 늘 야근을 했죠.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해요...
상사분이 무척 엄하시고 무서우신분이셨어요.
처음엔 그 무서움과 엄하심땜에 눈물도 많이 흘리고 원망스러웠어요.
그런데 그분의 무서움과 엄하심속에도 이해할수 없는 '정'도 있고 존경도 있었어요.
그게 이해시키기 아주 어려운 부분인데...저는 그분이 참 좋았어요.
존경스러웠어요...
밤에 별 보면서 소원 비세요?
저 그때까지도 지방 촌뜨기가 혼자 자취생활 하기위해 밤길을 많이도 걸었었죠.
밤에 별 보면서 늘 두손을 꼭 모아서 기도했어요.
' 우리 상사분 건강하게 해주시구...꼭 제가 그런 상사 밑에서 일할수 있도록 해주세요.
제 일이 저한테 잘 배여서 회사생활 잘할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래서 제 회사생활이 더 나아졌냐구요?
아침만 되면 스트레스에 변기통을 찾아 토하기 일쑤였지요. 늘 배를 부여잡고 다녀서 모든 부서에서 저를 볼때마다 '쟤 진짜 괜찮은가?...' 의심을 할정도였어요.
인사과에서 다른과에 가보겠느냐, 상담을 받아보겠느냐는둥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저는 고집을 부려서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왜그랬냐구요?
전공과에 대한 집착과, 시간을 들이는 끈기, 그리고 내가 옳다는 용기...
하하.
어쩌면 그건 제 합리화였을지도 몰라요.
가장 큰 이유는 '존경받는 사람과 함께 일하면 내가 더 나아질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었어요.
제가 머리도 멍청하고, 일도 잘 못해도 끈기랑 열정만은 대단한 사람이었거든요.
근데 그 열정이 독이더라고요...끈기의 다른말은 '고집'이더라구요.
회사생활 잘 못했어요. 6개월쯤 지났을까요.
자취방이었어요.
어느날 자다가 깼더니 혼자서 벽을 붙잡고 울고 있더라구요.
달빛에 뭔가 초스름하게 번지는걸 보니까 제가 울고 있더라구요.
...울고 있더라구요.
늘 많이 울었는데, 그날은 밤에 자다가 저도 모르게 혼자 울고 있더라구요.
책에서 보면 그런 말있죠...
'노력하는자를 당할수 없고, 즐기는자를 이길수 없다.'
그거 거짓말이더라구요.
밤마다 그렇게 야근을 했어요.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보려고 모르는 책이랑 동영상 강의까지 뒤져가며 공부했지만 그쪽 분야는 도통 눈에 보이질 않았어요.
이상하리만큼요. 말도 잘 못알아듣고 노력하는거에 비해서 영 결과도 나오지 않았어요.
정말 저는 제 특정분야만 잘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들어갔죠.
그러다가 어느날 뭔가 잘못됬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 근처에 있는 정신과에 갔더니.
'성인 ADHA'라고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구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한마디로 정리전돈이 안되고 산만해지며 집중이 안되는 병이이에요.
그렇게 심하진 않지만 분명 ADHD가 맞다고 하더라구요.
저로써는 충격이었어요...
대학때 인성검사를 했는데 전국 검사기록지 상위10퍼센트에 드는 집중력을 지녔다고 칭찬들은적도 있구요. 제 전공때 자습을 하면 머리가 띵해질때까지 그 전공과제를 하느라 토한적도 있어요.
...심지어 주위에서 너무 과하게 하나에 집중하는것이 아니냐고 너무 열정적이다고. 그렇게 말해주신분들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ADHD라니.
...신 참 무심해요.
맨날 야근하고, 맨날 욕듣고, 맨날 체크하고, 맨날 알아먹지도 못할 도면 싸들고 청소하고 하루에 쪽잠 두세시간씩 자도 ...
안되는건 안되는거에요.
그런데 그때는 열정이 있었거든요.
의사선생님도 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병을 이겨낼수 있으니 계속해보라고 하셨구요.
...고집이고 나발이고 한번 봤으니 끝장을 보자는 식으로 붙어있었어요.
후임중에 남자가 하나 들어왔죠.
건축과를 나왔다고 하더니만 일 잘하더라구요.
순식간에 찬밥으로 밀려남과 동시에 어이없는 제 생각들덕에 사고 많이 쳤어요.
비교도 말도 안되는곳에서 엄청 당하구요.
같이 근무하는 사람중에 여자라도 있었다면 내 얘기를 좀더 들어줬을지 몰라요.
칼같은 남자들, 변명이 통하지 않고 이유는 불문이에요.
호통과 비판...
한번씩은 저만 놔두고 몰래 밥먹으러 나가버리더라구요...
무얼해도 내 이야기는 들리지 않더군요.
그런 느낌 아세요? 두세살짜리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제 스스로 잘못한거 알고 고개 숙이고 있으면 주변에서 모두 저 애만 잘못됬다고 지적질해요.
제가 딱 그랬어요.
그렇다고 제가 그사람들에게 제 약점을 보일순 없었고요.
생각해보세요. '얘 알고보니 병신이래...' 생각만 해도 가슴이 타요.
그래도 존경하는 상사분께서 화내다가 던진 한마디에 또 어찌 참게됬어요.
'누가 무슨소리를 하면 넌 그소리에 흔들리는 사람이냐?'
...아니죠.
사람이 그래도 이건 회사생활이고 고비가 있다는데
아직 젊은 제가 그럴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참은거죠.
어느날 존경하는 저의 상사분께서 저를 혼내다가 한소리 하셨는데.
그게 아직도 가슴에 남아요. 모두 다 들으라고 ...하신 소리였는데.
가슴에 녹슨 대못으로 망치질을 해도.
이보다 오래가진 않을거에요.
이보다 오래 아프진 않을거에요.
이보다...
...나를 망가뜨리진 못할거에요.
"...너 A(후임)만큼 노력했어? A는 너처럼 일안해."
...
지금도 가끔 그 생각해요.
차라리 대못으로 내 가슴을 쑤셔주시지 그랬어요.
차라리 칼로 내 가슴을 시원하게 한번 퍽 뚫어주시지 그랬어요.
나는 우리 상사분이 하라고 하는건 뭐든 했어요.
아마 죽으라고 하셨으면 죽는 시늉까진 못해도 '청산가리 파는곳 알아볼게요'라고 말했을 사람이에요.
...그렇게 존경하는분이 내뱉은 그 한마디요.
인생을 망가뜨리더라구요.
안되는건 안되는거에요.
아무리 고집부리고 힘들게 야근하고 토나오게 일해도.
천성적으로 안되는건 안되는거에요.
...어느날부터 부서에 저만 혼자 남겨져서 책상받이 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어리석었죠.
아무나 존경하는거 아니에요.
아무거나 토나올정도로 노력한다고 잘할수 있는거 아니에요.
ADHD약을 먹으면 늘 구토가 났어요. 만성위염에 난청에, 어지러움 병에 ...진짜 죽을맛이더라구요.
그렇게 제 1년여는 지나갔구요.
저는 쫓기듯이 다른 지사로 오게됬죠.
...병신된거에요.
인정하고 이해해요.
뭐 죽을까 그런 낭만적인 생각 안들어요.
사람이요.
모든것에 배반당하면.
그런 낭만적인 생각 안들어요.
...그렇게 좌절하고 있는데...
같이 일했던 분 하나가 해주신말이...
" 넌 열심히했어. 넌 진짜 그 최악의 상황에서 정말 열심히 했어.
그 누구라도 너보다 열심히하진 못했을거야. 진짜야."
.....전 정말 '열심히'만 했네요.
눈물이 그제서야 막 나더라구요.
그제서야...나더라구요.
고향친구가 제가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하니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하더라구요.
이 쌀쌀맞은 인간이...밥먹다가 눈을 부딪히며 말하더라구요.
" 있잖아. 넌 내가 아는 사람중에 제일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야."
...
있죠.
저 잘못한거 아니더라구요.
노력하고 실패한거.
부끄러워요. 물론 부끄러운데
그게 잘못한거는 아니더라구요.
내가 무너질때 두사람 이상이 이런소릴 해주니까.
...내가 '잘못'하긴 했어도 '잘못 산'건 아니더라구요.
저 정말 열심히 살아요.
전 제가 싫어요. 제가 참 미워요. 모자라고 멍청해서.
근데요.
...열심히 살더라구요.
지금은 잠시 폐인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저 이겨낼거에요.
이겨내고.
이겨내서.
언젠가 진짜 좋은 멋진 방법으로.
이 상황들에 복수하고 도전할거에요.
진짜 시간이 지나서 그들이 자신이 해준 말이 아깝지 않도록.
...전 지금도 포기하지 않아요.
긴 러닝 타임중에 주인공 망가지는 순간이 있어야 힘차게 득세하는것처럼.
저는 지금도 이 어려운 난관과 고민을 떨쳐내고 진짜 멋지게 .
... 용기내서 살아갈거에요.
그래야 누군가가 어둠속에서 저처럼 울때, '그사람도 그랬다더라...'그렇게 용기낼수 있을거 아니에요.
부디 좋은말 한마디씩만 해주세요.
힘내라고. 까짓거 뭐라고 툭툭털고 일어나라고. 넌 그럴 자격 있다고.
어린아이 엉덩이 때리면서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듯.
...힘내라고 해주세요.
그깟 ADHD, 별거 아니라고 빵 털고 일어나라고 해주세요.
정말 어렵게 이렇게 써요.
지금도 너무너무 힘들게 바닥을 기시는 분들, 책상받이 하시면서 버티시는분들!
힘내세요. 그래도 포기하지 마세요!
버려지고 지쳐서 너덜너덜해지더라도.
나는 당신들의 열정이 글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수,실향,실소,실태,실성...
좋은말이 없던데.
딱 하나 그중에 최악의 말이.
'실패'더라구요.
이 실패라는 패의 뒤쪽엔 분명 '성공'이라는 단 패도 있을겁니다.
실패, 뒤집으면 성공.
...나는 지지 않습니다.
나는 젊으니까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