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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법 발의! 무엇이 문제인가?

황석하 |2013.12.04 21:28
조회 107 |추천 0

게임 중독법 발의!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의 핵심 문화 산업 중 하나로 급부상한 게임 산업은 다른 한류 수입을 모두 합친 것의 무려 5.7배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전체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비중이 아주 높다.

 그런 게임 산업에 ‘퀘스트’가 주어졌다. 올해 4월 30일 새누리당 신의진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이하 ‘게임중독법’으로 명함) 이 바로 그 도전과제이다. 게임 산업계는 2012년부터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방지’라는 명분하에 여성가족부에 의해 시행된 ‘셧다운제’로 한 차례 병고를 치른 적이 있다. 이런 와중에 게임을 중독물질로 분류하고 보건복지부의 관리 하에 두자는 법안이 나온 셈이니 게임 산업계와 일반 게임 사용자들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현재 인터넷 여론을 살펴보면 구체적인 안건에 대한 이해보다는 대부분이 감정적 반감으로 게임 중독법 제정에 대항하고 있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은 되려 역효과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현재 게임중독법은 극심한 반대여론 속에서 많은 개정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중독성을 전면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게임중독법의 내용을 다각적 차원에서 살펴보고 그 실효성을 검토해 게임중독법의 제정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게임은 중독 물질인가?

 

게임을 일반적인 마약, 알코올, 도박과 같은 중독 물질로 취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신의진 위원이 근거로 삼았던 미국의 정신분석 학회지 DSM-5에서도 게임은 알코올, 마약과 동일한 중독 물질로 분류되어있지 않고 ‘연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었다. 신의진 위원이 거짓 증언을 한 셈이다. 또한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한다는 이유로 중독 물질로 규정하는 것 또한 형평성에 어긋나 타당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왜냐하면 도파민은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거의 모든 행위에서 촉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신분석학회에선 중독의 유형으로 물질중독 : 알코올중독 / 약물중독 / 음식중독, 무형의 행위중독 : 관계중독 / 분노중독 / 연애중독 / 종교중독, 유형의 행위중독 : 일중독 / 도박중독 / 사이버중독 / 성중독 / 쇼핑중독 / 운동중독 등 다양한 중독을 규정하여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를 법안으로 규정하고 이용자를 잠재적 중독자로 다룰 수는 없는 것이다.

 

추가로 판 홀스트 박사의 최근 연구는 게임 과물입의 증상이 알코올,마약 중독의 증상들과 명백히 반대의 반응을 보임을 증명했다. 또한 과몰입을 중독으로 명명해 버리는 것은 중독자들이 진짜로 받아야할 처방은 받지 못하고 무조건 특정한 처방만 받게 할 위험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근거들을 통해 게임이 중독의 필요조건인 도파민은 내포할지언정 중독물질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기존의 중독과는 다른 영역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독의 기준은 무엇인가?

 

게임 중독법안이 우려되는 점은 단순히 게임을 중독 물질로 분류해서만은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게임 업계에선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하고 게임 중독 치료 센터와 협력하여 중독 환자에 대한 치료에 협조적이며 게임 내에서도 여러 경고문과 자발적 제재를 통해 이를 조절하려 노력하고 있다. 게임 중독법은 게임 시장에 강제적인 개입을 한다는 점에서 모순에 빠진다. 구체적 개입은 법안 제 13조, 14조에서 확인되는데 이러한 개입을 위해선 중독과 비중독(과몰입)을 구분할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에선 명시적인 기준이 부재하고 또 설사 기준을 만든다 하더라도 개별편차가 극심한 영역이기에 대다수 게임 사용자들의 동의를 구하기 힘들며 그 기준을 강제로 적용시킬 수도 없다는 것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는 접근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은밀하고 또 한 사람이 다수의 계정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점 때문에 게임 중독법의 규제는 실효성의 측면에서 문제를 지닌다.

   

-게임 산업에 필요한 것, 규제인가 장려인가?

 

게임에 대한 계속되는 억제 정책에 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게임 산업의 성장률은 2011년 48.1%를 기록한 것에 비해 지난해는 11.0%로 뚝 떨어졌고 올해에는 8.8%에 그쳤다. 2011년부터 시행된 ‘강제적·선택적 셧다운제’를 지키기 위해 게임업체들이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한 편당 10억~20억원으로 평균 개발비의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신규 게임물 제작 건수는 2857건(2011년)에서 1444건(2012년)으로 50%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게임을 중독 산업으로 몰아가고 매출의 1%를 기금으로 내는 등의 규제는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지금 한국의 게임 산업계는 규제 정책보다 장려 정책이 더 시급하다. 한국의 게임 산업이 국가 내에선 다른 한류 문화들의 수입을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세계적 수준에서는 크게 주목할 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게임 산업은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고 안심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다.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은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무섭게 급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중국, 일본, 동남아, 북미의 경우처럼 적극적인 게임 개발 장려 정책이 시급하다. 또한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셧다운제와 같은 허구적인 억제 정책들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계속되는 억제 정책은 결국 자국 기업의 ‘탈코리아’ 현상을 초래하게 되고 이는 곧 게임 산업의 붕괴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추가 세금 1%가 뭐 그리 대수냐 말하지만 사행성 업종인 경마에 추가로 부가하는 세금이 0.3%인 것을 감안해본다면 게임 산업계가 울컥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인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게임을 단순히 정치권력 흭득을 위한 수단으로 다루어선 안 되는 영역임을 인지하고 진지한 정책 연구와 태도를 가져야한다.

 

게임 중독법은 필요 없는 정책이 아니다. 게임은 분명 중독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중독 물질 자체로 다루는 것은 후에 발의될 규제 법을 정당화하는데 악용될 위험이 있으므로 지금 당장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게임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좀 더 면밀히 연구하고 실효성 있는 법안으로 개정한다면 충분히 좋은 법안이 될 수 있다. 비록 지금 까지 게임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상태이고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 것이 없지만 이는 앞으로 연구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한국 게임 산업계의 ‘퀘스트’이다.

이 퀘스트를 잘 수행해 낸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IT강국, 게임 강국’이라는 멋진 타이틀과 창조적 경제 성장이라는 물질적 보상도 흭득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을 소수의 문화라고 단정 짓지 말고 모두가 합심하여 건강히 잘 키워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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