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시간때울겸 판을 읽는 30대 초반 주부입니다
사실 저도 고민아닌고민이 있어 맘고생만 하다가 도저히 이젠 힘들어서 그냥 힘이라도 얻고자
글을 씁니다
결/시/친에 쓰면 아내분들 의견만 듣게될거같아 남편분들도 댓글달수 있는 이곳에 적습니다
우선 남편은 저랑 동갑이고 외아들이에요
다른 형제가 없다보니 시댁어른들 뵙고 챙기는 것도 저희의 몫이구요
시부모님은 두분다 정정하시고 공직에 계시던 분들이어서 나오는 연금이 있어 따로 생활비나 용돈을 드리진 않고있어요
그냥 명절때마다 선물사가고 제사는 일년에 명절포함 딱 세번이고 준비는 다같이 해요
저한테 따로 바라시는거도 없고 참 좋은 시댁이에요 정말 이 부분에선 불만 가져본적 한번도 없네요
저희 친정쪽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밖에 안계시다보니 경제활동을 못하시고 다달이 용돈을 챙겨드려야만 해요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드려야하는건 아니에요 친정쪽은 저말고도 남동생이 있어서 동생이
많이 신경써드리거든요
이렇게 양쪽 집안은 저희한테 부담주시는것도 없고 피해주는것도 없고 힘들게 하지도 않고 참 너무
좋아요
이상적인 시댁과 친정인것같아서 그건 너무 좋은데..
저렇게 좋은 시댁이기에 남편도 공직자이신 두분 영향을 받아 올곧고 성실한 사람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희 남편이 실직자가 된건 작년 초니까 이제 거의 2년을 바라보고 있네요..
남편은 젊을때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그길로 쭉 나가게 되어서 직영점 부점장까지
지냈었는데 별안간에 해고당했어요
무슨 이유인지 저한테 말을 안해주는데 아무튼 그렇게 해고당하고 지금까지의 2년동안 다른일도
구해보려고 몇번 시도는 했지만 햄버거 만들고 관리한 경험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의 경제활동인
남편에게 다른일은 쉽지 않은지 직장을 구했다싶으면 며칠있다가 그만두고 항상 이런식..
애초에 저흰 남편외벌이로 시작했는데 급여가 나쁘지 않아서 충분하진 않더라도 모자라지도 않았
는데요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갖기로 정하고서 바로 실직자가 된 남편덕에 지금까지 애도 없습니
다
살림하던 제가 나가서 돈을 벌게되고 남편이 살림을 하게 됐어요
결혼 전 직장 다닐때 받던 급여가 140정도 되었었는데 애가 없어도 결혼하고나니 그 정도 급여 챙겨
주는 직장도 구하기 힘들더라구요
겨우 구한 직장에서 받는 한달 급여가 120이고 이걸로 저희 두식구 생활비는 마련이 되는데..
아이를 가지는건 꿈도 못꾸겠더군요...
거기다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지만 제가 벌어가는 급여가 적으니까 그걸로 쪼개서 생활을 하고 모이는 돈은 없고 조바심은 나고 미치겠더라구요..
남편대신 제가 돈을 버니까 급한불은 껐다 싶었는데 제가 벌어가는 돈으로 남편과 나중에 생길 아이
가 생활하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니까 그 압박감이..
처녀때 그냥 돈벌어서 저축하고 내 할거 하면서 일하던 때랑은 심리적인 압박감이 너무 달랐어요
차라리 맞벌이라도 하면 그 무게를 둘이 분담할텐데 저 혼자 하려니까 도저히 힘에 부쳐서
그래서 어느날은 남편한테 사정을 했어요
제발 직장 구해서 돈벌어오라고...
남편 하는말이
나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살림이 나한테 맞는거같다.. 요즘 이렇게 역할 바꾸는 부부들이 많진 않아도 아예 없는거도 아니다 우리도 역할 바꿔서 생활해보자.............
철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수가 있는지 아무리 설득해보려고해도 말이 안통해요
당장 자기 편한거만 생각하고 가정 전체를 볼줄을 몰릅니다
이렇게 근근히 벌어먹고 살면서 언제 아이를 가지고 무슨 돈으로 키우고..
이 사람 머릿속엔 그런건 없는듯해요
2년동안 엄청나게 싸웠지만 항상 제자리걸음..
도저히 방법이 없습니다.. 시댁어른들 너무 좋고 다 좋은데 남편의 이런점이 제 머릿속에 이혼이라는
단어를 계속 생각나게해요..
이렇게 살아보면서 타가정의 경제적인 부분 홀로 담당하시는 남편분들 심정을 뼈에 사무치게 이해
했어요
남편 혼자 외벌이해서 저 먹여살리고 친정 도와주고 할때 얼마나 부담이 되었을지 지금은 아는데
그렇다고해도 남편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제가 갑부집 딸이었으면 몰라도 그것도 아닌데..
제가 놀겠다는거도 아니고 당신도 돈 좀 벌어와서 둘이 벌어 행복하게 살자는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라주는 남편..
어떡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