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널 좋아했었는데.
네가 갑자기 전학을 가버렸잖아. 정말 쥐도새도 모르게.
그렇게 몇년이 흘러서 작년 고2가 된지 얼마 안됬을 무렵에
널 거의 까먹다시피 했었는데, 네가 먼저 연락을 줬었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기뻤다고. 정말로.
물론 네가 다른지역에 있긴 했지만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것도 아니었고,
그냥 너랑 다시 얘기할 수 있고, 통할 수 있다는거 자체가 너무좋았고,
그때부터 다시 설레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때부터 평소하던 자기관리를 좀더 철저히 하게됬어.
널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너랑 비슷한 정도가 되려고 말야.
그렇게 몇개월동안, 지루할 법 했는데도, 내 얘기를 받아주는 걸 보면서,
이젠 만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항상 내가 약속을 잡으려하면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너 때문에
머리가 얼마나 아팠다고. 계속 만나자는것도 네가 너무 부담스러워 할까봐
그냥 그만하자. 생각하고 있었어. 언젠가 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꼭 네 앞에서 고백하길 바라면서 말이야.
그렇게 벌써 크리스마스 전 주가 됬었어.
그래서 마지막으로 널 만나고 싶어서 약속을 한번 더 잡으려고 했어.
마지막인 이유는 내년엔 고3이고,
계속해서 너 짝사랑하다가는 내 성적, 생활들이 파토 날것 같아서
더이상은 내가 힘들어서 안되겠더라고.
그래서 너에게 말했더니, 그날 약속이 있지만, 잠깐 볼 수 있을것 같다는 거였어.
확실하진 않지만, 일단 내일이 되어봐야 알 수 있겠다고,
난 그 때부터 그 다음날까지 얼마나 행복한 상상을 했는지 몰라.
1년동안 대화만 나누던 너를 실제로 만날 생각을 하니까 말야.
그렇게 그 다음날이 되었고, 넌 결국 그날 저녁 안되겠다고 나한테 말했지.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참아왔던 모든것들이 나오려 하더라고.
그래서 너한테 마지막으로 모든것들을 물어봤었어.
그리고 결국엔 만나서 고백은 커녕.. 글로 고백해 버렸어.
내가 새워놨던 계획들은 모두 깨져버렸고.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가 내 앞에 펼쳐 진거야.
근데 내 고백에 네가 한말은. 정말 희망고문 이었어.
지금은 중요한시기고, 난 지금 아무도 사귈생각이 없다. 그러니 수능 끝나고 생각해보면 안되겠냐.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내 모든것이 깨져버려서 네가 그렇게 말한 당시에는 널 포기하는투로
얘기했어.
정말 그후 2주동안 평소 하던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등산도 열심히하고, 친구들이랑 더 많이 놀고, 공부도 더 열심히하고. 그랬는데도.
결국엔 널 포기 못하겠더라. 그래서 너한테 다시 일상적인 말로 대화하려고 했어.
그런데 이젠 네가 약간 부담스러워 하는게 눈에 보이는것같아서.
그리고 이런식으로 계속 대화하다가는 내가 너무 힘들것 같아서.
그냥 수능 끝나고 멋지게 대학 들어가서 너한테 직접 고백할거라고, 오늘이 수능전까지 나누는 마지막 문자가 될거라고 하며 그냥 그렇게 너한테 말했어.
다음날 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는길에 보니 네 전화가 와있더라.
1년간 너한테 전화한번 못해봤었는데. 왜 그때 무음모드로 해놨는지. 지금도 후회되.
그리고 좀 있다가 네가 문자가 오더라. "내년에 보자"라고 말야.
그게 마지막이었어. 너랑 대화 안하기로 했던 약속 지키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몰라.
항상 얘기하던 너였는데. 그리고 정말 내년에는 널 볼 수 있을까.
가장 궁금한건,넌 날 어떻게 생각해? 그게 제일 궁금해.
날 어떤 사람으로, 어떤 남자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게 제일 걱정되고. 확신이 없는것 같아서. 궁금하고 걱정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정말 열심히 해서 내년에 너한테 부끄럽지않게 그렇게,
당당하게 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의 희망고문. 그리고 너와의 약속.
그게 네 진심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