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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가세요, 많이 미워하고 많이사랑했어요

안녕슈퍼맨 |2014.01.08 09:12
조회 213 |추천 1

 

Hi daddy..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가장 강한 나의 영웅..

오늘은 아빠가 떠난지 28일째 되네,

 

올해에도 아빠랑 같이 보낼 것 같았는데..

올해는 엄마랑 나랑 둘만 보내야겠네.. 그리고 앞으로 몇년,몇십년 더..

 

 

아빠.

 

내가 아빠를 하나님께 보내면서

가장 후회했던일이 뭐였는지 알아?

 

귀찮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렇게 목소리 한번 듣고 싶다는 아빠를 모르는 척 했다는 거..

 

난 그게 제일 후회되고 제일 가슴이 아파,

그깟 목소리 한번 들려주는게 뭐가 그렇게 힘들다고,

뭐가 그렇게 귀찮다고, 외면을 했을까,

그리고는 왜 후회를 하는걸까..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더 아플까,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다른 아빠와 딸을 보면서 난 얼마나 울어야 될까,

 

 

 

아빠 가는길에 좋은말 못해주고 원망하는 말만 되뇌여서 정말 죄송해요..

정말 보내고싶지 않은데,

자꾸 보내드리래.. 보내드려야된대..

내가 자꾸 잡고있으면 아빠 좋은곳 못간다고,

자꾸만 놔주래..

 

근데 내가 어떻게 아빠를 놔,

아빠도 내 손 놓기까지 정말 힘들었을텐데,

나한테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아빠 손을 놓으라는거야.

대체 다들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아빠를 보내주라는거야..

 

아빠가 나 때문에 속상했던적이 있었다고 했었지?

난생 처음으로 내가 아빠 속을 썩였다고 했었던 날,

 

배가 너무 아픈데도 계속 고집부리면서 참다가 119에 실려갔었잖아.

다행히 장 옆에까지만 염증 생겼다고,

장까지 염증이 생겼으면 장 잘라내야 된다고,

그럼 평생 호수꽂고 살아야 된다고 했을 때,

아빠가 의사선생님한테 화내면서 그랬었잖아,

그렇게 살게 할 수 없다고,

우리 딸 좋은남자 만나서 시집도 가고 이쁜 아가들도 낳아야 된다고,

그러니까 제발 수술 좀 잘해달라고,

 

수술 끝나고나서 마취 풀렸을 때

아빠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는데, 그때 나 그랬거든,

다행히다, 아빠가 옆에 있다..

 

새벽에 자다가 깻는데,

엄마랑 아빠 얘기하는거 다들었어.

그때 아빠 울었잖아..

 

나 가엾다고, 나 안쓰럽다고,

그때 처음으로 아빠 울었었잖아.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쩌면 내가 본게 처음일지도 모르겠어.

혹시 나 없는곳에서 나 때문에 속상해서 울었던 적 있었어?..

울지마 아빠.

내가 다 미안해, 아빠가 울면 나는 두배로 더 울어야 되.

나 울기 싫어 아빠, 씩씩해질거야.

 

이 편지를 쓰는 동안에도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참는다고 참고있는데 자꾸 눈물이 나오네,

어른이 되려면 나 아직 멀었나봐..

어른이 되면 눈물도 그만큼 줄어들거 같았는데,

여전히 난 아빠의 작은 꼬마숙녀인가봐.

 

크리스마스 때

아빠랑 엄마랑 여행가고 싶었는데,

가까운 곳이라도 같이 가고 싶었는데,

아빠는 너무 빨리 갔다..

진작에 좀 같이 여행다니고 그럴걸,

꼭 이렇게 후회만 한다니까..

왜 이렇게 후회 할 일들만 하는지 모르겠어..

 

 

아빠,

다음생에도 나 아빠 딸로 태어나도 되지?..

그때 아빠도 꼭 내 아빠로 있어줘,

그땐 이렇게 외롭게 보내지 않을께,

다음생엔 꼭 지금생보다 더 잘할께.

그땐 정말 좋은 딸 할께..

 

끝까지 못나고 못된 딸이여서 정말 미안해..

 

많이 미워도 했고, 많이 원망도 했었어요.

근데 그 시간보다 사랑한 시간이 더 길었어요.

 

잘가요 아빠..

많이 그리울거에요. 아빠의 자장가.

 

사랑해요..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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