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둔 30대 주부입니다.
며칠전 동사무소에 갔다가 기분나쁜 일을 겪어 글을 씁니다.
이제 돌 지난 딸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사무소에 주민등록 등본을 떼러 갔습니다.
등본.초본 서류 떼는 업무가 가장 많아서 인지 은행처럼 번호 대기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용무를 보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지요.
제가 갔을 때는 오후 3시쯤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 다른 날과 달리 번호표를 뽑았는데 두번째 더군요.
그런데 낯을 가리기 시작한 아이가 칭얼 대기 시작하는 겁니다.
당황해서 얼른 아이를 유모차에서 내려 안고 아이를 달래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앞 사람이 민원을 보고 가길래 다음 차례인 저는 주민등록증을 챙기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런데 오분이 지나도록 번호판의 숫자는 제 차례로 바뀌질 않았어요.
물론 그 공무원 분께서 분명 무슨 업무를 보시느라 번호판을 누르지 않으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계속 칭얼 대는 아이를 안고 오분 기다렸으면 한 번 쯤 물어 볼 수는 있겠다 싶어 그 분께 여쭈어 봤지요.
'시간 오래걸리시나요? '라고... 분명 채근하는 말투도 신경질 적인 말투도 아니었지만 그분께서 조급한 마음이 들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슨 학교 선생님처럼 저를 꾸짖는 듯한 말투로 '나도 업무가 있는데 어떻게 이사람 저사람 사정 다 봐가면서 일을합니까? 번호 될때까지 앉아있어요! '라고 얘기 하시더군요.
그리고 실제로 연배도 50대 이모님뻘 되는 분이셨어요.
그때 아이가 크게 울음이 터졌고 저는 죄송하다며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왔어요.
밖에서 아이를 달래며 유리문 안으로 계속 번호가 바뀌길 보고있는데 한 2분 지났을까...
옆에 다른 업무의 젊은 여자분께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아~ 애 엄청 우네, 그냥 들어오라고해!'
그러자 젊은 여자분이 '들어오시래요' 하더군요.
그렇게 저는 등본을 떼고 우는 아이를 달래며 쓸쓸히 집에 돌아왔습니다.
물론 다른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다 불친절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그 분이 앉아 계시는 곳은 등본.초본을 떼는 민원을 받는 자리였고 다른 업무를 보시더라도 앞에 기다리는 민원인 처리가 더 우선이지 않았을까요?
제 뒤에는 사람도 없었는데 ㅡㅡ
아이가 울어서 그 공간에 민폐를 끼치는 것이 두려워 제가 너무 조급했나요?
공무원직이 서비스업이 아니므로 은행같은 서비스는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민원인에게 불쾌한 기분은 안들게끔 하지 않아야 되는거 아닐까요?
예전부터 동사무소 업무를 보자면 주로 나이좀 있으신 분들은 지위와 체면? 때문인지는 몰라도 주로 명령조로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저번에 살던 동네에서도 아이 어린이집 문제로 아동 복지과 민원을 처리하러 갔는데 점심시간이 지난 2시20분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급히 뛰어가더니 양치를 하고오더군요.
정말 어이 없었던 일은 시어머님이 지금 혼자 살고 계신 65세 이상이라 독거노인으로 분류되어 동사무소에서 가끔 케어를 받으시나 보더라구요.
어머님께 연말이라 떡이 좀 나왔는데 가져가라고 연락이 왔나봐요. 지방에 이모님 댁에 계셨던 어머님이 지금 멀리 있어서 방문을 못하겠다고 하셨나봐요.
그랬더니 그 동사무소 직원 한다는 말이 '그럼 거기로 내가 배달을 가야됩니까? 할머니 다른 말 하시지 말고 빨리 다섯시까지 동사무소로 와요!'
하고 끊더랍니다.
사정이 있어 못가면 그까짓 떡 안받으면 되지 자기 엄마뻘 되는 어르신께 그게 맞는 방법일까요.
막말로 떡을 자기가 주는 것도 아니고 복지단체나 나라에서 나온 걸 전달만 하는 입장에서.
공무원이 관직은 관직이니 옛날말로 치면 벼슬이 맞긴 맞겠지요. 그런데 그 월급은 다 시민들 세금으로 나오는 것 아닌가요? 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손윗 사람인듯, 직장 상사인듯이 구는 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아, 물론 소수의 동사무소 직원 얘기일 뿐입니다. 대부분은 저렇지 않겠지요.
쓸데 없는 넋두리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