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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들

솔향기 |2003.12.29 08:05
조회 407 |추천 0


       

          
                                



         왜 사느냐고 물으면-새로운 것들-(12/29)


2003년이 얼마 남지 않은, 이 해의 마지막 월요일 아침입니다.
어쩌면 한 해의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그런 아침입니다.
문득 새로운 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검정 고무신, 말표 또는 진짜 타이어표를 신었습니다.
이 신발은 얼마나 질긴지 잘 신으면 1년은 족히 신을 수 있습니다.
1년 가까이 되면 닳고 닳아서 땅을 디딜 때면 발바닥이 간질간질해집니다.
어쩌다 새신 시절에 나무 갈퀴에 잘못 걸려 찢어지면
그때부터 계속해서 검은 고무신에 흰실로 꿰매신기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렇게 1년이 족히 지나야만 새 신발을 신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단숨에 높은 산도 넘겠네"
라는 동요가 교과서에 있었는지 모릅니다.

새로움, 새 것, 새 신랑, 새 학년,
그래요, 새라는 성을 가진 단어들은 왠지 희망을 주고 기분 좋게 합니다.
하지만 "해아래 새로운 것은 없나니"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지상에 새로운 것은 없고, 감추어진 무수한 것들을 찾아내는 겁니다.
그것을 찾아내기란 물론 소풍때 보물찾기보다 어렵긴 합니다.
하지만 주의 깊게 들여?보면 그 무수한 비밀들은 얼마든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힌트를 얻었다는 전통 우리 문짝을 들여다 보?
그 문짝 중 네모 ㅁ하나에는 ㄱ, ㄴ, ㄷ, ㅁ자가 숨어 있습니다.
위 아래로 두개를 포개 놓으면 ㄹ,ㅂ 등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네모를 나란히 두개씩 위 아래로 포개어 놓으면 더 많은 글자들이 보입니다.
ㅗ,ㅜ, ㅏ,ㅣ,ㅓ 등, 그리고 더 포개 놓으면, 문고리까지 합치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 말 전체가 다 보이는 겁니다.

그냥 보면 단순히 열고 닫는 문에 불과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그 문을 들여다 보면 우리 말의 비밀이 그 곳에 고스란히 숨어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고 지나치는 꽃들 속에도, 나무들 속에도,눈비를
묵묵히 맞고 있는 말없는 바위들에도 많은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령 그런 것들에서 찾아진 것들은 아름다운 시가 있고 아름다운 그림이 있고,
아름다운 전설이 있고, 또는 유용한 영양분이 있으며, 약효가 있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고있는 사람들, 그리고 사물들, 이 지상에 살아 있든, 죽어있는 것들이든,
말을 못하는 것이든지 그 많은 것들 속에는 참 많은 비밀들, 많은 진리들이 숨어있습니다.

그것을 찾아내는 이들은 위대해지고 유명해지고 또는 대단한 부자가 되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새롭게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모두, 우리 눈에 보여지는 그 모든 것,
심지어 우리 발뿌리에 차여지는 하잘 것없는 식물, 또는 과자 봉지에서도
시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사랑을,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대단한 내가 되는 그런 새해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사람을, 존재들을 의미있게 바라보는,
사랑으로 바라보아 모든 것이 사랑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참 기쁘고 신나는 한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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