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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아이를 낳은 여자를 만나러간다는 사람이에요

|2014.02.20 12:59
조회 79,124 |추천 218

잘지내셨는지요...?

 

후기랄것까진 없지만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해서 그동안 지내온 일들을 적어볼까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친양자로 입양하진 않았습니다

아이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더라구요

하지만 지금 아이에게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건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내모는것 같아서 우리랑 좀 더 지내보고 결정할수 있게 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아이 엄마는 만났습니다

아이 엄마와 만났던 일은 뒤쪽에 적을게요

 

아무래도 이제부턴 아이이름이 많이 들어갈것 같으니 편의상 민준이라는 가명을 쓸게요

제가 요즘 별그대에 빠져있어서....ㅎㅎ;;

 

사실 우리 신랑은 표현에 참 인색한 사람입니다

쑥스러워서일수도 있고 성격일수도 있는데 마음이야 어찌됐던 상대방을 참 서운하게 만드는 묘한 스킬이 있죠

그나마 우리 딸에게는 (딸도 가명을 써야겠네요 편의상 송이라고 하겠습니다...제가 요즘 별그대에...ㅎㅎ;;) 많이 표현을 합니다

퇴근하고 나서도 항상 송이만 안아주더라구요 민준이는 머리만 쓰다듬고 눈도 안마주치고..

왜 그런지는 그사람 속마음을 모르니 잘 모르겠지만 제생각엔 아마도 아직 어색하고 낯설고 제눈치도 보이고해서 그런것 같았어요

그래서 같이 안아주라고 했습니다

이유야 궂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죠..

요즘 집안 분위기상 제말이 곧 법이기때문에 왜~? 라는 토한번 달지 못하고 그런다고 하더군요

그뒤로 퇴근하고 두아이를 안아주면서도 송이는 번쩍들어 뽀뽀까지 하면서 민준이는 안고 금방 내려놓는.....

서로에게 적응기간이 필요한거겠지요..

 

그래서 주말에 일부러 목욕탕도 같이 보내고 장난감도 사러가고 명절에 입을 새옷도 사고 하면서 지금은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이 아직 정리도 채 안됬는데 명절이 찾아왔어요...

저희 시부모님은 조금 독특하신분들이십니다

어머님은 아들사랑이 너무 지극하시고..아버님은 세상이 당신위주로 돌아가야 직성이 풀리시는 타입이세요...

그러다보니 며느리인 저의 입장에선 조금 피곤하기도 합니다

전 결혼하고 아직까지 단한번도 명절 당일날 친정에 가본적이 없어요...ㅜ.ㅜ

이유는 어머님께서 저녁까지 저를 붙잡아두시기때문이죠..

이유도 가지가지 입니다

조금있으면 고모님들 오시니 보고가거라...고모님들 오시고나면 바로 일어나면 되겠냐 좀 앉았다 가거라...그러다보면 저녁입니다

차도 막히는데 저녁에 나서서 언제 갑니까..그래서 다음날 갔다가 얼굴만 비추고 온적도 있고

연휴가 짧을땐 명절에 못가고 주말에 휙 갔다가 온적도 있었어요

당싱 아들이 차막히는데 처갓집간다고 고생할까봐 그러시는것 같아요..

늘 그러시거든요..우리 아들은 처갓집이 멀어서 고생이라고...

뭐 그런 분이신데..

이번 명절엔 전전날 전화가 오셔서 내일 음식하러 올필요 없다고 하시네요 원래는 명절 전날 음식을 하고 집으로 다시와요 가깝거든요..그리고 명절 당일날 아침 일찍 시댁으로 가고요

아이 둘이면 어디 움지이기도 힘들다고 하시며 내일 음식 하러 오지 말고 당일날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명절에 신났네요...ㅎㅎ

그래서 명절 당일날 아침에 갔습니다

차례를 지내는데 어머님이 민준이도 절을 시키고 싶어서 자꾸 제눈치를 보시더라구요

절대 제눈치를 안보시는분이셨는데 자꾸 저러시니 마음이 좀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민준아 너도 차례지내야지..그랬더니 어머님께서 그래도 우리집 장손인데 당연하지~하시더라구요 아버님은 아무말씀 못하시고 저를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셨어요..

피는 역시 물보다 진한것 같습니다

갑자기 생긴 손자라도 이쁘신모양이에요

집안에서 사랑 독차지하던 송이는 위기감을 느꼈는지 안부리던 애교를 부리며 할머니 할아버지 쟁탈전을 벌이더라구요

그리고 차례 끝나자마자 친정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아무리 그래도 설거지는 하고 간다고 했는데 끝까지 지금 출발해야 너무 늦게 도착안한다며 등으 떠미시더라구요

매번 이랬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댁을 나와 친정으로 갔습니다

 

사실 친정 부모님께서는 이번 명절에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보기 싫으시다고...

그래도 갈꺼야~갈꺼야~~~집에 딱 있어~~~어디 나가고 그럼 나 삐질꺼야~~~~그러고 갔어요

우리 신랑이 문안열어 주시면 어떡하지...? 라며 걱정하는데 제가 비밀번호를 알고있으니까요...ㅋㅋㅋㅋ

다행히 문은 열어주시더라구요

시댁과는 참 다른 반응..

민준이에게 "인사드려 송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셔..." 라고 인사를 시켰는데

완전히 굳은 얼굴로 인사를 받으시는 우리 엄마 아빠..

안그려셨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이 또한 민준이와 제가 격어야할 과제이기에 아무말 않고 넘어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나중엔 엄마 아빠도 받아들이셨어요

이 내용까지 다 적으려면 글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 적지 않겠습니다

엄마의 눈물에 저까지 눈물이 날것 같았지만 참았습니다 저까지울면 진짜 부모님 가슴에 못박아드리는것 같아서요

 

이렇게 민준이와의 첫 명절을 보냈습니다

유치원을 알아봤는데 지금은 자리가 없지만 다행히 입학은 할수 있더라구요

그래도 입학까지 텀이 좀있길래 태권도 도장을 보냈어요

아무래도 자신감도 없고 소극적이라 태권도 도장에 보내면 좀  나아질까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지금도 다니고 있는데 유치원 보내도 도장은 계속 보내야 할것 같아요

딱히 뭔가 달라진건 없는데 표정이 좀 밝아진듯해 보이네요

 

그리고 민준이 친모와 만났습니다

제가 집으로 오라고했어요

밖에서 만나면 아무래도 이야기에 제약이 걸릴것 같아서요

아이들 다 보내놓고 친모와 단둘이 마주 앉은 시간이 참 어색하지 짝이 없더군요

그여자분은 제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어요

왜 저를 못보시냐 했더니 잘모르겠답니다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아이를 혼자 낳을 결심을 하게된계기...그리고 아이를 보낸계기...

아이를 혼자 낳게 된건 신랑의 기억이랑은 살짝 틀렸어요

신랑은 사귀면서 아이를 가졌다고 기억했는데 여자분은 헤어지고 나서 아이를 가진걸 알게되었다고 했습니다

사귀면서 아이를 가지면 어찌할꺼냐고 물어봤다던데 어찌된거냐 했더니

그 말 역시 헤어지고 나서였답니다

여자분 말인 즉은

헤어지고 여자분이 조금 메달렸대요

술마시고 전화하고 그랬다네요

그리고 몸이 이상해 임신테스트를 하니 양성이 나왔고 말을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차마 못하고 돌려서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책임은 지겠지만 행복할것 같진 않다고 대답했대요 그러면서 너 혹시 임신했냐고 물어보는데 순간적으로 그런건 아니라고 대답을 해버렸다네요...

아이로 발목잡는다는 기분이 싫어 지우려고 했는데 차마 지우지 못하고 돌아서고 돌아서고 하다가 낳게되었다네요

그리고 혼자 100일정도를 키웠는데 너무 힘들었대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죽으려고 결심을 했는데 그날 따라 아이가 너무 방긋방긋 웃더랍니다

그 모습을 보니 죽으려는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았대요

친정도 외면해서 정말 혼자서 죽을힘으로 키웠대요

미혼모는 영세민 아파트에 1순위로 신청할수 있는데 그것도 보증금 500만원이 필요하대요

그 500만원을 대부업체에 빌리는 바람에 이자로만 한달에 수십만원이 나갔답니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돈으로 한달을 살기엔 어림도 없어 돌도 안된 아기를 어린이집 종일반에 맡기고 일을 했대요

그리고서 우울증이 왔었던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밉고..아이때문에 본인 인생이 이렇게 된것만 같아 아이에게 몹쓸말도 많이 했다고..하면서 펑펑 울더군요..

그리곤 아이를 보육원에 넣고 본인은 생을 마감하려고 했었대요

그생각이 드니까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지더랍니다

글서 아빠를 찾았다네요

아빠를 찾는건 어렵지 않았는데 전화를 하기까지가 오래걸렸다고해요

 

처음에 그말을 들은 신랑은 믿을수 없다고 친자확인을 하자고 했다네요

그래서 친자 검사도 다했대요

그리고 이렇게 된거구요

 

여자분 말을 다듣고 나니 왠지 모를 동정심도 생기고..안타깝다고 할까요..

그냥 그랬습니다..

독하고 모질게 이야기 할꺼라고 다짐했는데 생각했던 말들은 머릿속으로만 맴돌고 입 밖으로 나오질 않더군요

그리고 제가 그랬습니다

당신의 선택이 지금 몇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알고있느냐...나 역시 당신이 살아온 삶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당신역시 지금 내 심정을 절대 이해할수 없을것이다..

힘들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을것이다..해봐야 당신은 나를 이해할수없을것이니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지 이야기해봐라

아이랑 같이 살아갈 여유가 된다면 아이를 데려갈것이냐 라고 물었더니

아니랍니다 욕심인줄 알지만 아이에게 멀쩡한 가정에서 자라게 해주고싶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내가 구박할지 어찌아냐고 날 뭘믿고 민준이를 맡기냐고

본인보다 나을거 같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했습니다 세상에 친모보다 더나은 계모가 어디있냐고

혹시 새삶을 시작하려는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습니다

민준이를 포기할수 있냐고 했더니 민준이를 위해서 그럴수 있답니다

민준이가 동의한다면 친양자입양을 할거라고 했습니다

만약 민준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키우라고했습니다

훗날 일은 그때가서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은 민준이가 보고싶어도 찾아오지도 말고 몰래 연락하지도 말라고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상식밖의 행동을 한다면 나역시 마찬가지일거란 말만 했습니다

정 아이가 궁금하고 보고싶다면 나에게 연락하라고했습니다

그럼 사진 몇장쯤은 보내줄수 있다고

 

수많은 일들을 글로 간추려 적으려니 표현안되는 부분도 있고 전달이 제대로 안되는것 같네요

대충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준이는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저번엔 저녁을 하다가 민준아 뭐먹고싶어~? 계란찜? 계란 말이? 계란 후라이? 뭐 먹고싶은거 있음 말만해 세개중엔 다해줄수있어~( 저의 농담세계입니다..이해해주세요 ㅋㅋ) 라고했는데 대답을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대답안하면 계란찜으로 결정하겠어!!! 라고했더니 조용하게 계란말이요...하는데 왜그렇게 웃긴지...ㅋㅋㅋㅋ

전 이맘때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특히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뭔지 잘몰라서 여기저기 귀동냥을 하고 다니긴 한데 이것말곤 특별히 민준이와의 관계에서 노력하는건 없는 불량 아줌마입니다..ㅎ

점점 나아지겠죠 뭐

나도 민준이가 싫지 않으니 민준이도 저를 싫어하진 않겠죠 ㅋㅋ

서로 싫어하지만 않으면 관계개선이야 시간이 해결해줄테니까요

나갔다 들어오면 손발 씻는게 습관이 안되있어서 그걸로 잔소리를 좀 하긴 하는데 그외에는 잔소리 들을일도 없는 아이네요 ㅋㅋ

그리고 걱정해주신 주변사람들의 반응이요..

애초부터 전 그런 걱정을 별로 안했어요

외골수는 아닌데 남에말에 크게 신경쓰는 타입은 아니에요

이야기 하겠죠뭐...

조리원에서 만난 엄마들이랑 아직도 만나서 수다도 떨고 카톡방도 만들어서 놀고 하는데요

거기 엄마들도 뒤에서 수근거리고 할만큼 인격이 낮은 사람은 없는것 같아요..제가 보기엔요..ㅎ

어차피 만나면 알게될거 제가 쿨하게 이야기 하고 설명했어요

동네 아줌마들이야 친한 사람도 없을뿐더러 숙덕거려봤자죠

그래봤자 남에일..뭐 얼마나 관심가지고 살겠어요

죄지은사람 아무도 없는데 죄인처럼 살필요 없잖아요~

 

그리고 남편이 전부터 알고있던거 아니냐 알아봐라고 걱정해주신거요..

알아보면 뭐하겠습니까

어차피 이혼안할꺼 그냥 제맘편한대로 생각하고 사는게 낫겠죠?

보이는대로 믿어버리면 속편할걸 굳이 캐고 파헤쳐서 제가 얻는게 없잖아요~

 

일면도 없는저를

조언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큰 도움된 조언도 있었고 힘이된 조언도 있었습니다

잘 살겠다는 말은 못하겠네요

당장 1분뒤에 화면이 블루스크린떠서 열심히 적었던 글이 날라갈지도 모르는 인생인데

미래일을 제가 어찌보장하겠습까

단지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열심히 살다보며 좋은 결과가 있겠죠

큰 결론이 난 후기가 아니라서 죄송스럽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추천수218
반대수13
베플ㅇㅇ|2014.02.20 13:52
참.. 단단한 분이시네요... 그리고, 민준친모도.. 순간의 경솔했던 선택이 이렇게 됐지만, 그렇게 못됐고 막장은 아닌 사람같아서.. 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들었어요. 기질같은거 혹시나 닮을수 있으니.. 어찌됐던 글쓴님.. 정말 현명하시고 또 존경스럽습니다. 아무나.. 글쓴님 같은 선택을 할수 없을것 같아요.. 한가지를 보면 알수있듯이 고민하고,, 생각을 하고,, 굳히고,, 행동하고,,까지 글쓴님은 참 대단하십니다..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베플에효|2014.02.20 13:25
이전글에서 민준이가 죄송하다고 태어나지말았어야했다고한거에서 눈물이핑돌았어요.. 애가무슨죄가있어서 그런상처를안고 자란걸까요 아이받아들인글쓴님도 너무대단하구요.. 신랑이조금밉겠지만.. 신랑잘못도아니고 두아이 앞으로 훌륭하게 키우실거에요!!
베플존경|2014.02.20 13:18
참 마음이 예쁘세요.입장바꿔서 저같으면 어쨌을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데..이제부터는 남편분과 시댁식구들이 정말 처신을 잘해야 할텐데..송이도 아직어려 사랑을 나눠갖기는 어려울테고 이해할수도 없을텐데요. 민준이에게만 모든 초점을 맞추지마시고 아직어린송이도 많이챙겨주세요. 이런 말씀안드려도 총명하신분이라 잘하실텐데..오지랖이네요.편안해지시길 빌어봅니다.행복하세요.가족분들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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