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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 우리 형수, 그리고 새아버지

담배만는다 |2014.02.28 16:33
조회 8,955 |추천 19

방탈 죄송합니다.

올해 31세 직장인입니다. 하도 화가나고 답답해서 조언 구하고자 이렇게 글 씁니다.

 

 

 

일단 저희 가족사 이야기 부터 시작할게요.

 

 

 

저희 아버지는 제가 14살, 형이 16살때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직 어렸던 저희를 위해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고, 길거리 붕어빵장사부터 시작해서, 남대문 옷장사, 텔레마케터 등등 정말 안해본 일이 없으실 정도로 고생하시면서 저희 형제 키워내셨습니다. 저희 형제 대학까지 다 보내셨구요. 그리고 제가 26살이 되던 해에 지금의 새아버지와 재혼하셨습니다.

 

 

 

새아버지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였습니다. 호탕하고, 남자답고, 처음에 어머니 재혼하신다고 했을 때, 저희 두 형제 불러다가 소주한잔 사주시면서 "내가 딸만 둘인데, 아들내미가 생겨서 솔직히 참 든든하다. 너희가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하면서... 처음에 극심하게 반대했던 저도 점점 시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라 부르게 됐고, 결정적으로 형이 이제 어머니도 우리 다 키워놓으셨으니까 행복해지실 때도 됐다는 설득이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형은 올해 33살, 형수는 30살이고 형수는 저와 대학교 동기입니다. 제 소개...까지는 아니고, 형수 집이 저희 집이랑 집이 가까워 새내기때부터 동네에서 가끔 술한잔도 하고, 형도 가끔 동네에서 술 한잔 하고 있다고 하면 나와서 같이 술 한잔 하고, (물론 계산도 해주고) 하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군대가있는 동안 어찌어찌 눈이 맞아가지고는 6년 연애끝에 2월초에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내 결혼식도 아닌데, 제가 눈물이 다 나가지고 얼마나 창피했는지...

 

 

 

문제는 신혼여행 갔다온지 얼마 안되서 터졌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한참 일하고 있는데, 형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잠깐 전화 좀 할 수 있겠냐고, 잠깐 나가서 전화를 했는데, 울먹울먹 거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데, 내용이 가관이덥디다.

 

 

 

새아버지가 신혼집에 방문을 하셨답니다. 지하철로 2정거장 거리라서 멀지도 않고... 근데 앉으셔서는 한다는 말이

 

 

 

'우리 큰아들이 밤일이 괜찮으냐? 어째 평생 끼고 살만 하드냐?' 예, 뭐 여기까지는 진짜 천만번 좋게 생각해서 그냥 시골 어르신이 짓궃게 농담하신거라 넘기겠습니다. 그런데 '그래 쪼그만해 가지고 애는 낳겠냐? 엉덩이가 조그매가지고 애도 못나오겠다' 하면서 엉덩이를 만지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더 가관은 '가슴도 완전히 애기 가슴이구만, 남편한테 좀 잘 만져달라해라'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구치더군요.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가만히 있었냐고 했더니, 거기서 자기가 뭘 어찌 할수가 없더랍니다. 진짜 당장에라도 찾아가서 형수한테 사과하라고 소리지르고 싶은데, 막상 형과 형수 얼굴이 떠오르면서...... 휴 진짜 속에서 천불이 났습니다. 

 

 

 

우리 형, 진짜 세상에 둘도 없는 착한 사람입니다. 같이 자라면서 단 한번도 남에게 싫은 소리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한테도 효자가 그런 효자가 없습니다. 형으로서도, 덜떨어지고 철딱서니 없고 성격 더러운 제 뒷바라지 형이 다 해줬습니다. 등록금 때문에 자기는 성적 되고도 국립대가고 제가 국립대 가려고 하니까, 왜 아까운 성적을 버릴라 하냐며 저 사립대 보내고 자기는 알바하면서 제 등록금 한학기에 100만원씩 꼬박꼬박 보태준 그런 형입니다. 제가 답답해서 왜 그렇게 병신같이 당하고만 사냐고 버럭 화를 내도 웃으면서 '내가 힘든게 남 힘든거 보는거 보다 낫다' 며 넘겨버리곤 했습니다. 형수요? 형수는 학교 다닐 때 천사소리 들으면서 산 사람입니다. 주변에 어려운 사람있으면 무조건 도와주고, 남들한테 싫은 소리 절대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어쩌면 이런 사람들 둘이 만났냐고, 둘이 결혼해서 애 낳으면 그 아이는 예수나 부처 아니면 마더 테레사가 될꺼라고 놀린적도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남편인 형이 아닌 저한테 연락을 했을까 싶어서, 조금 마음 가라앉히고 형수한테는 있어보라고, 내가 얘기해 보겠다고, 기다리라고 해놓고 퇴근하자마자 새아버지한테 드릴 말씀 있으니 술이나 한잔 하시자고 불러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형수한테 이야기 들었다. 오죽하면 형수가 자기 남편한테도 이야기 못하고 나한테 이야기를 했겠냐, 아버지가 심하셨다, 아무리 며느리라지만 할말 못할말 가려서 하셨어야지, 형수가 착해서 그냥 넘긴거지 이건 성추행이다, 제가 더는 이 일 묻지 않을테니까 앞으로 그러시지 말고, 신혼집에 방문도 자제 좀 부탁드린다... 이런식으로 최대한 곱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새아버지란 사람의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더군요. '새아기가 그렇게 생각했다니 조금 섭섭하지만, 그렇다고 하니까 내가 앞으로는 안그러겠다. 미안하다.'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저도 다신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듣고 미안하단 말을 들으니 조금 안정을 찾고, 좋게 넘어가는 분위기여서, 형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시고 넘기시자고 말씀을 드렸더니 그러시겠답니다. 그리고 오늘, 형수한테 카톡이 하나 왔습니다. 새아버지에게서 온 문자 내용이었는데...거기 써있는 내용 토씨하나 안빼먹고 그대로 써보겠습니다.

 

 

 

"새아가 내가 전번에 너네 집에 가서 너한테 했던 말이 불쾌했다면 미안하구나 근데 시아버지가 되서 내 그런 소리도 못하는건지 좀 섭섭하구나. 그리고 그렇다고 지 남편도 아니고, 도령한테 가서 고자질하는거 보니 너도 보통내기는 아닌거 같구나. 처음부터 너 시집살이 시킬생각도 없었고, 맏며느리 노릇도 시킬 생각 없었건만, 좀 너무하는거 아니냐. 앞으로 이런 일로 얼굴 붉히는 일 서로 없었으면 좋겠다."

 

 

 

하아...... 이걸 보고 진짜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내가 5년동안 아버지라고 불렀던 주둥아리를 잘라내버리고 싶을만큼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퇴근하자마자 형한테도, 어머니한테도, 그리고 그놈의 새아버지란 사람한테도 말할 생각입니다. 답답한건, 형수마음도 마음이지만 어머니랑 형한테 도무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무식해서 그런지 흥분해서 그런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될지, 어떤게 현명한 선택인지 조금도 감이 오질 않아서요. 

 

 

 

 

판 여러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릴게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9
반대수1
베플김경숙|2014.03.01 07:29
말하세요 시아버지이기이전에 남자입니다 형수뿐만이아니라 님의부인께도 할수있어요
베플진짜|2014.03.01 02:23
좋게 넘어가려한 마음씀이 아름답군요. 그런데 사실이라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개념의 차이인데요. 새아버지란 사람은 인성이 글러 처먹었습니다. 성희롱에 성추행까지 저지르고도 뻔뻔하기 짝이 없네요. 형하고 어머님께는 있었던 일을 그대로 다 말해야 합니다. 어머님, 새아버지, 형과 함께한 자리에서 단단히 따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지요. 어영부영하다가는 님의 아내는 물론, 다음에 태어날 조카나 자식들까지 마수에 당할지 몰라요. 만일 어머님이 그 인간 싸고 돌기라도 하면 연을 끊을 각오까지 하셔야 합니다. 혼란스러우실지라도 이 점 하나는 분명히 해 두십시오. 강경하지 않으면 형수에게 말 못할 정도의 피해가 이어진다는 것.
베플바보|2014.03.01 11:34
다 말씀드리고 엄마와도 정리하게 하세요. 인간 스레기는 가정파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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