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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후유증 도와주세요

ㅎㅅ |2014.03.23 12:49
조회 7,009 |추천 13
안녕하세요. 예전에도 비슷한 글을 올렸었는 데 제가 괜히 겁이 나서 몇 분도 안되서 글을 지웠었었어요. 오글거릴 수 있고 별 일 아닐 수 도 있지만 톡커님들의 현명한 조언 부탁드릴게요. 맞춤법 오타가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전 정말 밝은 아이였어요. 중학교때 성적 스트레스로 고생은 했었지만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좋은 친구들도 사귀고 성적에도 크게 연연하지 않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었어요. 학창시절 한 번도 싸운 친구도 없을 정도로 모두와 사이가 좋았고, 모두가 저를 밝고 착한 아이로 생각했어요. 저 또한 고등학교때 정말로 더할 것 없이 행복했었어요.
고등학교 당시 행복했었지만 그래도 전 혼자 숨기는 게 많았어요. 친한 친구들이 저보고 서운하다고 차갑다고 할 정도로 저는 제 기분, 제 감정을 표현하는 거에 솔직하지 못했어요. 아마 이유는 어렸을때 오빠의 폭행과 엄마의 우울증일거에요. 어렸을때 아빠가 잠시 안 계셨을 때, 엄마는 우울증에 시달리셔서 허구한 날 오빠에게 난폭한 말들을 했었고 오빠는 그 스트레스를 제게 풀었어요. 초등학교 3, 4학년 때 오빠에게 구타를 당했지만 엄마에게 말하면 엄마가 그걸 또 오빠에게 화를 내 오빠가 저를 더 때릴까봐 무서워서 말을 하지 않았어요. 또 엄마는 화나면 오빠가 없을 때 제 뺨을 때리셔서 더욱 더 무서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겨우 10살짜리 아이가 칼을 손목에 댓다는 게 무서워요. 아마 그 때부터 점점 저를 숨기게 됬었던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사는 게 무뎌질 때쯤 19살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아빠의 핸드폰을 보고 아빠가 바람을 피는 걸 눈치챘어요. 설마 설마 했지만 왠지 제 직감이 맞을 것 같았어요. 그래도 그냥 묻고 지나갔어요. 제가 오해하고 있는 거라고. 여전히 밝고 행복했지만 전 가식적이었어요. 그 사람이 괜히 떠날까봐, 그 사람을 믿지 못해서 첫 사랑의 고백도 차버렸구요.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어요.
20살. 정말 많은 게 일어났던 해였어요. 사건부터 말하자면, 5월달 성폭행을 당했었어요. 정확히 어떻게 된 건지 아직도 기억이 안나요. 기억이 남는거 3~4명 또래 남자들. 카메라 소리.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전 주차장에, 옷도 제대로 입혀치지 않은 채 있었어요. 너무 놀랐는 데 뭔지 몰랐어요. 일단 집에 이런 꼴로 가면 안되니까 대충 옷을 사서 집에 들어갔어요. 집에 오는 길 내내 불안했어요. 잘 모르겠는 데 눈물도 나구요. 근데, 그 사건보다 집에 도착했을 때 엄마의 말이 절 더 마음 아프게 했어요. 그 당시, 부모님이 원하시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었어요. 반면 제 친한 친구는 합격했었구요. 그래도 친한 친구여서 대학 상관없이 여전히 잘 놀았었어요. 그리고 그 날도 그 친구 보러 집을 나간 거였구요. 근데 엄마가 현관에 오는 절 보고 "쯧쯧쯧. 불쌍하고 재수없는 년. 평생 그렇게 살아라' 하면서 뺨을 때리시더라구요. 엄마는 제가 무슨 일을 당하고 온 지 모르시는 데, 엄마는 의도하시겐 아닌 데, 그 말이 너무 비수가 되더라구요....왜 하필 성폭행 당한 날 엄마한테 저런 말을 들어야 했나.. 그냥 제 방으로 돌아갔어요. 
그냥 아무일도 없이 살아가려고 하는 데, 시간이 지날 수록 너무 힘들더라구요. 거리를 나가도 사람들이 날 쳐다보면 너무 무서웠어요. 그 때 카메라 소리,제 동영상이 찍힌 게 아닐까. 그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게, 내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건 아닐까. 무서워서 집을 나갈 수 없었고 길거리를 나가도 땅 아래만 쳐다보면서 걸었어요 (아직도 이래요). 제가 더럽다는 기분을 떨칠 수 없었고 모두가 너무 무서웠어요. 가족한테도 말 할 수 없었어요. 엄마의 말들이 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고, 오빠는 이제 폭력적이지 않지만 어렸을 때 기억때문에 전 오빠가 아직도 불편해요. 그리고 아버지. 내가 정말 사랑하고 존경했던 아빠는 1년전 제가 눈치챘던 것처럼 바람피는 게 맞았어요. 5년동안 저보다 겨우 10살 많은 언니랑 만났더라구요. 그 언니 이름도 똑똑히 기억하고 그 언니랑 애기까지 해봤어요. 궁금했거든요 그냥. 하여튼 아빠도 믿을 수 없었어요. 친구들한테도 말할 수 없었어요. 아마 제 자존심 때문일거에요. 그 친구들은 저에게 어떠한 고민도 말할 수 있지만, 저는 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어요. 누구도 믿을 수 없었어요. 
한창 힘들 때, 제가 밖에 나가기 무서워하고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하니 엄마가 더 화가 나셔서 제 뺨을 몇대 후리치셨어요. 엄마가 이해안되는 거 아닌 데, 뺨을 맞으니까 너무 수치심이 들고 그 때 성폭행당했던 것도 생각이 나고 그래서, 20살 어린 나이도 아닌데 가출 아닌 가출도 했어요 그 때 솔직히 원나잇도 생각했었어요. 너무 화가 나서 모텔 같이 간 남자 죽이려고 했었어요. 칼을 가지고 있었어요. 내가 이렇게 된 게 다 그 남자들 때문인 것 같아서, 분풀이를 하고 싶어서 정말 죽이려고 했었는 데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 사람이 화장실 간 사이 미친듯이 도망쳐 나왔어요. 그래도 20년 열심히 살아왔는 데 지금까지 살아온게 아까워서 정신과에도 가봤어요. 근데 전 정말 아무런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제일 가까운 사람들에게 못한 애기를 어떻게 단 한번에 의사한테,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터놓을 수 있나요? 항우울제를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요. 한 번은 너무 힘들어서 성수대교에서 뛰어내리려 하다가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실패했었구요. 집에서 조용히 설거지하다가 그릇을 다 깨고, 신문지를 찢고, 모든걸 부쉬고, 강아지한테 고함지르고 그렇게 미친년까지 발광하다가 갑자기 웃고 울고. 그렇게 몇 달을 미친듯이 울고 화내면서 살다가 점점 차분해졌어요. 
아직 왅벽히 상처가 치유된 건 아니에요. 예전엔 미친년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많이 차분해졌어요. 문제는 너무 차분해졌어요. 이젠 그 어떤 거에도 동요가 안되요. 행복도 없고 슬픔도 없고.사람을 만나고, 웃고 있어도, 혼자 있어도 모든 게 똑같아요. 사람을 신뢰하지 못해요. 새로운 사람, 특히 남자는 아예 만나고 싶지도 않고. 가까운 사람들 심지어 가족, 친구들도 믿지 못해요. 그게 너무 힘들어요.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가족이랑 친구들한테 미안하기까지 하구요. 나쁜 사람들이 아닌데..내가 그냥 삐뚤어진 건데..이상하게 안돼요. 특히 가족한테 정이 안가요. 사랑은 하는 데, 모르겠어요. 정말 저한테 나쁜 짓 하지 않으셨는 데, 왜 이렇게 벗어나고 싶은건 지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거겠죠..? 그냥 이렇게 지내면 괜찮아지는 건가요? 솔직히 가끔은 제가 너무 무서워요. 인간이 아닌 것 같아요. 
추천수13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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