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힘든 군생활을 견디고..
저는 다행히 무사 전역합니다...
하지만 삶은 똑같았고....달라진게 없었죠...
2살이나 늘어난 나이와 좌절감이 또 엄습 했습니다...
다시 부모님의 속사포 공격이 시작되었고.....비오는날 집을 나와 홀로 걸었습니다..
20대 중반을 달리고 있었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없었고...
이루어 놓은건 군입대전 기본 자격증 3개가 전부.....
집을 나와 서울에서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관심가는 예쁜 여자 알바생이 있었습니다...
저랑 교대하면서 잠깐 인수인계 하는데....너무 아름다워 촌놈 넋이 나갈 것 같더군요..
아..저런 여자하고 한번만 데이트하면 모든 걸 줘도 좋을텐데......ㅠㅠ
하지만 제 상황이 너무 바보같고 창피해서....좋아도 좋다고 차마 말못하겠더군요....
마음속에서 끙끙 앓으며 낮에는 알바를 하고 밤에는 공부를 했습니다..
그 당시 사시가 없어지고..로스쿨이 출범하면서 학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은 법전원을 준비 할 수 있게 되면서..
그때부터 로스쿨 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사실 비싼 학비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그건 나중일로 생각하고
학위가 없는 저는 일단 사이버 강의를 들으며 홀로 독학사와 자격증 학은제를 준비했습니다........
정말 무모했습니다...sky와 날고기는 대학생들이 지원하는 로스쿨을 나 따위 바보같은
알바생이 지원하다니...
그래도 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하니....자격증도 여러개 따고 독학사도 합격해서
경영학 학위를 받는데 성공합니다.. 그냥 다른 곳에 취직할까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길 여러번...한 것 같습니다.
그때도 알바하는 중간중간 영어단어 외우고 쉬는 시간때 공부하다가 사장님한테 혼나고..
너무 힘들었지만....토익도 좋은 점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런것보다 역시나 저는 재정적인 압박이 너무 커서 힘들었네요..
로스쿨 입학하기전에 leet라는 시험을 치루는데...
가격이 무려 27만원ㅠㅠㅠㅠㅠㅠ
밤낮으로 일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택배 상하차를 3일간 했습니다.
팔다리가 떨어져 나갈듯 아프지만.....참 홀로 흐느끼면서 독학으로 leet 준비를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한도전이었네요 참 ...ㅋㅋ
부족한 학벌을 대체하려면 토익점수나 리트 등 기타 스펙이 훌륭하여야 했거든요...
기타 다른 스펙이라면 헌혈을 무지막지하게 해서 금장훈장 받은거하고...
어릴때 인권문제 때문에 봉사활동을 꽤 많이했죠...나중에 면접때도 이런점 많이 어필했구요..
각설하고 저는 시나브로 힘겹게...leet 시험을 마치고 로스쿨을 지원했습니다...
어디 로스쿨이냐고요??
1편에서 제가 대학 종합병원 배수로 공사하면서 저를 비웃던 대학 로스쿨을요..ㅋㅋ
로스쿨 면접까지보고....
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마음이 슁숭생숭하고 돈도 다 떨어져 아침부터 노가다 판에서 또 일을 시작했습니다..
철근을 나르면서 붙었을까.......? 아니 내가 .......거길 .......설마...?
그렇지 안되겠지.........? 미친놈이지 에휴......ㅠㅜ
혼자 자책하면서 일하다가 또 생각하고 일하고 기대하고 ....
그리고 발표시간이 되자 손에서 땀이 막 나는데...가슴이 쿵쾅거리더군요.
사실 이번에 안되면 더 이상 저한테 버틸 힘이 없었거든요 .....
그리고....에이! 남자답게 눌러보자! 하고...기름때 젖은 손에 올려놓은 폰에서
ㅇㅇㅇ님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라는 문구를 확인했습니다..
너무 좋으니 웃음도 안나고 눈물도 안나더군요...
한동안 어안이 벙벙하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ㅠㅠ
눈물을 뚝뚝 흘리다 무릎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 앉았습니다.
진짜 아무것도 가진것도 없이....머리도 안좋고 부모님 친척들 친구들 모두에게
온갖 무시와 설움을 다 받으며 공부했는데....
해냈다...라는 생각만 가슴에 맴돌더군요..
노가다 아저씨들이 이놈 왜 쳐울어! 라고 쳐다보시길래 제가 사실을 말씀드리자...
허허허!!! 노가다 판에서 판검사 나왔네ㅋㅋㅋㅋㅋㅋㅋ 하고 다들 좋아하셨습니다..
사실 판검사가 된것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니였지만 아직도 그말이 저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노가다판에서 판검사 나왔다고.....참 ㅠㅠ
로스쿨에 입학하고 방학때는 학비 마련을 위해 친구하고
붕어빵 장사도 하고 호떡 장사도 했습니다..힘들지만 그래도 그때는 행복했습니다.
젊은 남학생이 붕어빵 굽고 있으면 아줌마들이 와서 참 많이 물었습니다..
젊은것 같은데?! 학생 맞지??
네 ㅋㅋ맞아요 ㅋㅋ
아니...학생이 공부해야지 여기서 뭐해?!
공부하려고 학비 버는데요ㅋㅋ
어디 학교 다니는데?!
ㅇㅇ대학교 로스쿨이요ㅋ
아니 로스쿨 학생이 붕어빵 굽고 있어?????!!!!
그럼 저는 씩 웃고 넘겼습니다..
그 말 들었을때 몸은 힘들지만....마음은 참 뭔가 모르게 뿌듯했습니다..
로스쿨 학생도 붕어빵 구우면서 학비 벌수 있어요 참..ㅋ
어찌어찌해서 저는 장학금 받고 그래도 무난하게 로스쿨을 졸업했고
참 다행히도 변시도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법무관 시험에도 합격해서 사회에 판사와는 다르지만....군사법원 판사 직급으로
모든 의식주가 제공되고..괜찮은 연봉도 받게 되었습니다...
군시절 군검사들이 양복입고 위엄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군법교육을 많이 알려주셨는데..
그 모습이 참 멋있었는데...제가 그 자리에 있게될줄이야 ㅠ
산골짜기 우리집 궁금해하실까봐 적어드리면.....
중고차 사서 처음으로 집에 가는 명절날
작은아버지가 '경축 ㅇㅇㅇ 장남 군판사 임관' 이라고 마을회관에 크게 플랜카드 걸어놓으셔서
좀 놀랐었습니다....그렇게 욕하고 설움주던 친척들이 저한테 아이고 판사님 판사님....우리집안에
영감님 나왔다고 좋아하시고
(옛날 분들은 법관들을 영감이라고 부르시더군요) 맛있는 음식 가져오시고..
고향 친구들도 친구 중에 니가 제일 성공했다고....좋아하고
어찌보면 깡촌 면서기에서 끝났을 제 인생이 이만큼 달라졌네요.....
법관 생활이 끝나면 이제 저는 공부를 좀더 하고 꿈을 위해
사회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공익 변호사가 되려고 준비할겁니다.
아! 이제 결혼할 여자도 찾아야겠죠 ㅋㅋㅋㅋㅋㅋ?
힘내세요.....아무도 당신의 갔던 길을 가보지도 않고 조언도 구할 길이 없어도
좌절하지마세요...
정말 미래에 무엇이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